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엔텍이 운영하는 산업폐기물 매립장 (사진=제이엔텍 홈페이지)
제이엔텍이 운영하는 산업폐기물 매립장 (사진=제이엔텍 홈페이지)

국내 최대 매립장으로 ‘송산 산폐장’을 운영하는 (주)제이엔텍의 지분 51%가 매각 완료됐고, 잔여 지분도 모두 매각된다. 이에 따라 결국 산폐장 침출수 문제로 11년간 3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제2의 원광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최대 매립장 ‘송산 산폐장’

산업폐기물 매립장, 일명 ‘송산 산폐장’은 ㈜제이엔텍이 지난 2019년 2월 관리·감독 기관인 금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사업계획허가를 받고, 산폐장을 건설해 지난 2021년 2월부터 산업폐기물 매립을 시작했다.

송산 산폐장은 매립면적 17만3570㎡, 매립 용량 633만6023㎥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특히 제이엔텍은 고단가의 지정 폐기물을 전체 용량의 65%까지 매립할 수 있는 인허가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다른 매립장의 지정 폐기물 비중은 통상적으로 0~30%에 불과하다.

한편 당시 산폐장 건설 소식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으고 ‘당진 산폐장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산폐장반대 범시민대책위는 매립장 건설에 따른 환경 문제와 주민 건강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 운동을 벌여왔다. 특히 범시민대책위는 제이엔텍이 산폐장 조성과 관련해 환경영향평가 과정을 거치면서 매립용량이 늘어난 것을 지적했고, 결국 제이엔텍은 매립고 높이를 3m 낮추는 조건으로 입주계약을 당진시와 체결했다.

지분 100% 매각 가능성?

산폐장 운영이 시작된 후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제이엔텍의 지분 매각설이 들려왔지만 제이엔텍에서는 계속 부인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공식적으로 지분 매각설이 확인됐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어펄마캐피탈과 더함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지분 51%를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본지 1507호 ‘송산 산폐장 ‘제이엔텍’ 지분 51% 넘겨’ 기사 참조>

지난달 30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 어펄마캐피탈과 더함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이날 제이엔텍 지분 51%를 인수하는 1차 거래를 마무리 지었다. 컨소시엄과 제이엔텍 측은 그동안 배타적 협상 기간을 확보한 채 긴 호흡으로 세부 내용을 조율해왔다.

그런데 지분 매각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지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거래 조건에 따라 어펄마캐피탈과 더함파트너스 컨소시엄이 3~4년 후 인수 금융을 활용해 제이엔텍의 잔여 지분 49%를 마저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지분 100% 매각에 대해 제이엔텍 관계자는 “지분 인수는 윗사람들이 논의하는 거라 직원인 나는 정확히 모르겠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지분 51%가 넘어갔다”라며 말을 아꼈다.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경영권도 바뀌었고, 이에 따라 대표이사가 변경됐다. 제이엔텍에 따르면, 환경전문가로 일컬어진 최동찬 공학박사가 9월 30일자로 대표이사직에 앉았다.

세금 먹는 하마 ‘산폐장 문제’ 또다시?

한편 이번 지분 매각과 대표이사 변경으로 송산 산폐장의 매립용량이 증대되거나 협의사항 미이행, 또다른 환경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그 사례가 10여 년 전 당진에서 벌어졌다. 고대·부곡지구 두 곳의 폐기물매립장은 2000년경부터 ㈜원광인바이로텍이 운영하면서 이익을 창출하고, 2008년과 2011년 각각 매립을 완료하면서 사용이 종료됐다. 매립장은 사용을 종료해도 당시 법 기준으로는 사후관리를 20년 동안 해야 했다. 하지만 원광인바이로텍 측 회장이 검찰 조사 중 사망하면서 당진시가 2012년부터 사후관리를 떠안았다. 이후부터 침출수가 발생해 당진시는 작년까지 30억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고, 아직까지 침출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앞으로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 돼야 한다. 더불어 관련 법 개정으로 폐기물매립장의 사후관리 기간도 20년에서 30년으로 늘어나면서 당진시의 재정 부담은 더욱 커졌다.

당진 산폐장반대 범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권중원 당진YMCA 사무총장은 “지분 매각은 산폐장 업자들의 전형적인 ‘먹튀’(이득을 보고 도망가는) 행태로, 대책위에서 우려했던 상황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매립고 높이를 줄이겠다는것과 제이엔텍이 당진시와 시민들과 약속·협의했던 부분들이 그대로 지켜질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더불어 당진시의 관리·감독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권중원 사무총장은 “산폐장 운영자와 시민단체, 마을주민, 대책위 관계자들로 구성된 ‘당진시 민·관·사 협의체’ 회의가 오성환 시장의 취임 이후 현재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며 “산업단지 민간환경감시센터는 모니터링하고 감시한 내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체 시민들에게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연숙 시의원도 지난 18일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제이엔텍이 매각 계획이 없다고 했던 발언을 뒤집은 점을 지적하면서 “지분 매각을 결정하면서 17만 명 당진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렸고 이에 대해 당진시가 강력히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며 “타 지자체와 당진시의 고대·부곡 국가산업단지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산폐장 운영사의 파산은 지자체 재정에 큰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2, 제3의 산폐장 파산 사태가 당진에서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며 “현재 운영이 중단된 ‘당진시 민·관·사 협의체’ 재구성과 이를 통한 산폐장 감시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이엔텍 “매립양 확장 없다”

한편 이에 대해 제이엔텍 관계자는 “(매립양 확장은) 할 수 없다, 걱정하지 말라”고 밝혔다. 이어 “돈 많은 회사가 경영권을 가지고 있다면 긍정적으로 볼 요소도 있다”면서 “예를 들어 어떤 사고가 난다든지 환경 쪽으로 처리해야 될 문제가 있다면, (문제를 해결할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 내지는 돈 많은 자본가가 가만히 있겠느냐”고 말했다. 주민들과의 약속에 대해서도 “당연히 지켜질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다.

매립 용량 증설 가능성에 대해 당진시 자원순환과 폐기물관리팀은 “법적으로 매립 용량을 증설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타당한 근거가 있어야 하고, 산업단지 내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이 증가해야 증설이 가능하며, 단순히 외부에서 많은 폐기물을 받아들이기 위한 증설은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