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3일 사망사고가 발생한 송악읍 영천리 생강굴 입구
▲ 지난달 23일 사망사고가 발생한 송악읍 영천리 생강굴 입구

재래식 생강굴로 인해 최근 농민이 목숨을 잃은 중대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진시가 생강굴 현황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진시에서 대책으로 내놓은 ‘이산화탄소 감지기 설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지난달 23일 송악읍 영천리에서 20여년 간 생강농사를 지어온 A씨가 생강굴에 들어갔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비 온 뒤 생강 저장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생강굴에 들어갔다가 굴 내부에 가득 찬 가스에 질식돼 목숨을 잃었다.

생강은 수확 후 11~12℃ 정도에서 저장해 숙성시켜야 뿌리가 아물어 판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숙성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해, 생강굴에 들어가려면 안전수칙에 따라 굴 문을 3시간 가량 열고 충분히 환기시켜야 한다. 그러나 굴 문을 오래 열어두면 여름철 높은 기온이 굴 안으로 들어가 생강이 썩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충분한 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본지 제1419호 ‘송악읍 영천리 생강굴 들어간 농민 질식사’ 기사 참조>

사고 이후 당진시 농업정책과에서는 “당진지역에 5개의 생강굴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예산을 세워 이산화탄소 감지기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당진시 입장에 대해 생강농가에서는 “당진시가 현황 파악도 못하고 있다”면서 “이산화탄소 감지기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임종진 송악읍 영천리 생강작목반 회장은 “사고를 당한 농가에서 사용한 생강굴만 해도 5개”라며 “영천리에만 총 6개의 생강굴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12~13개의 생강굴이 마을에 있었는데 하나하나 무너져 현재는 6개만 남았다는 것이다.

임 회장에 따르면 송악·신평·순성·대호지·정미 등에서 산발적으로 생강농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 당진 전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재래식 생강굴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당진시가 대책으로 내놓은 이산화탄소 감지기로는 생강굴 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임종진 회장은 “대부분의 생강굴이 20년 이상 된 것으로 60~70대 노인들이 농사를 짓고 있다”며 “이들이 깊이 5m가 넘는 지하로 들어가 작업을 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가스로 인한 질식 문제 뿐만 아니라 붕괴 위험도 크다”면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저온저장고를 설치하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