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연 당진시의회 의원
조상연 당진시의회 의원

지난 7월, 당진에 쏟아진 기록적인 집중호우는 용연유치원과 유아체험교육센터에 뼈아픈 상흔을 남겼습니다. 교실 내부 1미터까지 밀려든 빗물과 토사는 단순한 시설 피해를 넘어, 원생들의 안전과 교육 환경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이였습니다. 당진교육청은 즉각 여름방학을 조기 실시하고, 임시방편으로 혜성초등학교 5층 교실을 활용하는 등 발 빠른 대처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유치원의 낮은 지반과 상습 침수라는 구조적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고, 충남도교육청 관계자와 지역 도의원은 “복구가 힘들면 원아 재배치를 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목소리를 냈습니다. 특히 홍기후 도의원은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 어려운 만큼, 유치원을 복구할지 이전할지 교육청이 판단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교육청은 결국 “용연유치원 복구는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리고, 혜성유치원에 3학급을 증설해 원아들을 한시적으로 수용하고 2029년 공립 단설유치원을 설립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교육청의 일방적인 통보는 용연유치원 학부모들의 신뢰를 무너뜨렸고, 대안으로 지목된 혜성유치원 학부모들 역시 “이미 교실이 부족하다”며 통합에 반대하면서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특히 혜성유치원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공청회 개최와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요구하며 행정 중단을 촉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당진교육장과 혜성유치원 학부모 간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갈등 해결을 위한 진통의 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혜성유치원 학부모들은 교육장의 사과와 협의를 통한 해결을 약속받았고, ‘협의체’가 구성되어 본격적인 논의의 장이 마련되었습니다.

협의체가 보여준 ‘상생의 지혜’

협의체는 우리는 협의안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 회의는 공개된다. 일사부재의 원칙을 준수한다. 용연유치원은 휴원을 하는 것이다. 라는 회의 진행 원칙 설정하였습니다.

‘혜성유치원 정원 156명 준수’라는 원칙을 세우고, ‘용연유치원 원아들을 보호자들이 원하는 유치원으로 배치’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집중했습니다. 민간어린이집 임대나 분산 배치 등 현실적으로 어려운 대안들을 과감히 포기하고, 가장 첨예했던 혜성유치원 증원 문제에 집중했습니다.

도교육청은 10월 2일까지 용연유치원 보호자들이 전원을 원하는 유치원을 확정하면 재학생과 특수교육대상자 그리고 법정 저소득층을 제외하고 원아 재배치를 우선순위로 반영한다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또 갈등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양측 유치원에서 sns대응을 자제하고 기 공식적인 입장문등을 삭제하면서 협의체는 구성원간 신뢰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9월 29일, 4차 회의에서 극적인 최종 합의가 도출되었습니다.

혜성유치원은 용연유치원 희망 원아 12명을 수용하고 기존 정원 156명을 유지하며 2026년 3세반 원아 모집을 정상 진행합니다.

수청초병설과 기지유치원도 희망 원아를 모두 수용합니다.

기지유치원에 기존 용연유치원 통원버스 2대를 추가 배치합니다.

협의 결과, 예상외로 혜성유치원보다 기지유치원이나 수청초병설유치원을 선호하는 학부모가 많았습니다. 이는 여론과 혜성유치원의 상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학부모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용연유치원의 휴원으로 인한 재배치 문제 뿐만 아니라 타 유치원의 3세반원아의 모집도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모든 주체들 특히 예비 보호자들의 희망까지 고려된 의미 있는 결과입니다. 중요한 것은, 처음의 일방적인 통보와 갈등 상황을 넘어, 학부모와 교육청이 ‘협의체’라는 공식적인 틀 안에서 머리를 맞대고 아이들의 안전과 교육권을 최우선으로 하는 해법을 찾아냈다는 점입니다.

용연유치원 사태는 재난 복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의 경직성과 소통 부재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성숙한 시민 의식과 합리적인 협의 과정을 통해 갈등을 봉합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한 모범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당진교육은 한 단계 더 발전하고, 모든 교육주체들이 소통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재난은 아픔을 주었지만, 이 아픔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교훈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