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곡공단 지반침하의 원인이 한전의 전력구 공사로 인한 과도한 지하수 유출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하 굴착을 통해 전력구 공사를 진행한 한국전력이 공사 현장 일대의 지반구조를 설계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과도한 지하수가 유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곡공단 지반침하와 관련해 당진시지하사고조사위원회(위원장 박창근, 이하 조사위원회)가 지난 9개월 간의 활동을 마무리 하고 결과를 보고했다. 지난 17일 당진시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이번 보고회에서 박창근 위원장은 부곡공단 일대의 지반구조와 지하수 유출의 주요 원인, 전력구 공사 중 지하수 유출량 분석, 부곡공단 지반침하량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부곡공단의 지반침하의 원인은 과도한 지하수 유출 때문이고, 대량의 지하수가 유출된 것은 연암·파쇄대(파쇄된 돌이 움직이는 지반으로, 지하수 이동이 많고 투수율이 다른 지반 비해 100배 가량 높음)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설계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한국전력의 발진구 공사를 당초 실시설계 위치에서 20m 가량 옮겨져 진행됐으며, 실시설계 당시 확인한 연암·파쇄대를 변경설계의 시추조사에서는 확인되지 않아 연암파쇄대를 고려하지 않은 설계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2017년 10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전력구 공사로 인해 발생한 최대 지하수 유출량은 하루에 △발진구 630톤(법원 검증) △도달구 830톤(실규모 양수시험) △쉴드터널 내 570톤(지하수 유동해석)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조사위원회는 발진구에서 1200톤 가량 지하수가 유출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지하수 유출에 따른 지반침하량은 발진구 일대 도로에서 최대 40cm 정도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종보고서는 다음달 5일에 당진시에 제출될 예정이다. 당진시는 추가 사고 예방을 위해 침하량 및 지하수위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지반침하 위험도 평가용역을 실시하고, 취약지역에 대한 점검, 굴착 공사장 및 지하시설물 철저한 관리, 세밀한 지하안전관리 계획 수립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질의응답 및 주요발언>
송근상 비상대책위원장
조사위원회 보고자료에 따르면 지하수위가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 뒤 한전에서는 차수막 보완공사를 진행했지만 오히려 더욱 급격하게 지하수위가 침하됐다. 차수벽 보완공사를 제대로 한 것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안동권 비상대책위 사무총장
전력구공사를 하기 위해 실시설계를 할 때 지반조사를 기초로 해야 한다. 그러나 한전이 실시한 2016년 지질조사와 2017년 지질조사가 20m 이상 차이나 지질조사가 제대로 이뤄진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1년 만에 이렇게 지반형태가 바뀔 수 있나?
더불어 공사를 맡은 동부건설이 기록한 지하수 양수일지를 보면 조사위원회에서 조사한 것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동부건설이 단독으로 작성한 게 아니라 한전 감리자의 확인까지 받은 양수일지다. 이번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로 그동안 한전의 주장이 거짓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급격히 지하수위가 떨어지면서 지반침하로 GS EPS 내 시설물에 문제가 생겨 대규모 보강공사를 했던 것을 최근 알게 됐다. 한전은 자신들의 시설물에 대해서는 문제가 발생해 보강공사를 했으면서 당진시에는 현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속여왔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내용을 면밀히 파악해 한전이 거짓으로 일관하며 시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공사를 진행해 온 것에 대해 엄중하게 조치해 달라.
박창근 위원장
한전과 동부건설이 작성한 양수일지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조사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무시하고 조사위원회가 실규모 양수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발진구 쪽에서 하루 1200톤의 지하수가 나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조사위원회 내부적으로도 논란이 많았다.
양기림 당진시의원
의구심이 가고 궁금했던 사안들을 조사위원회에서 상당 부분 해결해줘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처음 문제가 발견됐을 때부터 다시 면밀히 조사하고 설계했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사기간에 쫒겨 제대로 다시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당진시에서는 앞으로 해당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과 대책 마련 등 후속조치를 철저히 해주길 바란다.
김홍장 당진시장
조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공·민간 영역에서 안전대책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철저한 관리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 부곡공단 입주기업과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
김상영 한국전력공사 실장
우리도 할 말은 많지만, 이제부터는 이번 조사 결과 바탕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조속히 이 사안을 매듭짓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 너무 송구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