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으로 추억 속으로
"한때는 석문의 달리기 선수!"
류재일 석문농협 전무
석문면은 내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살고 있는 곳이다. 석문초등학교를 졸업해 석문농협 전무가 되기까지 석문면을 떠나지 않았다. 석문농협과의 인연은 농협 설립 초창기부터다. 지인의 권유에 스무 살 중반부터 잔심부름 일을 해 왔다. 지금까지 일하며 어렵고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다. 그때마다 꿋꿋이 참고 견뎠다.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 만한 일도 도맡아 하곤 했다. 늦은 시간은 물론 주말도 출근했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한 가족에게는 미안함이 앞선다.

#1
첫 번째 사진은 석문농협에서 같이 근무하던 동료들과 달리기 대회 후 찍은 사진이다. 오른쪽 첫 번째가 나다. 내 왼쪽은 현재 송산농협의 고종섭 상무다. 그 다음이 고대농협에 있었던 박석선 전 상무다. 박 전 상무는 7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참 많이 안타깝다. 그 옆은 지금은 퇴임한 김태환 전 당진농협 지점장이다. 우리는 달리기 대회가 있다면 언제나 출전했고 1등은 우리 것이었다. 무슨 종목이든 자신 있었을 정도로 빨랐다.

#2
두 번째 사진은 중국 만리장성에서 아내(최월봉)와 찍은 사진이다. 아내와는 우연한 인연으로 만났다. 나는 석문농협에서 설악산으로 야유회 가던 때였고, 아내는 친구들과 놀러가던 때였다. 아내는 예산 사람인데도 우연히 같은 버스를 타게 돼 지금까지 부부의 연을 맺고 있다. 우리는 2년 이상 연애했다. 하지만 아내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해 연애하면서 서너 번 만난 것이 전부였다. 장인어른이 우리 집을 찾아와 아버지와 함께 결혼을 추진했다. 지금도 우리 부부는 서로 강제 결혼이라며 농담하기도 한다.

#3
세 번째 사진은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가서 찍은 사진이다. 석문초를 졸업한 우리들은 밝을 명(明)과 벗 우(友)를 따 명우회로 서로 평생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씩 모임을 갖기도 하고 종종 부부동반으로 여행도 함께 한다. 만나면 지난 추억과 서로의 가족 이야기를 하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우린 서로 싸우거나 다툰 적이 없다. 그 점이 너무도 보람차다.

#4
네 번째 사진은 바인더로 추수하고 있는 내 모습이다. 당시에는 바인더로 추수했는데 콤바인이 도입된 이후 바인더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농사일은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농협에서 근무하면서 농가 일도 많이 도왔다. 언제는 태풍으로 석문 지역에 배와 사과가 90%이상 낙과한 적이 있었다. 나와 직원들은 화물차량 5대에 떨어진 과일을 담아 과일즙 공장에 판매했다. 낙과를 줍느라 힘들었지만 조금이나마 농민들에게 힘을 줄 수 있어서 뿌듯했다.

#5
다섯 번째 사진은 농협 임·직원 윷놀이 척사대회 당시의 모습이다. 70년대 초인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당시 서기 일을 할 때였다. 일이 힘들고 어려웠다. 하지만 척사대회로 모든 것을 날렸다. 임원과 직원 구분 없이 모두가 하나가 돼 윷놀이를 즐겼다. 나는 40년 가까이 석문농협에서 근무하고 있다. 첫 조합장부터 시작해 5명의 조합장과 함께 일했다. 다른 지점에서도 일 하고 싶었다. 근데 조합장들이 만류했다. 석문농협에는 내 모든 인생이 담겨 있다. 김남배 기자 rainingsky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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