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는 33년 동안 한국농어촌공사에 근무하면서 변화무쌍한 일기를 벗 삼아 현장에서 장마, 홍수, 가뭄 등과 늘 함께했다. 특히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최적의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끊임없이 조사 연구하고 몸소 실천하며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삶을 산 증인이다.
당진시 14개 읍면동은 극심한 가뭄이 닥치더라도 풍부한 수자원에 수리 시설물이 잘 정비되어 있어서 크게 걱정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상 기후 및 극한 호우 등으로 인해 기존 건설된 치수시설의 설계빈도를 초과하는 호우 시에는 지난 2009년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장(1급)으로 정년퇴임 한 후 무려 16년이 지난 지금도 관내 침수피해 상황지도 전체가 머릿속에 선명히 그려질 정도로 이 분야에 관한 한 전문가라고 자부하고 있다.
제방의 붕괴 원인은 월류·침식, 파이핑, 제방 자체의 불안정 및 하천 구조물에 의한 붕괴, 치수시설의 설계빈도 초과 등이 있는데 이 중 주된 원인은 월류다. 필자는 지난 2000년 7월, 전라북도 익산지사 금마 지소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이상 기후 및 극한 호우에 의한 피해가 염려되어 관내에 있는 금마저수지의 저수량을 50% 이하로 사전 배제하도록 조치했다. 갓 부임한 필자의 이런 조치에 대하여 수로 감시원 등 농업인이나 조직 내외로부터 집단민원제기 등 예상 밖으로 반발이 심했다. 심지어 상급자마저 징계를 거론하며 저수량을 50% 이하로 배제하지 못하도록 특별지시까지 했던 경우지만, 이 당시 필자로서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기어이 저수지의 저수량을 절반 이하로 배제했다, 공교롭게도 그날 오후 저녁 무렵부터 시작하여 밤사이에 시우량 47mm~50mm 폭우가 계속 쏟아졌다. 새벽에 저수지를 가보니 제당의 석축을 넘어 50cm 흙으로 되어 있는 제방 꼭대기로부터 20cm만 남겨 놓은 상태로 수위가 올라갔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위 금마저수지가 필자의 판단대로 사전 방류로 저수지 수위를 대폭 낮추어서 비워두지 않았다면 월류로 인한 제방이 붕괴가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저수지 제방 바로 아래 숱한 음식점이며, 금마면 시가지 등 일대가 전부 다 수몰될 수밖에 없어서 숱한 인명사고에다가 엄청난 규모의 재산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아찔한 순간을 25년도 더 지난 지금도 방금 일어난 일같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이 당시의 필자가 처절하게 체험한 극한 호우에 대한 불안이나 두려움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아산지사장으로 근무할 때는 아산시장에게 신도시개발에만 전념할 것이 아니라 아산시민들의 휴게공간을 위하여 대대적인 신정저수지 주변 개발을 권했던 것이 시발이 되어 지금은 타 지방자치단체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신정호수공원이 됐다. 최근에는 충청남도 제1호 지방 정원으로 지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진지사장으로 재직 시에는 서산시 고풍저수지의 퇴수를 보를 막아 농사짓는 행정리 일원 농업인과 지하수로 농사를 짓는 정미면, 고대면 일대 천수답 농업인 대표자 11명이 필자를 찾아와 애로사항을 토로할 때, 그 자리에서 머릿속에서 해결방법이 선명히 그려져서 당진지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 지역 국회의원님을 모시고 농림수산부장차관 및 기획재정부를 방문하여 산동지구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그 이후 304억 원 규모의 산동지구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러한 다채롭고 다양한 조사 연구 및 실전 경험에 비추어 보아 당진시 도심 상습적인 침수피해 예방을 위한 항구적인 대책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로 석문호 유역(역천·당진천·시곡천) 종합치수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담수호 또는 각 하천에 대한 개별적이며 산발적인 정비계획으로는 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석문호 유역 침수 원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상·하류가 연계된 종합적인 치수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상류 대책 (하천 정비, 도시배수개선 등), 하류 대책 (배수갑문 확장, 준설 등)을 종합적으로 수립하고 그 결과에 따른 규모가 있는 체계적인 사업추진이 필요하다. 둘째, 이상 기후 및 극한 호우 시 홍수량을 일시 저장할 수 있는 저류시설을 반드시 추진하여야 한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호수공원 조성계획을 과감하게 철회하고, 기존 공공용지 협의 방식으로 수용한 토지를 수해방지 용도를 겸한 공익사업 변환을 통하여 평상시에는 야구장 등 주민 생활 공간 시설로 활용하다가 홍수 발생 시에는 당진하천의 치수 능력을 배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같은 맥락으로 당진천과 시곡천을 연결하는 지하 터널을 구축하여 평소에는 차량 통행로로 활용하다가 극한 강우로 인한 홍수 시에는 당진시 도심으로 유입되는 수량을 차단하여 이를 배제하는 저류시설 기능과 우회 배수로로 이용하는 방안 등을 과감하게 추진한다면 시민들이 평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판단에 따라서 당진시의 용기가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