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선광이 당진항에 양곡부두 및 양곡터미널 조성을 추진하면서, 국내 곡물 물류의 중심이 변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천과 군산이 양곡부두를 통해 지역 경제적 성장 을 이룬 것처럼, 충남도 최초 양곡터미널이 들어설 당진도 새로운 곡물 물류 거점으로 자 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에 시행사인 ㈜선광을 직접 찾아 양곡부두의 필요 성과 인천과 군산의 사례를 통해 앞으로 조성될 당진항 양곡부두의 미래를 들었다.
양곡부두 왜 필요한가
대한민국은 1980년대 국내 철강, 조선, 자 동차, 전자산업 분야에서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며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1960~197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최빈국 수 준에 머물렀던 대한민국이 2022년 현재 세 계 GDP 순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 했다. 이러한 경제 성장과 더불어 국민의 생 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식습관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과거 쌀을 중심으로 한 곡물 위주 의 식습관에서 점차 밀가루와 육류 소비가 증가하는 서구화된 패턴으로 바뀌었다. 특 히 육류 소비의 경우, 1980년 국민 1인당 11kg에 머물렀으나 최근에는 55kg 수준으 로 증가해 약 5배 이상 늘었다. 이는 아시아 에서 가장 높은 소비량이며, 전 세계적으로 도 미국(90kg), 중국(47kg), 일본(36kg)과 비 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변화는 곡물 수입량의 증가로 이 어졌으며, 이에 따라 안정적인 양곡 물류 시 스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 며 곡물 자원의 무기화가 현실화됐다. 각국 의 곡물 수출 제한 조치가 이어지면서, 우리
나라처럼 곡물 수요의 약 80%를 수입에 의 존하는 국가에게는 커다란 위협 요인이 되 고 있다. 농가, 사료(식품)업체, 소비자 모두 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물 류 인프라 확보는 더욱 절실해졌다.
인천의 양곡부두
지난 5일, 인천항의 선광 양곡터미널을 찾았다. 눈에 들어온 커다란 곡물창고인 사 이로가 인상적이었다. 사이로에서 곡물을 옮겨 담은 대형 트럭들이 쉴 새 없이 오고 갔다. 현장에서 만난 선광 관계자는 “인천 항의 양곡부두 덕분에 이곳은 전국의 곡물 유통 허브로 자리 잡았다”며 “대형 곡물 수 입업체들과 물류업체들이 인천을 중심으 로 활발한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 명했다.
1982년 대한민국 최초의 양곡전용부두 가 인천항 7부두에 건설되면서, 인천은 전 국 양곡 물류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우리나라 전체 양곡 수입량의 77%가 인천항을 통해 유입됐고, 1997년 부두운영 회사제(TOC) 도입과 함께 인천항의 물류 시스템은 현대화됐다. 이 과정에서 대형 곡물 수입업체들이 인천을 중심으로 모이며 지역 경제는 큰 성장을 이뤘다.
특히 양곡부두가 들어서 있는 인천항의 연안부두는 지역주민, 산업단지와 함께 크 게 번영했으며 여전히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선광, 양곡터미널
선광은 심장식 회장이 본격적인 경영을 맡으며 제2의 도약기를 맞았다. 당시 인천 항에 양곡터미널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바 지선과 크레인을 이용한 일반하역 방식과 곡물의 보관도 야적장이나 외부 창고에 쌓 아두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에 인천항에 전용부두가 조성되기 시작하고, 해가 다르 게 양곡 수입이 급증하는 것에 주목한 선광 은 미래를 위한 핵심 전략사업으로 양곡터 미널을 선택했다. 1985년 12월 인천 중구 항동 7가 현재의 본사 부지에 8만톤 규모의 사이로를 개장하며 양곡터미널의 건설로 부두 인근 부지나, 외부 창고 등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야적되던 양곡이 보관성이 우수한 현재의 사일로에 보관되기 시작했다.
㈜선광 관계자는 “양곡터미널은 지역에 들어서면 30년 동안 수익을 낼 수 없는 저 장 산업”이라며 “세계적인 먹거리 경쟁에 서 선광은 단순히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양곡부두, 군산으로
군산항 역시 2004년 선광이 군산 6부두 에 양곡터미널을 개장하면서 곡물 물류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했다. 당시 군산항이 개 장되면서 대상(주)과 같은 대형 식품기업이 서울과 부산에서 군산으로 이전하게 됐고, 이로 인해 지역 내 고용 창출과 기업 유치 효과가 극대화됐다.
선광의 한 관계자는 “양곡부두가 조성된 이후 군산항은 매년 꾸준히 물동량이 증가 하고 있다”며 “물류 관련 일자리뿐만 아니 라, 식품 가공업체와 사료업체들도 군산에 정착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 했다.
특히 지난 2017년 군산의 현대중공업 조 선소가 가동중단되고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돼 지역경제가 무너지고 공동화 현상 이 심했던 당시에도 선광이 운영하는 양곡 터미널과 연관기업들은 군산에 남아 지역 경제를 견인했다.
