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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그리움을 쌓는 것일지도… - 윤영용(합덕읍 옥금리)

사진 속으로 추억 속으로

산다는 것은 그리움을 쌓는 것일지도… - 윤영용(합덕읍 옥금리)

합덕읍 옥금리 · 2002년 6월 당진시대 게재

윤영용(72세) / 합덕읍 옥금리

늙어서 보려고 사진을 찍나보다.

열 일곱 살의 앳되기 만한 내(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 얼굴이 이젠 굵직굵직한 주름 밭이 되었다.

그때는 무엇을 꿈꾸고 사랑하고 어떤 것을 갖고 싶었는지...

내 나이 이제 일흔 둘, 까마득한 세월을 건너뛰어 잠시 열 일곱 살 그 시절로 젖어든다. 남학생들과의 접선(?) 장소였던 빵집, 한 사람이 깎은 것 같은 비슷비슷한 바가지 머리, 친구들과의 수다에 한 움큼씩 줄어들던 밥풀과자 그리고...그리고 나를 유난히 아껴주셨던 체육선생님.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 체육선생님은 내 사춘기의 중심에 서 있었는지도.

친구들의 눈을 반달모양으로 만들어버리곤 했던 체육선생님은 나를 유난히 귀여워해 주었다. 그 덕에 친구들의 우수 어린 반달모양 눈은 이내 날카롭게 변해 내게로 모아지고는 했지만. 그래도 그것이 싫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렇게 주름밭이 된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섞이는 걸 보니.

또래는 또래들끼리 어울려야 제 맛인가 보다. 올해 3월에 태국에 함께 여행간 나(오른쪽에서 네 번째)의 늙은 친구들. 늙어도 수다는 줄어들지 않는다.

산만한 코끼리 앞에서 찍은 이 사진도 십 년쯤 흐른다면 그리움이 될까? 산다는 것은 그리움을 쌓는 것인가 보다. 그 그리움의 힘으로 또 하루를 사는 것인가 보다.

© 당진시대 · 사진과 이야기는 주민이 들려준 것입니다. 원본 사진에는 워터마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