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합덕읍 석우리 비상대책위원회가 A폐기물업체의 입주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 지난 3일 합덕읍 석우리 비상대책위원회가 A폐기물업체의 입주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두 곳의 폐기물업체가 합덕읍 석우리에 입주 계획을 밝혀 당진시와 업체 간 행정심판이 진행된 가운데, 승소한 A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3일 주민들이 입주 반대 투쟁에 나섰다.

합덕읍 석우리 비상대책위(위원장 이정주)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두 곳의 폐기물업체가 합덕읍 석우리에 각각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A업체의 경우 9500평 규모로, B업체는 6230평 규모로 폐기물업체 사무실 및 공장을 건립하겠다고 신청했다. 이에 지난해 7월 초 A업체가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참석자 중 90%가 입주를 반대했다. 당시 참석한 주민들은 반대가 많았기 때문에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알았지만, 이장과 지도자, 개발위원 등으로 구성된 10여 명의 마을 대표들이 충북 영동 등으로 A‧B업체에서 실시한 폐기물업체 견학을 다녀왔고, 이후 A‧B업체와 각각 상생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주 비상대책위원장은 “마을 주민 대부분 두 업체의 입주 소식을 알지 못했다”며 “폐기물업체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난해 9월 마을총회를 통해 이장이 사퇴하고 지도자, 개발위원 등이 새롭게 교체됐다”고 전했다. 이어 “폐기물업체 입주계획에 대해 전혀 몰랐던 주민들이 분노하면서 지난해 9월 비대위를 결성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해 전 이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부적합처분 취소 요구 소송

두 업체는 주민들의 반대로 당진시로부터 부적합 처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진시를 상대로 사업계획 부적합 처분에 대해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행정심판 결과 당진업체인 A업체는 지난 1월 승소했고, 인천업체인 B업체는 지난 4월 패소했다.

행정심판 결과에 따르면 A업체의 경우 사업 예정부지 100m 이내 민가가 1채 있지만 폐가이고, 산림으로 둘러싸여 있어 주민들 건강권과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입증자료가 없는데다, 주민들의 민원을 사유로 사업계획에 대해 부적정하다고 처분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패소한 B업체의 경우 사업 예정지 인근에 2개의 계사가 있어 축사 악취에 더해 사업장 악취로 생활환경 피해가 가중될 수 있고, 농업용수로 이용되고 있는 석우천과 인접해 있어 수질오염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폐기물처리업체 입주계획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비대위 “강력한 법적조치 부족”

A업체 “발전기금으로 2억 원 요구”

행정심판에서 승소한 A업체 입주와 관련해 지난달 비대위와 업체 측은 환경감시원 구성 등을 최종 협의하고자 했지만 무산됐다. A업체 대표는 “마을주민들과 수차례 협의를 진행하면서 어느 정도 협의가 됐지만 발전기금으로 주민들이 2억 원을 요구한 부분에 대해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며 “현재 폐기물처리 시설 설계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을 갖고 주민들과 계속해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정주 비대위원장은 “고령의 주민들이 투쟁에 지쳐있던 시점에서 업체와 협의하고자 했다”면서 “하지만 협의안에는 악취·소음 등 문제가 발생했을 시 업체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기금 때문에 협의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업체 상대로 입주계획 철회 요구

지난 3일 비대위는 A업체와의 행정심판에서 패소하면서, 폐기물업체가 건립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안고 A업체의 입주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정주 위원장은 “100여 명이 살고 있는 마을에 폐기물업체가 들어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악취와 침출수로 인해 피해가 있을 수 있어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폐기물 및 음식물쓰레기를 제외한 축산분뇨, 공장기름 등 오폐수와 하수슬러지 등 온갖 폐기물이 전국에서 들어올 수 있어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비대위에서는 이 사안에 대해 끝까지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대위 “당진시 대응 미흡해 패소”

당진시 “원칙대로 처리…최선 다 해”

한편 비대위는 A업체가 당진시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당진시가 패소한 이유로 당진시의 행정처리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행정심판이 열릴 당시 당진시 자원순환과에서는 주민들이 참관인 자격이 없고, 당진시에 법무팀이 있으니 돈을 써가면서 별도의 변호사를 선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면서 “당진시만 믿고 있었는데 결국 패소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세 달 후 열린 B업체와의 행정심판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행정심판에 참관을 신청해 비대위에서 3명이 참관하고, 변호사를 직접 선임해 승소했다”며 “주민들 입장에서는 당진시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A업체에게 패소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당진시 자원순환과 폐기물관리팀 김종현 주무관은 “A업체와의 행정심판에서 패소할 수 밖에 없는 명확한 원인이 있었다”면서 “당진시에서는 주민들이 반대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A업체에게 사업계획 부적합 처분을 내리는 등 행정업무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심판 참관의 경우 충청남도행정심판위원회에 문의했더니 원칙적으로 주민 참관이 안된다고 말해 그대로 주민들에게 전한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