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축협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당진시 송산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이 한창인 가운데 이달 초 해외여행을 다녀와 논란이 일고 있다.
축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진축협 김길만 조합장과 이사, 감사, 직원 등 10명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베트남으로 3박4일 친목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의 발단은 여행 시기다. 지난달 24일 당진시 송산면 무수리 양돈 농가에서 ASF가 확진돼 긴급 방역 체계를 가동하는 등 비상상황이었다.
당진시는 지난달 24일 의사환축판정 직후 중앙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긴급 소집해 초기 대응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긴급 살처분과 일시 이동제한 명령을 시행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국 모든 지역에 대한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조치했으며, 축산 농가는 가축 이동중지와 출하 제한 조치로 노심초사하는 상태였다.
조합원 “시기 부적절” 비판
이번 여행 소식을 접한 한 조합원은 “조합원들은 ASF 때문에 출하도 못 하고 이동도 못 하는 상황에서 임원들이 해외 관광을 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더욱이 축산 조합의 대표인 조합장이 이런 시기에 여행을 간 것은 도의적 책임 문제”라고 지적했다.
농장주 A씨는 “축산 농가는 ASF발생으로 현재까지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데 정작 축산 농가 보호에 앞장서야 할 축협 임직원들이 시름에 빠진 농가를 돌보지는 못할 망정 한가롭게 해외여행이나 다녀온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며 “축산 농가 보호에 뒷전인 임직원이라면 더 이상 존재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조합원 대부분은 임원진의 해외여행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직원들조차 여행 사실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조합장 “방역 완료 후 예정 일정”
이에 대해 김길만 조합장은 “이번 여행은 임원들이 거마비를 모아 지난 4월부터 예정된 친목 모임 일정이었고 취소하면 위약금 문제도 있었다”며 “ASF로 계획을 취소할 생각도 했으나 당진에서 추가 발생이 없어 일정대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김 조합장은 “11월 24일 ASF가 발생한 뒤 25일, 26일 예정된 축산업 종사자 교육을 취소하고 살처분과 방역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며 “12월 2일 출발 전에 이미 살처분이 끝났고, 5km 방역대 전수조사도 완료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김 조합장은 “출하 차량 역학조사도 끝났고 방역본부도 문제없다
고 판단했다. 출하도 이미 재개되기 시작한 상태였다”며 “당진축협은 ASF가 발생한 농장과 거래가 전혀없어 직접적 영향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조합장은 또 “여행에 참가한 임원들은 대부분 한우 농가로 양돈과는 직접 관련이 없었다”며 “모든 방역 조치가 완료되고 안전하다는 판단 아래 예정된 일정을 소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여행이 내년 2~3월경 치러질 축협 임원선거를 염두에 둔 목적성 여행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진축협은 이번 선거에서 이사와 감사를 새로 선출한다.이 같은 의혹에 대해 김 조합장은 “내년 임원선거를 앞두고 진행 된 선심성 해외여행이라는 비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 조합장은 “임원들끼리 경비를 모아 가는데 조합장 자격으로 같이 따라간 것”이라며 “ASF가 당진에서 발생했는데 축산인의 조직인 축협 조합장이 동행한 것에 대해서는 조합장으로서 깊게 생각하지 못한 점, 축산인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단체 여행은 단순한 친목 여행 일정이었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라며 “다시 한 번 조합장으로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