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이 울창한 흙길, 자갈투성이의 비탈길, 질퍽이는 진흙구덩이... 자연 그대로의 길만 만나면 힘이 솟구치는 사람들이 있다.
당진산악자전거(MTB) 동호회 ‘굴렁쇠(회장 권석인)’회원들. 이들은 자전거 하나에 몸을 맡기고 진흙탕 구덩이를 달리는가하면, 가파른 산기슭에서는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뛰기까지 한다.
남들은 돈 받고도 못 할 일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하지만 그들은 태연하게 사서 고생을 한다. 이유는? 대자연을 무대로 달리기. 그들에게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기 때문이다.
“올라가는 재미, 내려오는 스릴, 안 타본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대자연과 호흡하며 질주하다 보면 계절의 흐름을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악천후 때는 또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비를 맞으며 진흙탕을 달리다보면 내가 나무인지 바위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자연과 하나된다는 느낌이 이런 것이구나 깨닫게 되죠.”
굴렁쇠의 권석인(37세) 회장과 황삼화(34세) 회원은 산악자전거의 가장 큰 매력을 대자연과의 일치감이라고 말한다.
산악자전거는 특수 타이어와 고단기어 특수 브레이크 등으로 중무장해 길이라도 좋고 아니라도 좋고, 울퉁불퉁한 바위길도 두렵지 않은 전천후 자전거이다.
굴렁쇠가 결성된 것은 지난 99년. 개인적으로 산악자전거 타기를 즐기던 몇몇 젊은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모임을 결성했다. 매주 일요일 인근의 아미산을 오르며 조금씩 회원 수를 확장해 현재는 20여명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생업에 종사하는 까닭에 전원 참석은 무리지만 두명이든 세명이든 “가자!” 하는 사람만 있으면 산을 향한다.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차들이 달리는 일반도로 보다는 안전합니다. 제대로 기술을 익히고, 안전모 장갑 등의 안전장비만 갖추면 사고의 위험은 크지 않습니다. 저희 동호회에서는 두 달간의 기본훈련을 이수하지 않았거나,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아예 따라올 생각도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권석인 회장은 동호회 철칙을 일러주며, 이러한 엄격함 덕분에 그간 별다른 사고가 없었다고 말한다.
산악자전거는 50만원에서 최고 몇백만원까지 호가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비싼 취미’로 각인된 스포츠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관심을 보이던 사람들도 비용 얘기만 나오면 마음을 바꾸곤 한다. 권석인 회장은 “고가의 장비인 것은 분명하지만 실용성을 생각한다면 아까운 투자는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산으로 들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시내 도로나 공원에서 생활용으로도 탈수 있고, 게다가 일반 자전거보다 견고한 차체 때문에 안전성도 높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산악자전거를 향한 짝사랑에 푹 빠진 굴렁쇠 회원들에게 가장 달리기 힘든 길은 어떤 길일까? 대답은 뜻밖에 ‘인간에 의해 훼손된 길’이란다.
“등산로 주변에서 취사를 하고 고성 방가하는 사람들을 발견하면 동호인들 모두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해집니다. 환경파괴라고 얘기만 들었지 곁에서 지켜본 실상은 정말 심각한 수준입니다.”
몇번은 행락객들을 말리기도 해보았지만 그 순간뿐이었다고 한다. 회원들끼리 고심한 끝에 마련한 것이 쓰레기 배낭. 산악자전거를 타는 날에는 등산로에 널브러져 있는 라면봉투, 음료캔, 꽁초 등을 배낭 가득 담아 돌아온다고 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물로 받다보니 그 은혜로움이 고맙고 한편 지켜주고 싶다고 말하는 굴렁쇠 회원들. 매주 가족과의 단란한 시간을 미루면서까지 산을 오르는 이유가 비단 건강 증진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산악자전거는 다소 격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 두달 연습하고 안전장비만 제대로 갖추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게다가 산천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자연의 소중함까지도 느낄 수 있죠.”
굴렁쇠는 올 가을 덕유산 자락의 무주구천동 길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산악자전거를 통해 만나는 가을단풍은 더욱 매력 있을 것이라고 벌써부터 가슴 설레어한다.
■굴렁쇠 사무실 : 041-355-4148
송희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