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가 서부내륙고속도로 개통 이후 지역 산업 기반과 교통 주도권에서 이중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평택 에서 부여까지 총 94.3km에 달하는 서부내 륙고속도로 1단계 구간이 개통되면서, 수도 권과 충남 내륙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축 이 형성됐다. 그러나 이 노선이 당진을 경유 하지 않음에 따라, 당진시는 교통망 중심에 서 멀어졌고, 산업단지 입지 경쟁에서도 타 지역에 비해 열세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제2서 해대교 건설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2서해대교는 무산되나

서부내륙고속도로 개통의 가장 직접적 인 파급효과는 제2서해대교 건설 필요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제2서해대교는 석문면과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을 연결하 는 7km 구간의 해상 교량으로, 수도권-충 남권 물류 축을 강화할 핵심 기반 시설로 수 년간 추진돼 왔다. 그러나 이번 고속도로 개 통으로 수도권에서 아산·예산·부여까지 빠 르게 연결되는 대체 축이 마련되면서, 제2 서해대교의 ‘대안 노선’ 기능이 겹친다는 시 각이 정부 내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이미 교통 혼잡 분산 논리에서 고속도로 가 일정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될 경우, 제2서해대교는 국가재정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제2서해대교 국비 건설을 주장하고 추진하고 있는 어기구 의원은 “제2서해 대교는 지역 균형발전은 물론 당진항과 서해안 물류망을 연결하는 산업 인프라의 핵 심”이라며 “서부내륙고속도로가 이를 대체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도 대통령 후보 공약사항으로 이미 올렸으며 반드시 건설되도록 노력하겠다” 고 전했다.

산업단지 연결도 ‘비켜간 길’

서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더 큰 문제는 고속도로가 지역 산업단지를 효과적으로 연결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재 개 통된 구간은 평택-예산-청양-부여를 관통 하지만, 당진의 송산산단, 합덕인더스파크, 석문국가산단 등과는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물류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업 들이 고속도로와 바로 연결되는 아산스마 트밸리, 예산신양산단, 추진 중인 홍성국가 산단 등 인접 지역으로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문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한 기업은 “우리는 제품을 평택항까지 보내는 데만도 1시간 넘게 걸린다. 이번 고속도로가 당진 산단을 지나지 않는 것은 명백한 물류 소외”라며 “새로운 기업들도 당진은 우회해야 하니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립되는 당진 교통축

교통 중심축의 변화도 당진시의 장기 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당진은 서해안고속도로, 당진항, 국도 32 호선을 기반으로 서해안의 산업·물류 요충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서부내륙고속도 로는 수도권과 호남권을 내륙을 통해 곧바로 연결하며, 교통 중심축을 동쪽으로 당기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서해안 축은 ‘노후 산업지대’로, 내륙축은 ‘신산업 유치지대’로 재편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그러나 오성환 시장은 “당진은 항만이 있기에 기업들이 찾는 곳”이라며 “내륙에 있는 산단들과는 또 다른 면에서 입지 조건이 훌륭하고 여전히 기업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기에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당진시, 적극적 재정비 나서야”

당진시와 정치권은 지역 SOC 재정비와 정부 협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당진시는 제2서해대교의 조속한 국가계획 반영과 함께, 산업단지~IC 간 연결도로 보강, 간선망 확충 등을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동시에 기업 유치를 위해 세제 지원 및 산 업용지 추가 확보 방안도 검토 중이다.

어기구 의원은 “서부내륙고속도로는 국가 단위 사업이지만, 그 영향은 지역간 불 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당진만의 대안 노선을 확보하는데 시급히 나서야 한다” 고 말했다. 아울러 “행정에서도 입주한 기업과 앞으로 입주할 기업들을 위해 빠른 인허가, 보조금 등 지원책을 확대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