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OO을 돌려달라”, “우리는 가족을 포기하지 않는다”

최근 읍내동 한 상가 건물 앞에서는 매일 피켓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딸이 대진성주회(대순진리회에서 1999년에 갈라져 나온 종교단체)에 빠져 가출해 어디에서 뭘 하며 살고 있는지 행방불명 됐다”면서 “딸을 구해낼 때까지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당진의 한 병원 기숙사에 거주하며 간호사로 근무하던 A씨는 돌연 직장을 그만 두고 사라졌다. 대전에 아는 언니와 지낸다는 말만 남긴 채 연락이 끊겼다. A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알뜰살뜰 살았지만, 가족들에게는 늘 “돈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무슨 일인지 알지 못했던 가족은 지난해 10월 이사를 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A씨가 작성했던 여러 권의 노트와 예전에 쓰던 휴대전화 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노트에는 어느 경전을 필사한 흔적과, 마음을 다잡는 각종 메모에 일반적으로 흔히 쓰지 않는 ‘정성’, ‘제사’, ‘치성’, ‘상제’ 등의 문구가 자주 등장했다.

가족들이 노트 내용과 휴대전화 속 통화 녹음 등을 샅샅이 분석한 결과 A씨가 2017~2018년부터 대진성주회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제2금융권을 비롯해 대부업체 등에서 수백에서 수천만 원씩 대출을 받은 기록이었다. 금융기관과 대부업체에서 상환을 독촉하는 문자가 휴대전화 안에 쌓여 있었고, 해당 종교단체 윗선으로 보이는 사람이 A씨에게 대출을 종용하는 통화 녹취까지 담겨 있었다. 그렇게 A씨가 받은 수천만 원에 달하는 각종 대출이자는 20%를 육박했다.

이들은 A씨가 읍내동에 위치한 당진방면(지부 또는 지회와 같은 의미)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을 확신하고 수 차례 이곳을 찾아갔다. 아무런 간판 없이, 건물 등기상에도 종교시설로 등록되지 않은 이곳에는 촛불 자국 등 종교행위를 해온 흔적으로 가득했다. ‘선감’이라고 불리는 당진방면의 책임자는 “A씨를 모른다. A씨는 당진방면에 없는 사람이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렇게 4개월여 동안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가족들은 지난 10일부터 당진방면 앞에서 무기한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첫 집회에는 서울·부산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온 대진성주회 피해자 모임이 참여해 A씨 가족의 호소에 힘을 실었다.

A씨의 동생은 “대진성주회로 인해 언니가 가출하면서 가족들의 일상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막대한 금전피해는 물론 한 가정이 파탄 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다니던 직장도 그만 두고, 배우고 있던 공부도 접은 채 언니를 찾는 것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불면증에 시달리는 엄마는 이른 아침에도, 오후에도, 매일 당진방면 건물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A씨의 가족들에 따르면 대진성주회는 이미 지난 2001년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해 법인이 취소될 위기에 놓이자, 피해자 모임을 대상으로 각서를 쓰고 민원 해결을 약속한 바 있다. 당시 작성된 각서에는 △미혼 여성이나 학생이 부모의 동의 없이 가출해 민원이 발생하면 해당 방면에서 책임지고 귀가시킨다 △방면 운영을 위해 받는 현금은 1인 총 200만 원 이내의 금액에 한한다 △거리포덕(거리에서 포교활동을 하는 행위)을 하지 않으며, 거리포덕이 적발될 경우 해당 방면 책임자와 행위자는 종단의 엄중한 징계를 받는다 등 10가지 약속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A씨 가족들은 “이 같은 각서 내용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거짓말로 일관하는 당진방면을 대진성주회에서 영구 제명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6일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신문고에 공식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정부가 나서 비정상적인 종교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국민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의 동생은 “잘못된 종교단체로 인한 피해가 우리 가족에게 벌어질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그 누구도 이러한 아픔을 겪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당진에도 우리와 비슷한 피해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이 용기를 내 함께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