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력 낭비는 물론 터미널 이전계획도 6개월 이상 늦어져
군에서는 아무도 책임 안져, ‘도덕 불감증 극에 달했다’
당진군이 버스터미널 이전사업 추진과정에서 과잉설계된 부분을 발견하고도 아무런 사전설명없이 규모를 축소하고 실시설계에 들어가 예산 및 시간, 행정력 낭비와 함께 밀실행정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7일 당진군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종합버스터미널 실시설계 용역에 관한 입찰공고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14일 마감결과 15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문제는 종합버스터미널 실시설계 용역의 경우 이미 지난 2000년 2월 ‘도원건축사 사무소’와 계약해서 2001년 2월 납품을 받았다는 데 있다. 이미 2년전에 공고하고 1년전에 납품을 받은 터미널 실시설계를 다시 입찰한 것이다.
이번 실시설계의 용역비는 6천787만7천원이고 지난 2000년 실시설계 용역비는 9천308만2천원. 그간 9천308만2천원의 예산과 1년이 넘는 시간이 고스란히 낭비된 셈이다.
이번 실시설계 용역의 재입찰에 대해 당진군은 총 소요예산 172억2천2백만원 중 예산확보액 98억5천9백만원(한전지원금 96억6천4백만원, 군비 1억9천5백만원)을 제외한 부족예산액 73억6천3백만원을 터미널내 편의시설의 분양수입으로 확보하려 했으나 “이용객의 감소 등으로 분양수입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터미널동의 위치를 주공 상업용지 쪽으로 재배치했다”고 밝혔다.
당진군은 당초 터미널동의 규모를 지상 3층에 연건평 1천510평(분양상가 619평)으로 계획했으나 터미널 이용객이 매년 1% 내외로 감소하고 있고 터미널 개장 초기 주변상권이 형성되는데 약 4~5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분양수입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결론내리고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이에 따라 터미널동의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1층에 연건평 529평(분양상가 250평)으로 거의 1/3에 가까운 규모로 재조정됐다.
또한 당진군은 터미널 부지에서 동북쪽에 위치해 있던 터미널동을 이용객의 이동거리가 멀어 불편을 초래하고 주택공사의 주거지역 및 상업시설과 연계되지 않아 터미널내 상업시설 분양에 악영향이 예상된다며 상업용지 쪽으로 위치를 재배치했다.
새롭게 조정된 터미널동 건축기본 방안은 군 재정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축규모를 대폭 축소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터미널 이용승객의 감소추세(일일평균 이용객:6천51~9천명 기준)에 맞춰 법적 시설을 최소화하고 이용승객의 편의시설과 터미널 여건상 분양가능 상업시설을 최대한 배분해 분양수입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총사업비 규모도 172억원에서 143억원으로 축소됐으며 분양예상수입은 74억원에서 25억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군비투입 예상액은 1억9천5백만원에서 21억5천5백만원으로 급증했다.
즉, 터미널동의 규모는 1/3 가까이 축소되면서 19억6천만원의 군비가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
당진군의 터미널 규모 축소 및 실시설계 재입찰에 대해 지역 각계는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터미널 비상대책위원회의 손인교 상임위원장은 “군민을 우롱한 것밖에 안된다”며 “군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렇게 밀어붙이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홍근 전 개발위원장은 “이미 납품된 실시설계를 수정해서 규모를 축소하고 위치를 재조정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이전계획이 잘못됐다는 증거”라며 “착공단계에서 실시설계를 다시 한다면 누가 군정을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당진참여연대의 조상연 사무국장은 “규모축소와 실시설계 재입찰 과정에서 드러난 과잉설계 및 예산낭비 등에 대해 군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정식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