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천읍성 안에 자리한 그 미술관에서 이달 말까지 지역 작가들의 시선으로 채워진다. 당진을 대표하는 미술단체 학동인회가 제45회 정기전을 열고 회화·설치·입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특정 기법이나 형식보다 ‘사람’에 집중한다. 작가들은 각자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얼굴, 표정, 시선이라는 상징을 풀어내며 개인의 감정과 관계의 의미를 탐색한다. 작품들은 서로 다른 재료와 방식으로 제작됐지만, 전시장 안에서는 하나의 서사처럼 이어진다.

학동인회는 1980년대 초 지역 미술 기반이 거의 없던 시절에 출범해 40년 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단체다. 현재는 20명 안팎의 회원이 꾸준히 창작과 전시를 이어가며 당진 미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매년 열리는 정기전은 회원들에게는 작업의 성과를 점검하는 자리이자, 시민들에게는 지역 미술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특징은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이다. 전시장 입구에는 지역 중학생들이 참여한 대규모 설치 작업이 마련돼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학생들은 거울과 색채 도구를 활용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고, 관람객은 작품 앞에 서는 순간 자연스럽게 작업에 참여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감상과 참여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전시는 보다 열린 공간으로 확장된다.

회원 작가들의 설치 작업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개별 작품들이 한 공간에 집합돼 군집 형태로 구성되면서, 개인의 얼굴이 모여 사회의 풍경을 이루는 장면을 연출한다. 각각의 작품은 독립적이지만, 함께 놓였을 때는 관계와 공존이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제45회 학동인회 정기전은 이달 31일까지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에서 진행된다.

[미니인터뷰]

홍현경 학동인회 회장

“미술은 특별한 세계가 아닌 일상 가까운 언어”

“이번 전시의 주제는 나와너, 우리의 얼굴입니다. 작가들의 자화상, 사랑하는 이, 상처받은 나의 내면, 안식 등을 작품에 표현했습니다. 특히 학생들을 수업하며 그리게 한 감정 자화상은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던져줍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작업이 전시장에 놓이는 경험을 통해 예술을 특별한 세계가 아닌 일상 가까운 언어로 받아들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작가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전시뿐 아니라 시민이 예술을 접하고 소장할 수 있는 구조가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이번에 그런 기회를 갖고 싶었지만 주제가 얼굴이기에 조심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로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기획했던 대로 잘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시민과 예술이 만나는 접점을 넓혀가는 전시를 고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