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학생체육대회서 금메달 3개 따내
아이들은 그들 특유의 재잘거림으로 기어이 정신을 빼놓고 만다.
짝꿍한테 폭력(?)을 잘 쓴다고 조폭마누라, 깡 말라서 수수깡, 키가 작아서 땅콩, 웃으면 원숭이 같다고 몽키매직… 아이들은 어쩌면 그렇게 친구들의 개성을 잘 찾아내는지 여덟명 모두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엄마가요, 이번에 1위 하니까 다 컸다고 하면서 많이 칭찬해줬어요.”
조폭 마누라 선화의 얘기다. 무리하게 운동할 때가 힘들긴 하지만 1등 했을 때 기억을 떠올리면 신이 난단다. 정우는 꼭 할말이 있다며 손을 번쩍 든다.
“논산 은진초등 애한테 아쉽게 1위를 뺏겼어요. 얼마나 억울하든지… 하지만 다음 대회에는 꼭 이길 겁니다.”
500m에서 2위를 한 정우는 얼굴이 빨개지도록 소리를 지른다. 300m 3위를 한 몽키매직 준섭이는 이번 대회가 처음이었다. 로울러를 시작한 지 한달 반만에 좋은 성적을 거둔 준섭이는 처음 나가서 긴장했다며 다음번에는 꼭 1위를 하겠다고 다짐한다.
아이들은 로울러에서 가장 힘든 게 러닝(Running)이라고 말한다.
지난 9월 운동장 한편에 개장한 간이경기장을 쉬지 않고 열 바퀴씩 달리려면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로울러를 시작한지 1년 정도 된 현주가 자세 잡고 타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하자 그보다 고참인 선화가 “탄지 얼마 안된 애들은 자세 잡는 게 가장 어려워요”라고 거들어준다.
로울러팀을 총괄하고 있는 김홍선(체육부장) 교사는 간이 경기장이 개장하기 전에는 학교 곳곳에서 로울러를 탔다며 그것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모른다고 한다. 아이들이 넘어지고 다칠 때마다 안쓰럽다는 김 교사는 그러한 여건 속에서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아이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실제로 팔이 세번이나 부러졌다는 철민이는 “부러져도 괜찮아요. 로울러 타다보면 자주 넘어져서 이젠 뭐.. 아무렇지도 않아요”라며 씩 웃는다.
“저는 인대가 늘어났었어요.”
현주가 새끼손가락을 가리킨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손바닥이며 팔을 보여주느라 정신이 없다. 정우는 “왜 나만 안 봐줘요?”하며 볼멘 소리를 한다. 언제 다쳤는지 손바닥에 아직도 큰 상처가 남아 있었다. 아프지 않았냐고 물어보자 정우 특유의 표정으로 “괜찮아유” 한다.
지난 4월에 부임한 김석기(30세) 코치는 정식경기장이 아닌 일반 바닥에서 연습해 사고가 많았는데 간이경기장이라도 개장이 되어 안심이다. 개인사정으로 이번달에 그만두는 김코치는 아이들에게 정이 많이 들었다.
“두고 가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는 합니다만 그와는 별개로 아이들은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기량이 뛰어나거든요.”
코치로서 마지막 바램은 아이들이 전국대회와 같은 큰 대회에 출전해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다.
코치와 잠깐 얘기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어느새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 추운 날씨에도 맨손으로 낙엽들을 치워낸다. 코치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로울러를 신고 헬멧을 쓴 아이들은 조금전의 천방지축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온통 진지한 자세다.
죽을 때까지 로울러를 타고 싶다는 아이들은 오늘도 로울러를 친구 삼아 찬바람을 가르며 경기장을 쌩쌩 달리고 있을 것이다.
서명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