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충청권의 표심이 민심의 풍향계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충청권에서 과반 득표에는 미치지 않았지만, 충청권에서 이긴 후보가 승리한다는 공식을 재확인시켰다.
이재명 후보는 충청 지역에서 전국 평균 득표율(49.42%)와 유사한 득표(대전 48.50%, 충남 47.68%, 충북 47.47%, 세종 55%)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전체 득표율 41.15%, 대전 40.58%, 충남 43.26%, 충북 43.22%, 세종 33.21%)를 따돌렸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대전 9.76%, 충남 8%, 충북 8.22%로 전국 평균 득표율(8.34%)과 유사하게 득표했다.
이번 선거에서 충남은 천안, 아산, 당진, 서산 등 서북부 지역과 논산,계룡에서 이 후보의 승리를 견인했다. 대전과 세종은 전 지역에서, 충북은 청주와 진천, 음성, 증평에서 이 후보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19대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전체 41.1%로 당선 당시 충청권(대전 42.90%, 충남과 충북 각각 38.60% )에서 얻은 득표율보다는 높지만 20대 대선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충청권 득표율( 대전 49.56%, 충남 51.08%, 충북 50.67%)보다는 낮다.
<충남 천안, 아산, 당진, 서산, 논산,계룡에서 이 후보 승리 견인>
이재명 후보가 충청권에서 과반 득표를 달성한 배경에는 계엄과 탄핵에 따른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 과정에서도 유권자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여 간 누적된 독단적 정부 운영에 대한 피로감과 고물가, 부동산 불안정 등 민생 경제 문제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또한 충청권의 전통적인 야당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중도층과 무당층 일부를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기 극복 능력과 실용주의를 강조하며 중도층을 흡수하려 했던 전략이 충청권 유권자들에게 통했다는 분석이다.
충청권에 특화된 지역 균형 발전, 광역 교통망 확충, 첨단 산업 유치 등 구체적인 맞춤형 공약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대전 정책 공약으로 '과학 수도'를 내걸고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한 AI, 양자컴퓨팅 등 첨단 과학기술 투자 확대 및 K-배터리 삼각 벨트 조성을 제시했다. 충남은 석탄 화력 발전소 폐쇄 및 재생에너지 중심 산업으로의 신속한 전환을 통한 기후 위기 대응과 지역 경제 재편, 서해안권 발전 등을 내걸었다. 충북은 '미래 성장 산업 육성' 비전을 위한 청주공항 활성화, 2차전지·반도체·바이오 산업 등 첨단 산업 육성을 통한 중부권 경제의 핵심 거점 등을 제시했다. 세종은 '행정수도 완성'으로 표심을 모았다.
반면 김문수 후보의 경우 막판 지지층 결집 양상을 보였지만 중도층을 흡수하는데 역부족인 흐름을 보였다. 김 후보가 충청권에서 얻은 득표율은 선거 운동 기간의 여론조사 지지율보다는 높지만 흐름을 변화시키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정권 심판론'- '민생' 통했다>
이준석 후보는 대형 양당 구도 속에서 충청권에서 얻은 8%대의 득표율로 제3지대 후보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거대 양당 정치에 대한 피로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후보는 특정 세대와 성별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등 성별 갈등을 부추겨 표를 얻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분열 정치'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은 이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이다.
권영국 민주노동당의 후보의 득표율은 낮지만, 한국 진보 정치의 현실적 한계와 동시에 진보적 가치와 의제를 대변했다는 점이 눈에 띸다. 거대 양당의 견고한 벽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전략, 대중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정책 개발, 리더십 발굴 등의 숙제를 남겼다.
21대 대선 결과는 충청권이 특정 진영에 고착되지 않고, 각 후보의 시대정신에 따라 유연하게 표심을 변화시키는 '민심의 풍향계'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충남지역언론연합 심규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