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철강산업 재도약의 신호탄이 마침내 울렸다. 지난 11월 27일, 필자가 국회철강포럼 대표로서 발의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일명 K-스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 발의 후 불과 네 달 만의 신속한 처리였다.
여야 의원 106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했고 본회의에서도 압도적 찬성이 이어진 것은, 철강산업 위기에 대한 국가적 공감대가 그만큼 넓고 절박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성과지만, 개인적으로는 철강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당진 경제에 새로운 희망을 열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대한민국 산업의 기둥, 철강
철강은 ‘산업의 쌀’이다. 자동차·조선·가전·건설·기계 등 주력 제조업은 물론, 교량·항만·전력망·방위산업 등 국가 핵심 인프라 대부분이 철강을 기반으로 한다. 미래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반도체 장비, 이차전지, 로봇, 우주항공, 신재생에너지 설비까지 모두 고품질 철강 소재가 뒷받침되어야 경쟁력을 갖춘다.
대한민국은 조강 생산량 세계 6위, 철강재 수출 세계 3위의 철강 강국이다. 제조업 생산의 4.8%, 수출의 4.5%를 담당하며 전국적으로 43만 명이 철강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1인당 철강재 소비량도 세계 1위다. 철강이 흔들리면 제조업이 흔들리고, 제조업이 흔들리면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안보까지 위협받는다.

벼랑 끝에 선 K-철강… 지역경제도 직격탄
그러나 지금 K-철강산업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조강 생산량은 2018년 7246만 톤에서 지난해 6668만 톤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9.7%에서 2.1%까지 떨어졌다. 원료 가격 변동 없이 판매가격만 하락한 탓에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원인은 분명하다. △중국발 공급과잉 △미국·EU의 고율 관세 및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건설경기 침체 및 제조업 부진으로 인한 국내 수요 급감이다. 당진을 비롯해 철강이 지역경제의 핵심인 도시들은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철강산업 침체로 당진의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3년 전 대비 132%, 가동률은 14.2% 감소했고, 인력 축소와 공장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뿐만아니라 연관업종의 영업이익 43.7% 감소 지방 법인세가 91.2% 감소하며 지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여야 초당적 합의를 모아 K-스틸법 제정
이 같은 구조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월 국회철강포럼 주최로 「철강산업 지원 특별법 입법토론회」를 열었다. 정부·산업계·노동계·학계·현장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철강 경쟁력 회복과 저탄소 전환을 위한 종합 대안을 논의했다.
그 논의를 바탕으로 여야 의원 106명의 뜻을 모아 8월에 「K-스틸법」을 대표발의했다. 산업계와 노동계, 학계가 모두 환영했고, 여야 지도부도 초당적으로 필요성을 인정해 당론 법안으로 채택했다. 그 결과 11월 본회의에서 신속하고 압도적인 찬성으로 법안이 통과되며 대한민국 최초의 철강 독자 특별법이 탄생했다.
그 주요 내용은 △철강산업경쟁력 강화특별위원회 설치 △저탄소철강 기술 개발·도입 지원 △저탄소철강특구 지정 및 규제 특례 △전력·용수·수소 등 핵심 인프라 공급계획에 철강 수요 반영 △사업재편 지원 및 공정위 심사기준 단축 △전문 인력 육성 및 해외 우수인력 유치 지원 등이다.

K-철강 재도약을 위한 다음 과제들
이번 법 통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특히 당진의 현실을 고려하면 후속 조치가 절실하다. 철강산업 침체로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만큼, 국가가 조기에 개입해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산업위기 선제 대응지역 지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산업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후속 입법이 필요하다.
첫째, 철강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야 한다. 반도체 지원법인 「K-칩스법」처럼 철강 역시 전략산업으로 지정해 기술개발 투자, 산업 인프라 확충에 대한 세제 혜택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둘째, 전기요금 감면 등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도 필수적이다. 전력 비용은 철강 생산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국제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원재료의 무관세화를 확대해 국제 가격 변동 위험을 줄여야 한다.
셋째, 산업위기대응지역 선정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 지역 현실에 맞게 산업위기대응지역 선정 요건을 조정해, 국가 개입이 더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이뤄지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당진과 대한민국 철강의 미래를 위해 「K-스틸법」은 당진 경제와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첫 신호탄이다. 하지만 산업 구조를 바꾸고 미래 성장동력을 만드는 일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당진의 미래를 지키고 대한민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해 필자는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가겠다. 당진이 다시 도약하고, 대한민국 철강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