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LNG 생산기지 건설로 발생하는 대규모 준설토가 사실상 전량 평택으로 향하는 흐름이 굳어졌다. 당진은 5년 전부터 준설토 처리 대안으로 ‘항만친수시설 매립’을 추진했지만 절차와 시기를 놓치며 결과적으로 한 톨도 못 주겠다던 준설토를 한 삽도 받지 못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지난 6년 동안 시의회에서 준설토와 항만친수시설 문제를 직접적으로 접했던 윤명수 당진시의원은 “준설토 발생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고 행정뿐 아니라 의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면서도 “결정적 시점마다 시간과 절차를 놓친 것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준설토 처리 대안으로 추진됐던 ‘항만친수시설(12만 평 매립)’ 논의 과정을 설명하며 가스공사와 맺은 2021년 MOU와 2023년 MOU(99:1)를 이번 사안의 핵심 분기점으로 꼽았다.

“2021년은 절차를 밟았고, 2023년은 밟지 않았다”

윤 의원에 따르면 2021년 체결된 MOU는 공론화, 의회 의견 수렴, 법률 검토를 거친 뒤 진행된 절차였다. 반면 2023년 3월 전후 재체결된 99:1 협약은 법적 자문·의회 의견 수렴·공론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99:1은) 졸속이었다. 의회에 보고가 전혀 없었다고 본다”며 “그 결과가 지금 사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행정절차 최소 2년+호안 20개월”

윤 의원은 “준설토를 받으려면 공유수면 매립과 관련한 인허가 절차가 최소 2년 이상, 여기에 호안(시설) 축조가 20개월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합치면 “통상 3년 8개월이 걸린다”며 “2023년 3월 MOU 시점도 이미 늦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초기 준설토는 1년 동안 약 40만 루베가 나온다고 들었다”며 “그 물량은 포기하더라도 본격적으로 나올 때 받을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최대한 당겨야 했다”고 지적했다.

“자료는 ‘국회의원 사무실 경유’로 받아

윤 의원은 행정의 대응과 소통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그는 “투기 계획, 준설 물량, 초도 입항 같은 핵심 자료를 시에서 받기 어렵고 국회의원 사무실을 통해 별도로 요청해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까지 86만 루베가 나갔다는 자료를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결국 한 톨도 못 준다던 준설토가 이미 두 배가량 평택의 매립지로 향했다.

“오성환 시장, 사과와 플랜을 공개해야”

하지만 윤 의원은 “지금 물량을 되돌리긴 어렵다”면서도 항만친수시설 구상 자체를 “끝난 사업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다시 세울 수 있다”며 “가스공사 준설토는 받지 못하겠지만 항만친수시설은 당진항이 무역항으로 발전하려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처럼 준설토를 ‘한 삽도’ 못 받게 된 데 대한 시민 정서가 크다”며 “시장이 공식 사과와 함께 향후 추진 플랜을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Q&A] “준설토는 예고됐던 일…결정적 순간마다 시간과 절차를 놓쳤다”

Q. 준설토 문제의 출발점부터 설명해 달라

A. 평택 매립지 분쟁이 오래 있었고 LNG 5기지 유치로 준설토가 나온다는 건 이미 알려져 있었다. 처음에는 LNG 기지 인근에 신항부두 등을 매립하는 구상도 했지만 여건상 쉽지 않았고 대안으로 나온 게 항만친수시설이었다. 12만 평 매립은 쉽지 않아서 여러 경로로 추진해 왔다.

Q. 2021년 MOU와 2023년 MOU(99:1) 차이가 핵심이라고 했는데?

A. 2021년은 공론화, 의회 의견, 법적 검토를 거친 MOU라고 본다. 그런데 2023년 재체결은 법적 자문 검토나 의회 의견 수렴, 공론화가 전혀 없었다. 그게 가장 큰 문제다.

Q. ‘시간을 놓쳤다’는 말의 의미는?

A. 준설토를 받으려면 행정절차가 최소 2년 이상이고 호안(시설) 쌓는 데 20개월이라고 들었다. 합치면 3년 8개월이다. 2023년 3월에 체결해도 이미 물리적으로 맞추기 어려웠다.

Q. 그럼에도 ‘받을 수 있었다’는 주장도 했는데?

A. 초기 준설토는 1년 동안 40만 루베 정도 나온다고 들었다. 그 물량은 포기하더라도 이후 집중 구간에 받는 방식으로라도 추진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Q. 99:1 구조가 왜 문제라고 보나

A. 당시 의회는 법률 자문도 받고 관련 내용도 전달해 왔다. 1%만 가지면 당진 동의 없이 다 할 수 있다는 식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봤다.

Q. 행정이 상황을 ‘몰랐다’고 보는가?

A. 모를 수 없다고 본다. 행정은 오래 했고 변호사도 있고 법률 자문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의회와 소통이 끊기고 자료가 오지 않는 과정들이 있었다. 결국 결과는 이렇게 평택 발전에 도움이 되는 꼴만 됐다. 지난 어기구 국회의원의 말처럼 죽 쒀서 개 준 꼴이다.

Q. 자료 접근 문제를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A. 준설량, 투기 계획, 초도 입항 같은 자료를 시에서 받기 어려웠고 국회의원 사무실 통해 요청해 받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현재까지 이미 평택으로 86만 루베가 나갔다는 자료를 확인했다.

Q. 지금이라도 되돌릴 방법은 없나?

A. 공유수면 매립은 인허가만 최소 2년이고 호안도 시간이 필요하다. LNG 기지는 국가계획이라 초도 입항을 미루기 어렵다. 지금 시점에서 ‘이번 물량’을 받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항만친수시설이 무산됐다는 것에 매우 안타깝다. 항만친수시설은 수십조원의 가치가 있다고 당시 기대가 매우 컸다. 우선 조성을 하고 다른 용도로 쓸 수 없어도 10년 뒤 용도 변경이 가능해지면 부산이나 다른 지역처럼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나 호텔 등 유치할 수도 있는 땅이 또 생기는 것이다. 무엇보다 송악읍의 개발이 활발해졌을 텐데 매우 아쉽다.

Q. 책임은 어떻게 봐야 하나?

A. 의회도 자유롭지 않다. 다만 시장이 책임을 언급한 바가 있고 이번처럼 ‘한 삽도 못 받은’ 결과에 대해 우리 당진시민 정서가 큰 만큼 시장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항만친수시설을 포함한 향후 플랜을 시민에게 밝혀야 한다. 당진이 매립한 매립지도 대응을 빠르게 못해 평택에 빼았겼는데 한 톨도 주지 못 한다는 준설토마져 결국 평택으로 향하게 됐다. 당진시민들에게 결국 또다시 상처만 안겨준 것이 아닌가.

Q. 향후 의회 차원 대응은?

A. 우선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긴급 회의를 요청했고 의원들이 먼저 사안을 정확히 숙지한 뒤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봤다. 대응은 국회의원 사무실이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