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제9회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당진시의 소상공인들을 만났다. 이들은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장기화된 불황과 정책 환경 속에서 여전히 고통 받고 있다. 오늘 이 기사를 통해서 소상공인들의 상황과 요구가 무엇인지,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향후 방향성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당진시 전역에서 개발이 이어지면서 상권과 인구 이동, 공공기관 이전 등 도시 구조에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호수공원 개발사업을 계기로 수청동 일대의 인구 유입이 이어지며 신도시로써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쇠퇴하는 구도심이 존재한다. 과거 중심 시가지였던 읍내동 일대는 개발 축이 이동하면서 상권 약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도심 공동화 현상”

당진시 상권에 대해 소상공인들의 생각은 대체적으로 비슷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침체된 경기가 최근 고유가의 영향으로 재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이유로는 소비자의 소비 활동 위축과 상권 양극화, 외부 소비 유출이 공통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20여 년째 읍내동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명자 대표는 “부분적인 도심 개발로 상권이 전부 끊겨 활성화가 안 된다”며 “개발 중인 도심을 쫓아가 창업하려는 청년층에게는 버티기 힘든 구조”라고 전했다.

김병길 당진원시가지상가번영회 회장 또한 “원도심이 다 개발되기 전에 다른 지역이 개발되면서 원도심이 죽었다”고 전했다. 이어“6~700개의 상가 중에 약 200개 정도가 공실”이라며 분산된 상권으 로 인한 전통 시장의 위축을 지적했 다. 원도심에서 20년째 서점을 운영 중인 안지민 대표는 “수도권 접근성이 뛰어나다 보니 당진분들이 타 도시에 가서 소비한다”며 “소상공인들에겐 치명적”이라고 언급했다. 구도심에 공실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는 지적이다. 이처럼 읍내동 일대 기존 상권은 수청동과 대덕동 등 부상 하는 신도시로 인해 도심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다.

“지역화폐에 걸린 생사”

정책 변화가 지역경제에 장기적으로 많은 영향을 준다는 의견이 잇달았다. 유명열 당진시소상공인 연합회장은 “몇 년 전 당진시가 소상공인 지원 조례를 개정하면서 당진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를 늘렸을 때 시장의 매출이 눈에 띄게 올랐 고, 반대로 예산이 삭감되는 해에는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며 시정 변화의 결과가 영업 활동에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전했다. 안지민 대표 역시 “소상공인들은 정책 하나에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한다”며 “지역화폐 정책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 다. 또한 “시에서 시행 중인 ‘당진시 지역서점 인증제’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에 닿지 않는 정책”

한편 소상공인 정책을 실질적으로 체감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당진시에 소상공인 정책이 있나요”, “혜택을 크게 받은 적이 없어요”라는 현장의 반응에서는 정책 개선의 필요성이 느껴진다. 왜목마을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양대영 대표는 “주차장이 부족해서 성수기에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고, 해수욕장 모래 유실 문제로 관광지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적극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는 바람을 전했다. 황태호 정직학원 원장은 “보여주기식 정책보다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임대료·운영비 부담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윤재 ㈜ 신평믿음오일 대표는 “환경개선, 재창업, 간판사업 등 소상공인 정책은 많지만 구비서류와 복잡한 신청절차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영업 자들이 혜택에 닿기까지 어려운 과정을 지적했다. 이처럼 당진시 소상 공인들은 실질적인 체감 정책의 부재를 지적하며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요구를 드러내고 있다.

경제를 위한 우선 과제는?

지역화폐가 지역 내 소비를 붙잡는 데 효과적이지만 발행 규모가 불규칙하면 상인과 소비자 모두의 신뢰를 잃게 된다. 유명열 회장은 “아산의 경우 지역 상품권 한도가 당진의 5배”인 점을 예시로 “당진사랑상품권 발행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대형마트나 복합 쇼핑몰과 무조건 경쟁할 필요 없이 지역 상품 입점이나 공동 프로모션 같은 상생 모델을 만드는 것이 당진시의 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김병길 회장은 “원시가지의 발전을 위해 광장이나 공연, 행사같은 문화 공간을 늘리고 청년 창업자를 지원해서 상가를 활성화 해야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김명자 대표는 “안보가 튼튼해야 경제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며 “무분별한 개발보다 시민의 안전을 우선 해달라”고 전했다. 황태호 원장은 “학령인구가 감소 중이니 아이들과 청년이 머물 도시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교육환경과 교통·생활 인프라 개선이 함께 추진해야 한다” 는 의견을 더했다. 이처럼 소상공인들이 제시한 과제는 단순한 요구를 넘어 당진시의 경제 구조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모였다.

소상공인들의 선택은?

김명자 대표는 “정치꾼처럼 경쟁에 혈안되지 않고 후보자끼리 존중 하며 시민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윤재 대표 는 “지역 실정을 잘 알고 현재 추진 중인 각종 사업을 완수할 수 있는 후보를 원한다”고 전했다. 양대영 대표 역시 “소상공인은 지역경제의 최일선이니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실제로 도움되는 정책을 추진해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유명열 회장 또한 “소상공인은 단순한 표심의 대상이 아닌 동네 경제의 순환을 만드는 핵심축이다”라며 “시정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함께 정책을 만들어가 달라”는 부탁의 말을 전했다. 소상공인들의 바람은 생사와 맞닿아있다. 수익 창출 이전에 삶의 질과 안전, 지역 발전을 우선하며 안정된 도시에서 삶을 꾸려가길 원한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는 지역 상권의 진퇴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 근접성과 온라인 쇼핑몰의 확대로 전통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만큼 시에서 지역 소상공인들을 보호해줘야 한다. 시민들의 소비가 지역 내에서 선순환되도록 자립형 도시를 지향하는 후보자만이 당진 소상공인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인턴기자가 만난 소상공인들]

김명자 담소 대표

김병길 원시가지상가번영회 회장

안지민 당진서점 대표

양대영 아트바젤 대표

유명열 당진시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이윤재 (주)신평믿음오일 대표

황태호 정직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