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과 연관된 문제들 가운데 역시 석탄화력발전소는 뜨거운 감자다. 주요 대선 후보들은 모두 석탄화력발전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린피스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주요 대선 후보들의 공약분석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공정률 10% 미만의 사업을 중심으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임기 내 석탄발전량 30% 감축하겠다”고 밝혔으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당진에코파워 신규 건설에 반대한다”면서 “석탄화력발전 비율을 축소, 재생가능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노후한 석탄화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쇄와 당진에코파워 등 신규 건설을 백지화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유승민 후보의 경우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지만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소는 안전하지 않다”며 “석탄화력발전의 비중을 축소, 천연가스를 과도기적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렇듯 미세먼지로 인해 촉발된 석탄화력발전소 문제는 대선 후보들조차 비중 있게 다룰 만큼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이다.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사무국장은 “그동안 한국은 석탄화력발전소 및 원자력발전에 의존해 왔다”며 “이는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이제 친환경·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균형발전 절실하다”
화력발전소 문제와 더불어 석문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지역경제가 오랫동안 침체를 겪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등 보수정권을 거치면서 수도권 규제 완화로 지역으로 이전하려던 기업들이 서울·수도권으로 되돌아가는 유턴현상이 나타났고, 그 직접적인 타격이 당진지역을 향하면서 지역경제가 장기간 침체되고 있다. 당진지역의 경제 및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지역 균형발전 정책을 통해 석문산단을 비롯한 지역의 산업단지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진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항만·물류 분야다. 그러나 다른 이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련 공약을 찾기란 쉽지 않다. 당진지역은 대중국 무역을 기반으로 항만·해운업에 대한 기대가 큰 지역으로, 항만 발전은 곧 지역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대선 후보들의 정책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항만·물류는 당진지역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에 있어서도 중요한 먹거리 사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병성 당진항만 대표이사는 “우리나라의 여건 상 교역을 빼놓고서는 한국 경제 발전을 이야기 할 수 없다”며 “특히 사드 배치 문제 등으로 경직돼 있는 중국·북한과의 관계를 풀어나가는 것은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에 있어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직된 남북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대통령과 국가 정책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청년·호남인·노동계의 표심은?
이와 더불어 이번 대선에서 주목할 만한 사안은 청년정책이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청년층의 투표율이 급격하게 상승한 것은 더 이상 청년들이 변방이 아닌 정책의 중심에 서고 있다는 반증이다. 실제로 지난 18대 총선에서 28.1%대에 머물렀던 20대 투표율은 20대 총선에서 49.4%까지 급증했다.
이 같은 청년층의 변화와 더불어 서울시와 성남시 등이 청년정책을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노인 정책에 밀렸던 청년문제가 각 지자체는 물론 대선 국면까지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당진지역에서도 최근 청년정책이 주요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이번 대선에서도 청년들의 투표율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주목받고 있다.
또한 당진지역의 경우 호남 출신 출향인들의 표심도 중요한 변수다. 당진에 거주하는 호남인은 약 3만5000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진시 인구의 약 20%를 차지한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지역에서 국민의당이 대부분의 의석을 차지했지만 당진지역의 경우 지난 총선 당시 국민의당에 대한 정당지지도는 12.4%에 그쳤다.
국민의당 송노섭 후보의 지지율도 18.1%로 호남인들의 인구비중을 넘지 못했다. 이와 더불어 당진지역 대부분의 생산인구를 차지하고 있는 노동계의 표심도 주목받고 있다.
농업 등 소외 분야도 챙겨야
한편 당진지역의 중요한 경제축인 농업과 아직 척박한 문화 분야를 비롯해 여성·노인·장애인 등 소외된 분야에 대한 공약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준비 기간이 짧은 이번 대선에서 일자리와 안보, 경제, 그리고 환경문제 등에 이슈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분야에 대해서도 정책적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송악농협 노화용 중흥지점장은 “대선 국면에서조차 농업이 지나치게 경시되고 있고, 현재까지 대선 주자들의 농업정책이 원론적 수준에 그치고 있어 안타깝다”며 “특히 수입농산물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GMO(유전자조작식품), 방사능 오염 등 먹거리 안정성을 보장하고, 우리 농산물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기호 아미미술관 관장은 “지난 정권에서 ‘문화융성’을 주창했지만 예술인들에게는 오히려 ‘문화말살’의 정책이 많았다”면서 “아직도 순수 예술인들은 절벽 앞에 놓인 듯 발붙일 곳이 없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여성문제에 대해 최연숙 당진여성포럼 회장은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정책이 없다면 출산률은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아직도 여성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치적·제도적 문턱은 높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의 정책적 결정권이 남성들에게 있는 사회에서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젠더정치의 영역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귀자 대건노인대학 교학처장은 “경제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 노인들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노년기 교육이 꼭 필요하다”며 “돈보다 인간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장애인 인권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이명희 당진시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장은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한 탈시설화 정책과 자립생활 체험홈 마련, 차상위계층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부양의무제 폐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