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고향이 달랐던 친구들 ‘귀농’

지난달 당진시 최초 4H연합회 여성 회장으로 새로 취임한 제60대 문소영 회장은 2020년 대학동기와 직장 생활하며 만난 또래 친구와 함께 합덕으로 귀농해 터를 잡았다.

이들은 각자 고향도 달랐다. 문소영 회장은 집안 대대로 인천에 토박이고, 한 명은 서울, 또 다른 한 명은 울산이다.

고향이 다른 친구 세 명이 귀농하기로 결심한데는 서로가 합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음속으로 5년안에는 귀농해서 농사를 짓고 싶다는 생각을 해오던 차에 친구들도 귀농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바로 실행에 옮긴 것이다. 이렇게 뜻을 모은 이들은 귀농대상지로 수도권과 인접 평택 등지가 후보지였으나 높은 지가로 인해 당진을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지역을 먼저 정하기보다는 어떤 작물을 할 것인지, 또 판매 방식은 어떻게 할 것 인지를 먼저 정했습니다. 가진 예산이 한정적이다 보니, 처음에는 작은 규모로, 직거래 방식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수도권과 인접하고 교통이 편리한 지역을 고민하게 됐어요.”

문소영 회장은 그 최종 마지노선이 당진이 었다고 전했다. 합덕에 자리 잡고 작은 시설하우스에서 화훼농업을 시작한 것이 지금은 시설하우스 12동에 총 1450여평, 노지 1200여평 규모로 확장됐다.

무한 경쟁 벗어나 농업에 대한 확신

귀농을 결심하면서 관련 자료들과 정책들을 알아봤다. 다른 정책들은 ‘설마 있겠어’하는 정책들도 다 있었지만, 청년농업인들을 위한 정책들은 ‘이런 정책은 있겠지’하는 정책도 없었다고. 그렇기에 오히려 농업이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다. 또 하나는 망하지 않는 사업이 바로 농업이었다.

“기후위기 시대에 최대 보루는 바로 농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확신 속에 각자가 가진 전공을 살려 스마트팜 농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네덜란드의 경우 화훼농업이 자동화 되어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로 하고 있죠.”

도시에서의 삶은 10만대 1, 2만8000대 1의삶이었지만, 지자체의 정책자금 경쟁률은 3대 1이나 2대 1로 부담감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합덕에 귀농하면서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도 드리고, 마을의 집집들을 찾아다녔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마을 주민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고, 시골 텃세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게 지냈단다.

“모르는 4H 회원들에게 도움 받아”

“귀농 상담을 받으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에게 시골에서 농업에 종사하려면 4H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며 가입을 권유받았어요. 사실 4H가 뭐하는 단체인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지 모르고 가입하면 도움이될 거란 말에 무턱대고 가입했죠.”

합덕으로 귀농하고 1년차 되던 해에 수해를 입었다. 시설하우스는 물론 곳곳이 침수돼 망연자실하던 중 낯선 이들이 방문해 시설복구를 도왔다. 바로 4H 임원들과 회원들이었다고.

“4H에 가입하고 실제 만난 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수해를 입었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와 피해 복구를 도와주셨어요. 그렇게 인연이 되어 저와 친구들도 4H 활동에 적극 참여하게 됐죠. 4H를 통해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비슷한 또래에 후계농도 있고, 귀농한 회원들도 있고, 각자 작목들이 다르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게 됐습니다.”

당진 4H 사상 처음 여성 회장

4H 회원으로 가입한지 5년여 만에 부회장에 이어 연합회장으로 나서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화훼 농사가 어느 정도 안정화에 다다랐고, 사업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시기에 4H 연합회에 시간을 쏟는 것이 부담이 됐다.

“저에게는 4H가 너무나 고마운 단체입니다. 그렇기에 열심히 활동도 하고 부회장까지 맡았지만, 앞으로 적극 나서기에는 사실부담이 컸어요. 주변에서 많은 권유가 있었지만 직전까지 고민했어요. 저 자신도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 했구요.”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단체가 서로 좋은 영향력을 주고 받으며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단체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연합회장에 나서게 됐다.

문소영 회장은 “개인의 욕심보다, 우리가함께 힘을 모아 공동의 목표를 향해 힘을 모을 수 있는 단체로서 단합하고, 내실을 다지고자 한다”며 “개인의 목소리는 작지만 뜻을 모은 단체의 목소리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기에 청년농업인은 4H가 아니라청년 농업인을 대표하는 단체가 4H라는 것을 알리고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좋은 것은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워

“처음에 화훼를 선택하고 남들이 하지 않는 꽃을 선택했을 때 ‘주변에서 하지 말아라’, ‘망할 것이다’라는 말을 만번은 들은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소리 듣고도 버티면 잘 될거란 생각이 들었죠. 더욱이 저희는 농업을 전공하지도, 잘 알지도 못하기에 정해진 방식이나 룰이 없어 보다 더 사고의 유연함이 더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지역의 소비 패턴을 익히고, 꽃을 다양하게 키워 소매가 아닌 도매를 위주로 전략을바꿨다.

문 소영 회장은 “지역 내 많은 꽃집 사장님들이 찾아 주신다. 당진뿐만 아니라 인근 서산, 태안, 예산, 아산, 천안을 비롯해 심지어 서울에서도 찾아주신다”며 “꽃집을 위한 꽃집이라는 소비시장의 니즈가 잘 통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양재동 등 도매시장에서 꽃을 공급받아 오지만 충청권에서 도매를 하는 곳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희의 슬로건은 ‘좋은 것은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입니다. 기존의 좋은 방식은 배우면서도, 도태되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빠르게 변화해 나갈 수 있는 유연함이 농업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은 늘 실패의 위험부담이 크지만, 실패하더라도 응원하며 끝까지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