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한 달여 남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진 청년들이 마주한 현실적인 고민과 정착의 현주소 를 취재했다.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은 거창한 랜드마크보다 일상의 이동권과 보육 환경 그 리고 실질적인 행정 문턱의 완화를 갈망하고 있었다. 청년들이 당진을 ‘잠시 머무는 곳’이 아 닌 ‘평생의 터전’으로 삼기 위해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지,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이번 선거의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당진은 청년들에게 기회의 땅인 동시에 고 립의 도시다. 당진 토박이부터 타지에서 이주 한 청년까지 공통적으로 당진의 성장 가능성 을 보고 정착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일상의 기본권 우선시해야”
당진 청년들이 느끼고 있는 가장 높은 벽은 단절된 교통망이다. 구급대원 최하늘 씨는 자 녀 등하교를 위해 ‘직접 운전’이 강제되는 현실 을 토로했고, 직장인 한기욱 씨는 승용차로 금 방 갈 외곽 지역도 대중교통으로는 한참이 걸 리기 때문에 시내‧외를 잇는 배차량 확대를 호 소했다.
직장인 이혜성 씨 또한 “당진종합병원이 지 역의 가장 큰 병원임에도 자차 없이는 접근이 어렵다"며 "왜목마을과 장고항 등 주요 관광지 조차 대중교통만으로는 찾아가기 힘들다”고 전했다. 특히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최종민 씨 는 좁고 굽은 도로망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호 수공원보다 시급한 건 막힌 길을 뚫는 것”이라 고 일침을 가했다. 이는 보여주기식 대형 사업보다 일상의 기본권을 우선시해달라는 청년 들의 절박한 목소리다.
출산율 1위 뒤에 숨은 원정 육아
당진시는 3년 연속 합계 출산율 전국 최상 위권을 기록하고 있지만, 화려한 수치 뒤에 가 려진 부모들의 일상은 고단하다. 가정주부 강 지유 씨와 최하늘 씨는 주말마다 이른바 ‘원정 육아’를 떠난다. 지역에 아이와 함께 즐길 시 설이나 프로그램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 다. 이들은 “주말은 매주 돌아오는데 당진에서 아이와 할 수 있는 건 한정적”이라며 “아이에 게 다양한 경험을 해주고 싶어 매번 수도권으 로 향한다”고 토로했다. 특히 강지유 씨는 “어플로 예약하지 않으면 현장 진료를 볼 수 있는 소아과가 많지 않아서 급할 때마다 항상 아산 으로 간다”며 부족한 아동 응급 의료 시스템 을 지적했다.
이러한 갈증은 비단 양육자만의 문제가 아 니다. 직장인 이예린 씨는 “당진은 돈 쓸 곳조 차 없다”며 일상적인 문화 향유 공간의 부재를 지적했다. 영화관과 문예의전당을 제외하면 선택지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는 단 순히 소비할 곳이 없다는 불평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할 문화적 다양성이 고갈됐다는 뜻 이다. 정착을 꿈꾸면서도 끝내 이탈을 고민하 게 만드는 결정적인 대목이다.
정책 vs. 현실
지자체가 내놓은 행정 정책이 현실과 충돌 하는 지점도 명확하다. 청년월세지원사업의 경우 중위소득 60%(약 144만 원) 이하라는 조 건 탓에, 최저임금을 받는 사회초년생은 혜택 에서 배제된다. 청년들은 “정책은 알차 보이지 만 내 손에는 닿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지급 방식도 문제다. 올해 신청 기간은 3월 부터 5월까지이지만 실제 지원금은 9월에서야 지급된다. 그사이 청년들은 월세 전액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이예린 씨는 “정책만 보고 당진행을 택한 지인이 까다로운 조건과 늦은 지급 방식 때문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기욱 씨 또한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했 지만 원가구의 소득기준 때문에 월세를 지원 받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청년 창업 지원 역시 현장의 갈증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최종민 씨 가 체감하는 지원은 ‘텀블러 할인 사업’이 전 부라고. 최종민 씨는 “창업 관련 정책이 있지 만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까다로워 그림의 떡 이나 다름없다”며 “소상공인이 지역에 뿌리내 릴 수 있는 현실적인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호 소했다.
농사지으러 당진으로
반면 당진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청년들 을 불러 모으는 마중물이 되기도 한다. 충주 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다 당진으로 거처를 옮긴 우지운 씨가 대표적이다. 우지운 씨는 지 리적 요건과 지원사업 규모를 보고 당진행을 택했다. 손현우 씨 또한 충남도의 청년농업 정책에 만족감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에게 당진은 ‘평생의 일터’다.


“체감형 정책 확대돼야”
청년들이 바라는 공약은 거창한 랜드마크가 아니다. 면접 정장을 빌려주던 소소한 배려나 소아응급환자 구급차 이송 지원 같은 체감형 정책의 확대다. 직장인 이다영 씨는 “면접 준비 시기에 정장대여 사업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이러한 청년 정책이 더 있으면 좋겠다” 고 언급했다. 마찬가지로 이예린 씨도 “청년나래센터 내 스터디 공간이 있어 좋았고, 이모티콘 만들기 같은 창업 클래스가 정말 알찼다” 며 같은 의견을 전했다. 더불어 최하늘 씨는 “당진시가 진행하는 ‘소아응급환자 구급차 이 송처치료지원사업’을 통해 사설구급차 비용을 아꼈다”며 “이에 더해 다자녀가정 종량제봉투 지원, 산후조리비 지원처럼 체감할 수 있는 출산 지원 정책이 더 생기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당진 청년들의 선택은?
선거에 무관심했던 청년들도 이제는 ‘생존’ 을 위해 후보의 면면을 세심히 살피기 시작했 다. 이다영 씨는 “지난해 7월 침수 피해를 겪으며 시의 대처가 미흡하다고 느껴 직접 정책을 찾아보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선거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다”고 전했다. 우지운 씨는 “먹고 살다 보니 자연스레 정책에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고, 이혜성 씨는 “업무 특성상 선거 소식 을 자주 접하며 자연스레 시야가 넓어졌다”고 전했다. 더불어 손현우 씨는 “시장의 의지에 따라 농업 예산의 향방이 결정되는 만큼, 농업 현장을 잘 이해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 며 소신을 밝혔다.
당진에 머물고 싶은 청년들의 소망을 ‘확신’ 으로 바꿔줄 후보, 부족한 보육‧문화 인프라 를 채워줄 후보, 청년 농부와 소상공인의 부담 을 덜어줄 진정성 있는 후보 등 평범하지만 간절한 일상의 요구에 답해줄 후보들이 당진 청년들의 소중한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