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철강산업이 총체적 위기에 빠져있다. 한보철강 사태에서 이미 경험했듯이 철강산업이 잘못되면 우리 당진은 큰타격을 받는다. 이에 지난 4일 국회철강포럼을 대표하여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 일명 「K-스틸법」 제정안을 4개월여 준비기간 끝에 여야 국회의원 106명과 함께 대표발의하였다. 1970년 「철강공업육성법」이 대한민국 산업화의 기틀을 세웠다면, 2025년 「K-스틸법」은 대한민국 철강산업과 위기에 빠진 우리 경제를 살리는 법안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제조업의 뿌리, 철강산업

철강은 흔히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자동차, 조선, 가전, 건설, 기계, 인프라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철강이 쓰인다. 방위산업부터 교량, 항만, 전력망까지 국가 기반시설 대부분 철강을 기초로 한다. 미래 첨단기술 패권경쟁에서도 철강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반도체, 이차전지, 우주항공, 로봇, 의료기기 등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이자, 탈탄소 시대를 이끌 신재생에너지 설비와 인프라 건설에도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철강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제조업 전체가 흔들리고, 첨단기술 경쟁에서 뒤처지며, 결국 국가 경제·안보까지 위태로워진다. 대한민국은 조강 생산량 세계 6위, 철강재 수출 세계 3위의 철강 강국이다. 제조업 생산의 4.8%, 수출의 4.5%를 차지하며, 당진·포항·광양·군산·인천 등지의 43만 명 이상이 종사한다. 1인당 철강재 소비량은 독보적인 세계 1위로, 우리 산업구조에 서 철강산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벼랑 끝에 선 K-철강산업

지금 우리 철강산업은 전례 없는 위기에 놓여 있다. 2018년 7246만 톤이던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 6668만 톤으로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9.7%에서 2.1%로 급락했다. 원료 가격은 큰 변동이 없는데 판매가격이 내려가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한 결과다.

세계적인 공급과잉, 보호무역주의 장벽, 강화되는 탄소 규제라는 삼중고가 원인이다. 특히 미국은 올해 2월 쿼터제로 운영하던 철강 관세를 25%로 올린 데 이어, 6월에는 50%로 두 배 인상하며 사실상 ‘수입 차단’을 선언했다. 유럽연합도 내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한다. 친환경 인증을 받지 못한 수입 철강재에 높은 탄소 비용이 부과돼 해외 수입산 제품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시장을 잠식하는 가운데, 건설 경기 침체와 제조업 둔화로 수요 자체가 줄었다. 건설업 발주가 급감하면서 일부 기업은 생산 설비를 멈추거나 감산했고, 결국 문을 닫는 곳도 나왔다.

여야 협치로 태어난 ‘K-스틸법’

이 절박한 상황을 돌파하고자 지난 4월 필자가 공동대표를 맡은 국회철강포럼 주최로 정부·산업계·학계가 함께하는 <철강산업 지원 특별법 국회 입법토론회>를 개최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법안을 준비했고, 지난 4일 여야 국회의원 106명의 공동발의를 모아 「K-스틸법」을 대표발의했다. 정파를 넘어 대한민국 산업과 경제의 미래를 지키자는 의지가 모인 결과이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다섯 가지다. 첫째, 철강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재정립하고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설치한다. 둘째, 수소환원제철 등 탈탄소 기술을 ‘녹색철강기술’로 지정해 보조금, 융자,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한다. 셋째, 녹색철강특구를 조성해 인허가 절차 간소화, 예타 면제, 기반시설 지원을 제공한다. 넷째, 불공정 무역에 대응해 원산지 규정을 강화하고 부적합 철강재 수입과 유통을 제한한다. 다섯째, 정부가 철강 수급 조절에 나서 산업재편과 수요 창출을 지원한다.

철강산업 재건에 나선 경쟁국들

일각에서는 이 법을 두고 ‘특정 산업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고 한다. 그러나 철강산업의 위기는 제조업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 약화와 경제 안보의 위기로 직결된다.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K-칩스법」을 제정했듯, 철강 역시 국가 핵심전략자산으로 접근해야 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경쟁국들은 이미 막대한 예산과 정책적지원을 투입해 자국 철강을 재건하고 있다. 미국은 철강 50%관세, 자국산 의무 사용, 탄소 포집·저장 기술(CCUS) 기술 지원을 확대 중이다. 유럽은 보조금 규제 완화, 세이프가드, 탄소장벽으로 수입을 제한한다. 일본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저렴한 전력 공급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K-철강산업 재도약의 골든타임

법안 발의 직후 철강산업협회, 전국금속노조, 산업계, 학계 등에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우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도 당론 법안 채택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야 국회의원이 106명이나 공동발의에 참여한 만큼 법안 통과의 공감대도 높은 상황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법안의 신속한 심사와 통과다. 필자는 공동발의에 참여한 의원들에게 각 상임위에서 속도감 있게 법안을 논의하고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법안의 실효성을 높이기위해 후속 입법과 예산 확보도 병행할 계획이다.

철강산업은 산업의 쌀이자 우리 제조업의 든든한 기둥이다. 이 기둥이 무너지면 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지역 경제와 일자리도 위협받는다. 철강산업의 미래를 지키는 일은 곧 대한민국의 미래와 우리 당진을 지키는 일이다. 지금이 마지막골든타임이다. 우리가 힘을 모으면 철강산업은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국민과 당진시민 여러분께 깊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