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교육지원청이 지난 4일 용연유치원 대표자 회의를 열고 지난 12일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오히려 학부모의 분노가 폭발하는 계기가 됐다. 용연유치원 학부모들은 설명회에서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교육청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불신을 드러내면서 교육청의 미흡한 대응을 비판했다.
지난 7월 용연유치원이 수해로 방학돌봄과 2학기 수업을 혜성초등학교 유휴교실에서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두 달이 지나도 복구가 제대로 이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용연유치원의 ‘폐원설’이 확산됐다. <관련기사 1570호 “복구냐, 폐원이냐” 용연유치원 여전히 안갯속>
이로 인해 학부모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교육청에서 일방적인 행정 조치를 취하자 용연유치원은 물론 내년 용연유치원 원아가 배치될 것으로 발표된혜성유치원 학부모가 설명회에 참석하면서 갈등이 더욱 커졌다.

교육청 “복구 어렵다”
용연유 “교육청 신뢰 어려워”
교육청은 설명회에서 원아들의 안전을 이유로 “용연유치원 복구는 불가능하다”고 밝히며, 대안으로 혜성유치원에 3학급을 증설해 내년과 내후년에 원아 50명을 한시적으로 수용하고, 2029년 3월을 목표로 공립 단설유치원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처음엔 용연유치원 복구를 전제로 설명해놓고 이제와서 입장을 뒤집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학부모는 “7월 수해 직후 열린 설명회에서 ‘유치원을 복구하겠다’는 말을 믿고 기다렸는데, 두 달이 지나서야 복구가 어렵다고 한다”며 “처음부터 복구가 어렵다고 설명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교육청이 ‘두 달 안에 수리해서 용연유치원으로 들여보내주겠다’는 식으로 항상 이야기를 해왔으면서 지금 이런 자리는 통보식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교육청이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혜성유 과밀 우려…
교육청의 “설득” 거짓 반발
이 과정에서 정은영 교육장이 “(교육청을)못 믿겠다고 말했는데, 다음주에 공문으로 발송할 것이고 혜성유치원 원장에게 말했다. 혜성유치원이라고 ‘아, 그러세요’하고 얼른 받으시겠냐. 얼마나 설득하고 상황을 말하며 아이들을 위해 뛰는지 모른다”, “또 혜성유치원 학부모는 가만히 있는줄 아시냐. ‘우리가 왜 (용연유 원아를) 받느냐’며 서명하고 들고 일어난다고 그런다. 그런데 저희가 다 설득하고 있다.”, “혜성유치원 학부모들이 이곳(용연유치원 대상 학부모 설명회)에 들어오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그런데 저희가 따로 설명회를 하려고 안된다고 막았다”와 같은 이야기를 하자 혜성유치원 학부모들이 즉각 반발하며 갈등이 커졌다.
용연유치원 학부모 설명회에 참석한 혜성유치원 학부모 대표는 “(혜성유 학부모를) 설득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혜성유치원 학부모를 차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교실이 부족해 원아들이 놀이 공간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용연유와 혜성유의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반대 뜻을 밝혔다.
이후 당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혜성유치원 운영위원회의 입장이 올라왔다. 혜성유치원 운영위원회는 “혜성유치원만이 대안이 아니다. 여유 있는 유치원이 있는데도 굳이 과밀 상태인 혜성유치원에 몰아넣는 것은 양쪽 모두에게 최선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지난 17일 혜성유치원 비상대책위원회는 △학부모·시민과 충분한 설명 없는 행정 중단 △공청회 개최 및 공론화 과정 보장 △투명하고 공개적인 의사결정 과정 마련 등을 요구했다.
교육청 학부모 반발 예상 못 해…수용 가능
정은영 교육장은 “안전을 고려해 용연유치원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 반발에 대해서는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다”며 “교육청에서는 노력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이 교육청을 지나치게 적대적으로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혜성유치원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혜성유치원을 실사한 결과, 원아들을 수용 가능한 공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백승수 당진교육지원청 행정팀장도 “행정 편의만 따졌다면 단순히 용연유치원 리모델링으로 해결했을 것”이라며 “(복구 불가는)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일 학부모대표자회의에서 ‘일주일 내 답변을 주겠다’고 했고, 도교육감 보고 당일 설명회를 열었다”고 덧붙였다.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 몫
이와 관련해 강희연 (사)참교육학부모회 당진지회 지회장은 “교육청이 학부모와의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해 갈등을 키웠다. 학부모들의 반응을 고려하지 못했다”며 “설명회의 경우도 용연유치원과 혜성유치원 학부모를 동시에 불러 협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 갈등이 증폭됐다. 결국 피해는 아이들과 학부모만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용연유치원과 혜성유치원 학부모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이 논의되고 있지만, 갈등의 매듭이 풀릴지는 불투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