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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치 않았던 여성 택시운전사

사진 속으로 추억 속으로

흔치 않았던 여성 택시운전사

송정애 씨(읍내동)

2020년 12월 당진시대 게재

사진을 찾으면서 젊은 시절 스카프를 머리에 둘러맨 모습이 촌스러워 웃음이 나오기도 했고 돌아갈 수 없는 그리운 시절에 대한 향수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 나는 공부가 하고 싶어 늦은 나이에 03학번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다양한 자격증 취득에 도전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남자로 태어났으면 큰 일을 해냈을 거라고들 한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순간이 좋다.

양재학원 다니던 시절

#1 양재학원 다니던 시절

1966년 천의양재학원을 다닐 때 선생님과 학생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다. 당시 정미초등학교 옆에 천의양재학원이 위치해 있었다. 제일 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나다. 옛날에는 요즘처럼 기성복이 많지 않아 옷을 맞춰 입었는데, 양재학원에서 배운 기술로 직접 남편 옷도 지어주고 임신했을 때는 임부복도 직접 만들어 입었다. 사진에서 입고 있는 옷도 내가 만든 옷이다. 저 때는 훌륭한 의상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250만 원 짜리 무선전화기

#2 250만 원 짜리 무선전화기

서울에서 택시운전사를 할 때 찍은 사진이다. 여성 운전자가 많지 않았던 시절이라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홍일점이었다. 나는 택시기사 시절 SBS 통신원에 입사해 활동했다. 지금처럼 휴대전화만 봐도 도로 상황을 알 수 있던 때가 아니어서 택시기사들이 어디가 막히는지, 어디서 사고가 났는지 전화로 직접 제보했다. 그때 무선전화기를 250만 원 주고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그 전화기가 있으면 은근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곤 했다.

직접 미역 따서 끓어준 생일 미역국

#3 직접 미역 따서 끓어준 생일 미역국

이 사진은 여름에 가족들과 강릉으로 피서 갔을 때 찍었다. 이때 남편(정익환)의 생일이어서 급한 대로 바다에 들어가 미역을 따서 미역국을 끓여 먹었다. 냄비 대신 양동이, 뚜껑 대신 방석을 사용했지만 맛이 기가 막혔다. 어느 날 라디오를 듣다가 ‘여름날의 추억’이라는 주제로 사연을 받길래 이 이야기를 써서 보냈더니 라디오에 우리 가족의 이야기나 흘러나와 무척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태안 기름유출사고 봉사활동

#4 태안 기름유출사고 봉사활동

마지막 사진은 태안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녀들과 봉사활동을 가서 찍은 사진이다. 나는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아 사고가 나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곧장 태안으로 갔다. 이때 날씨가 무척 추워서 사위가 가지 말라고 말렸는데 지금은 오히려 가길 잘했다고, 자랑스럽다고 말하곤 한다.

© 당진시대 · 사진과 이야기는 주민이 들려준 것입니다. 원본 사진에는 워터마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