당진항 양곡부두의 미래
현재 선광이 추진하는 당진항 양곡부두 및 양곡터미널 조성 계획은 인천과 군산의 사례처럼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 로 전망된다. 지난 5일, 인천 선광을 방문해 만난 관계자는 “당진항이 본격적으로 운영 되면 기존 인천, 군산, 평택항의 물동량이 점차 당진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단순한 물동량 이동이 아니라, 새로 운 물류 거점이 형성된다는 의미”라고 강조 했다. 그러면서 “당진 양곡부두를 결정하기 전 군산에서도 여러차례 이야기가 있었다” 며 “하지만 당진항의 향후 발전 가능성과 수도권으로의 빠른 진입, 한국가스공사의 항로개설 등의 여러 여건상 당진으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석문산단에 들어설 양곡부두가 본격적 으로 운영되면 물류 기업뿐만 아니라 식품 가공, 사료 산업, 관련 제조업체들의 유입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규모 양곡 물류 인프라가 들어서면서 지역 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하역, 보관, 물류 관 리 등의 분야에서 직접적인 고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부대 산업과 서비스업의 활성 화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20일 충남도와 당진시, ㈜선광이 체 결한 양곡터미널 조성사업 협약식에서 발 표된 정보에 따르면 양곡부두와 양곡터미
널이 준공되기까지 소요되는 공사기간은 약 36개월이 걸리며 이기간 내 고용 인력은 시공사 인력과 감리 인력 등을 합해 약 8000명의 인력이 투입된다. 또한 준공 후 운영 인력은 터미널 운영 및 협력업체, 사료 공장 이전 등으로 약 400여 명의 인력이 투 입됨에 따라 지역 내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 대된다. <본지 1543호, ‘석문지구 양곡터미 널 개발 업무협약 체결’ 기사 참조>
선광 관계자는 “채용 인력은 아무래도 숙 식이나 거리의 문제로 지역 내에서 채용하 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양곡터미널이 들어서면서 연관 업 체가 양곡터미널 근처로 이전할 계획에 있 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인구 유입이나 이동이 많아지며 인천이나 군산처럼 당진항과 석문산단 주변에 상업 시설과 기반 시설이 확충되고 당진 경제 전 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 다.
당진 양곡부두의 숙제
하지만 당진 양곡부두가 인천‧군산‧평택 보다 선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풀 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양곡부두에서 선 박을 통해 곡물이 들어오고 양곡터미널에 저장된 곡물이 전국으로 유통되기 위해 도
로‧철도의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특히 제2서해대교 건설은 양곡터미널 조성과 연 관이 깊다. 그러나 현재 제2서해대교는 국 비 사업인 해저터널 건설과 민자 사업인 당 진~화성 간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석문산업단지의 용도 제 한에 있다. 석문산단 조성 시 LH는 산단의 개발 취지를 금속, 전자, 제조 코드 등으로 제한했다. 선광 관계자는 “터미널 조성으로 물류 연관 기업이 공단에 들어오려 해도 코 드가 맞지 않아 들어올 곳이 없다”며 “군산 이나 인천은 산단 자체가 종합코드였기에 (물류와 관련된 기업이 들어오는데) 제한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당진시 항만수산과 관계자는 “아직 산단 코드에 대해 LH와 이야기 나눈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인천과 군산을 통해 본 당진의 곡물 물류의 미래
전 세계적으로 곡물 자원의 중요성이 날 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도 안정적 인 식량 수급을 위한 물류 혁신이 필요한 시 점이다. 인천과 군산이 양곡부두를 통해 경 제적 발전을 이뤘듯이, 당진 또한 이를 계기 로 지역 경제를 도약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선광이 주도하는 당진항 양곡터미 널 조성 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당진은 새로운 국가 곡물 물류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곡부두 Q&A] 이기찬 ㈜선광 부사장

Q. 양곡부두에서 양곡터미널의 사이로로 컨베이어 벨트 이동 시 곡물에서 나오는 먼 지 등이 많을 것이라는 일부 우려에 대해 설 명해달라
A. 양곡부두 조성 시 돌핀부두라고 약 1.5Km 떨어진 해상에 배가 접안한 다. 접안이란 배를 부두에 세운다는 말 이다. 그곳에서부터 이어진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곡물이 각 사이로로 저장 된다. 바다는 바람도 많이 불고 물도 있 는 곳인데 먼지가 날릴 만큼 사방이 뚫 려있지 않다. 저장창고로 안전하게 이 동될 수 있도록 튜브형식의 벨트로 옮 겨진다. 그렇기에 먼지 등이 날릴 염려 는 없다.
Q. 한때 양곡부두가 들어서면 수입된 곡물 속에 붉은 개미 등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 종이 유입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나와 지역 사회의 우려가 크다.
A. 나도 그 기사를 접했다. 그러나 사 실이 아니다. 사실 그런 외래종이 들어 올 수 있는 것은 양곡부두가 아닌 컨테 이너 부두다. 컨테이너는 위생적이라 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물건을 싸서
들어오는 박 스와 다름없 다. 그렇기에 어느 지역에 서 어떤 물건 을 싣느냐에 따라 간혹 그 런 경우가 있
다. 그러나 양곡부두에 들어오는 선박 자체는 오로지 해당 곡물만 싣고 들어 오며 양곡부두부터 양곡터미널까지 자 동화로 밀폐돼 운송하기에 그럴 염려가 없다. 지금껏 양곡부두에서 그런 일은 있었던 적이 없었다.
Q. 당진시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 당진항의 가능성을 보고 당진을 택했다. 사실 양곡터미널 사업은 30년 동안 수익을 볼 수 없는 저장 사업이다. 그러나 미래세대를 위해 당진에 과감히 전부 투자했다. 그동안 선광은 인천과 군산에 장학 사업, 지역 상생 등 지역주 민들과 마찰 없이 소통하며 잘 지내왔 다. 당진에서도 지역과 주민들과 상생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