어디로 더 튈지 모르는 부도의 ‘불씨’

‘차라리 재건의 기회로 삼자’는 의견도

혹시 군세 탕감되지나 않을까

○ㆍㆍㆍ 주민들의 피해와 함께 당진군은 세수입의 차질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군은 지난해 12월 준공한 한보철강 제2공장(냉연공장ㆍ산소공장)에 대해 97년 1월말 기한으로 취득세와 등록세(지방세) 380억과 함께 농특세ㆍ교육세(국세) 44억6천만원등 총 425억원을 부과했으나 이를 받지 못했다.

여기다 지난해분 취득세 19억1천5백만원과 농특세 2억4천9백만원을 올 2월 15일까지 징수유예 해준 바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채권으로 남아있다.

군은 냉연 및 산소공장에 대한 세금은 채권확보에 주력하고 징수유예된 부분은 납기가 경과하는대로 보증회사인 대한보증보험회사에 채권이행을 촉구할 계획이다.

공유재산 매각대금도 걱정

○ㆍㆍㆍ 밀린 한보의 세금 446억9천만원중 국세를 제외한 지방세 399은 도의 중요한 세수입원이자 이중 특히 30%인 120억은 군의 세수입이다. 군에서는 법적으로 고지된 세금이므로 반드시 우선 집행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장 세수입이 차질을 빚고 있어 고민.

게다가 앞으로 제3자 인수과정에서 주어질 지 모르는 특혜성 ‘탕감’의 대상이 이 세금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주위에서 오히려 걱정이다.

○ㆍㆍㆍ 또한 군은 송산면 동곡리 323번지 2만1천평의 공유재산을 한보에 매각하기로 하고 이에 따른 예상수입 85억을 세수입에 감안해 넣었기 때문에 이 역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ㆍㆍㆍ 군은 29일 「’97 예산절감운용 계획지침」을 세우고 예산절감에 들어갔다.

주민 수천명 실직, 임금 85억 체불

○ㆍㆍㆍ 한보철강이 부도를 내면서 이곳에 근무해온 인근지역주민 수천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보에 따르면 B지구 공사인부 7천4백명중 28일에는 3천1백명만이 출근을 했다.

또 한보는 지난해 12월 월급과 연말보너스를 지급하지 못했으며 앞으로 근로자 감축 역시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한보 관계자는 1월 현재 85억의 임금을 체불했다고 밝혔다.

군의회ㆍ개발위ㆍ기업인 건의서

○ㆍㆍㆍ 상황이 이처럼 심각하게 치닫자 29일 당진군의회가 한보철강의 조속한 정상가동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국회, 재경원, 내무부, 통상산업부, 건설교통부, 충청남도에 보낸 데 이어 군개발위원회와 기업인협의회도 건의서를 채택해 보냈다.

○ㆍㆍㆍ 건의서에서는 첫째, 피해업체의 자금압박해소를 위해 법정관리시 중소기업의 채무는 동결조치 대상에서 제외하고 연쇄부도방지를 위한 긴급 기업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며 물품대로 받은 진성어음을 조기해결해 줄 것. 둘째, 지역 중소기업체의 대출금에 대한 원금상환기일을 연장하고 세금납부기간 연장과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경영자금난을 겪는 기업체가 계속 대출받도록 해줄 것. 셋째, 한보철강이 정상조업하도록 원활한 재료공급을 해줄 것. 네째, 군의 지방재정에 어려움이 크므로 조속히 별도의 국고보조금을 지원해줄 것등을 건의했다.

군농협, 15억 어음할인 여파

○ㆍㆍㆍ 관내 금융기관들이 한보어음할인으로 괴로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특히 농협군지부가 15억원 상당의 한보어음을 할인해줘 항간에 말이 많다. 농민 정모(48세)씨등은 엄격한 신용기관도 아닌 농협군지부가 조합원 대출은 까다롭게 하면서 쉽게 어음을 할인해 준 것은 농민조합원의 돈을 엉뚱한 데 쓴 결과가 아니냐고 불만.

게다가 주위에서는 은행채권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보통 10년거치 무이자상환이 통례라고 보고 있어 농협은 이래저래 눈총을 받게 됐다.

김군수, 특별담화라도

해야되는 것 아니냐

○ㆍㆍㆍ 군은 당초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려던 생각을 변경, 군에 상황반을 설치하고 민간단체들과 연대활동을 하기로 했다.

김낙성 군수는 수시로 이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는데 29일 피해협력업체와 도 경제국장과 함께 만났으며, 30일에는 현지조사단으로 파견된 자민련 국회의원들과 동석해 현황을 브리핑하고, 이날 방문한 재경원차관과 은행단 직원들과 만나 현황을 설명했다.

○ㆍㆍㆍ 그러나 끝없이 이어지는 부도의 여파로 불안한 군민들은 김낙성 군수가 이럴 때 특별담화문을 발표하는등 주민정서를 진정시키고 정부에 특별로비라도 해야 되지 않느냐며 최근 변함없는 읍면순시일정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편 읍면순방에서 방영하던 군정홍보 VTR은 한보철강관련내용이 담겨 있어서 29일 이후에는 방영하지 않았다.

차라리 재건의 기회로 삼자

○ㆍㆍㆍ 이런 와중에서 몇몇 주민은 차라리 이 기회를 당진경제가 건실하게 자리잡는 계기로 삼자고 제언해 눈길.

한보의 부도는 이미 예견돼 왔으며 지난해말경에는 구체적인 조짐을 보였다고 분석하는 당진읍 이모(37세)씨는 자신 역시 피해자의 한사람이지만 1년정도 고통을 이기고 나면 지금까지와 같은 좧불안속의 풍요좩대신 건실한 안정이 찾아오지 않겠느냐고 낙관했다.

게다가 누가 인수하든 다른 대기업의 안정된 문화가 한보의 문화와는 다른 새로운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당분간 모든 상가와 가정의 긴축이 불가피한 만큼 이 기회에 소비문화에 대한 반성도 뒤따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앞으로 어쩔 것인가

불안하긴 했지만 대기업이 설마하는 생각에 주민들은 한보의 부도가 그저 놀랍기만 하다. 한보앞을 서성이는 피해주민들의 모습이 한없이 허탈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