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안와도 걱정, 와도 걱정입니다”

부지런한 ‘행정 농사꾼’

이철환 / 충남도 농림수산국장

이철환 도 농림수산국장의 첫 마디는 날씨 걱정이었다. 창문밖으로 잔뜩 찌푸린 하늘이 보였다. 농정국 업무를 맡은 지 7개월만에 농사꾼의 기준으로 날씨의 득실을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 이날의 대면을 내내 흡족하게 했다.

“아직까진 비가 적당히 내려줘서 전체적으로 농작물의 생육상황이 좋은 편입니다. 농민들의 적기 방제로 병충해 발생도 비교적 적습니다. 아직까진 안심입니다.”

올해의 농작물 작황에 대해 그는 “아직까진 안심”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추수가 끝나고 농민들의 유통·판매가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말이었다. 실제 그는 풍년 농사를 지어놓고도 농민들이 땅을 치게했던 사례를 떠올렸다.

“상반기 방울토마토, 수박, 마늘 등 농산물 가격이 생산순익 분기점 이하여서 농민소득에 전혀 기여하지 못했습니다. 올들어 제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농산물 가격폭락의 원인과 관련 “늘어난 수입농산물이 주원인이기는 하지만 생산농가의 과잉재배도 한몫했다”며 “함께 돌이켜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농림수산국 업무를 맡자마자 구제역과 100여일을 싸웠죠. 봄가뭄에다 산불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올해 농민들과 관련, 예년에 없던 대형 악재들이 끊이지 않았었다.

“그나마 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농민들의 주인의식 때문입니다. 갈수록 농민들의 주인의식이 필요합니다. 공무원 수가 크게 줄었는데 농민들의 요구는 늘어나고 있쟎아요. 자발적인 농민참여와 도움이 없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태반입니다.”

내친 김에 정부여당이 내년부터 면세유 등 농업관련 세제감면을 크게 줄이려 하고 있는 움직임과 관련한 도의 입장과 대응책에 관해 물어보았다.

“현재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농민들의 세금부담액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가 2차 농어촌 구조조정사업으로 2004년까지 충남도에 5조원을 투자하려 하기 때문에 상쇄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면세유 혜택은 지속적으로 해줘야 한다고 보고 이를 도차원에서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진부군수로 있던 때를 언급하자 “한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일하며 많은 보람을 느꼈지만 군수께서 계획한 일들을 끝까지 조력하지 못하고 떠나온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리를 대신해 도정업무중 보람있었던 일에 대해 물었다.

“이원화돼 있던 축산관련 조직을 통합, 일원화(가축위생연구소과 종축장) 시킨 것입니다. 또 주요농정에 대해 심사할 수 있도록 농정평가계를 발족시키고 친환경농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환경농업계를 만든 것도 보람중 하나입니다.”

언제나처럼 아침 일찍 출근(7시30분)해 가장 늦게 퇴근하고 토·일요일 없이 일하는 그의 일과에서 반농사꾼의 면모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