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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까머리에 까만 교복 입고… - 안재민(송악면 가학리)

사진 속으로 추억 속으로

까까머리에 까만 교복 입고… - 안재민(송악면 가학리)

2003년 3월 당진시대 게재

선명하고 깔끔하게 나오는 칼라사진보다 예전의 흑백사진이 정겨울 때가 있다. 사진의 질 문제가 아니라 사진 속에 담겨 있는 아련한 추억의 향수 때문일 것이다.

까까머리에 까만 교복을 입고 소풍 갔던 고등학교 시절, 첫번째 사진은 친구와 함께 소풍 가서 점심 도시락을 먹으면서 찍은 사진이다. 소풍때는 장소가 어디냐가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친구들끼리 모여서 어디를 간다는 것 자체가 신났던 것 같다. 평소에는 엄두도 못냈던 일들도 해볼 수 있고 말이다. 우리에게 교복바지를 걷어부치고 모자를 삐뚤어지게 쓸 수 있는 날은 그리 흔하지 않았다.

#1

두번째 사진은 친구들과 함께 오페라 공연을 할 때다. 무얼 잘 하고 무얼 많이 알아서라기보다 무대 위에 섰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친구들과 함께 멋진 복장으로 한껏 폼을 내면서 찍은 사진.

#2

세번째 사진은 한참 장발이 유행하던 때, 친구들과 함께 송악고등학교 뒤에 있는 팔아산에 올라가 찍은 사진이다. 그윽한 눈으로 모두가 한 곳을 쳐다보는 3류 포즈에 덥수룩한 머리, 단추 한두개 쯤 풀어헤친 알록달록 셔츠, 지금 보기에는 촌스러워 보이지만 그때는 참 낭만적이라 생각했다.

세련되고 깔끔한 것 보다는 촌스럽지만 정겨운 모습들, 눈 감고 생각해 보는 추억들은 흑백사진을 닮았다.

안재민 / 송악면 가학리

© 당진시대 · 사진과 이야기는 주민이 들려준 것입니다. 원본 사진에는 워터마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