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참여연대(회장 이한복)가 한채윤 비온뒤무지개재단 상임이사를 초청해 ‘성소수자의 인권’이라는 주제로 하는 인권 강연을 지난 11일 개최했다. 그러나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이날 행사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강연을 저지하며 피켓시위 등을 벌여 행사장은 한동안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이날 강연에서 한채윤 상임이사는 △Sex(생물학적 성) △Gender(사회·문화적 성) △Sexuality(성적 욕망) 등 세 가지 단어를 중심으로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강의했다. 한 상임이사는 “‘성’이라는 단어를 사람들이 ‘성행위’로만 받아들여 사회적 논의 자체가 문제되고 있다”며 “성소수자가 싫고, 밉고, 혐오스럽고 이해가 되지 않지만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사람으로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즈라는 병에 대해서도 상당한 오해가 있다”며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확산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이 시작되기 전 강연이 열린 당진시청 앞에서는 종교계를 중심으로 바른인권 당진시민연합(대표 장승현)을 비롯한 회원들이 강연회를 반대하며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동성애자들의 왜곡된 성욕을 성소수자 인권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승현 대표는 “17만 당진시민의 바른 인권을 위해 동성애를 포함하는 가짜 인권인 충남도 인권조례와 인권선언문을 폐지하거나 내용을 개정할 때까지 시민저항운동을 계속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진참여연대 이한복 회장은 “성소수자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의 폭을 넓히기 위해 강연회를 열게 됐다”며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강연회에 대한 반발이 극심했으나, 성소수자들 역시 신이 창조한 피조물로 성소수자들의 인권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 스케치 ‘이모저모’

성소수자 인권 강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당진시청 중회의실에는 강연을 들으러 온 당진시민을 비롯한 충남지역 인권운동가들도 참석했다. 반면 이 강연을 반대하는 이들도 행사장을 찾아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성소수자 가짜 인권팔이 한채윤은 물러가라’ 등의 피켓을 들고 강연장 자리를 차지했다. 주최 측과 강연 참석자들이 이를 항의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크게 불거지면서 경찰까지 출동했다.

경찰 측의 중재로 피켓을 뒤집어 놓은 채 강연이 진행됐고, 강연 시작 30분이 지나자 반대 집회 참여자들은 “동성애 반대”를 외치며 강연장을 빠져나갔다.

강연 중간에도 집회 참여자와 당진참여연대 회원 등과 갈등이 빚어졌다. 강연 중 한 기독교 언론사가 현장을 촬영하자, 강사인 한채윤 상임이사가 영상 촬영 허락을 한 적이 없다며 촬영 중단 및 영상 삭제를 요청했고, 이를 두고 양 측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결국 영상파일은 경찰이 보관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질의응답

Q. 성소수자에는 동성애 뿐만 아니라 소아성애나 수간 등도 포함된다. 이를 모두 인권으로 보호하자는 것인가, 성소수자라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하다.

A. 성소수자의 범위는 사회가 어떤 사회냐에 따라 달라진다. 사회가 이성애자 중심의 사회면 동성애자가 성소수자가 된다. 그 사회가 기혼자를 중심으로 한다면 이혼하거나 미혼인 사람이 성소수자가 된다.

성소수자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그룹에 붙여진 이름이다. 만약 한국사회가 달라지면 나는 동성애자이지만 성소수자가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어떤 사회에서 살 것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동성애를 혐오한다고 해서 동성애자 없어지진 않는다. 동성애자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회는 만들 수 있다. 그것은 동성애자가 없는 사회가 아니라, 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숨어 살아야 하는 사회다.

한편 ‘동성애 반대’를 주장하는 분들이 소아성애나 수간을 이야기 하는데, 아이를 좋아하느냐, 동물을 사랑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소아성애의 경우 아이를 평등한 존재로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납치, 강간 하는 것이다. 수간의 경우에도 동물을 학대하는 것이다. 학대와 폭력까지 성소수자라고 하지 않는다.

Q. 동성애가 유전적 요인인지, 아니면 환경적 요인인지 논란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둘 다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전적이라면, 동성을 좋아하는 유전자가 있어야 하고, 반대로 이성을 좋아하는 유전자도 있어야 하지만 그런 유전자는 없다.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

동성애 환경에 노출돼 동성애자가 된다면 이성애 역시 이성애 환경에 노출되서 이성애자가 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성애·동성애는 유전이나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Q. 기독교계에서 우려하는 것은 동성애 합법화로, 이는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만약 아들이 며느리를 남성으로 데리고 온다면 굉장히 곤란할 것 같다.

A. 동성애 합법화라는 말 자체가 잘못된 말이다. 동성애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의 하나로 인간의 감정 자체가 합법 또는 불법이 될 수 없다. 보통 ‘동성 결혼 법제화’라고 이야기하는데 우리나라는 동성과의 결혼을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법제화’라고 하는 것이다. 이는 제도를 만들어내는 일이라, 한국사회가 계속 논의·합의해서 동성애에 대한 제도를 어디까지 열어 둘 것인지 정해야 한다.

Q. 현재 우리나라 동성애자의 수를 몇 명으로 예상하는가?

A. 정확한 동성애자의 수를 알 수는 없다. 동성애자라고 드러내도 되는 사회여야 이를 집계할 수 있을 텐데, 현재로서는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드러낼 수 없기 때문에 파악하기 어렵다. 동성애에 대해 개방적이라는 나라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국민 중 3~5%라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