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3 지방선거 당일 당진의 청소년들은 당진YMCA에서 진행한 청소년 모의투표에서 자신들의 판단으로 시장을 선택했다. 비록 법적 투표권은 없었지만, 청소년들은 후보자의 공약을 살피고 당진지역사회의 미래를 고민하며 한 표를 행사했다. 흥미로운 점은 청소년 모의투표에서 선택된 후보가 실제 지방선거에서도 당선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청소년들도 지역사회의 흐름을 읽고 자신의 판단을 표현할 수 있는 민주시민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청소년 모의투표는 당파적 구도나 정파적 대립을 위한 활동이 아니다. 청소년이 선거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정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자신의 목소리가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감각을 키우는 민주시민교육의 장이다.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청소년이 선거 과정을 경험하도록 하는 다양한 교육적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주의는 말로만 가르칠 수 없고, 참여를 통해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청소년 모의투표는 단순히 투표지에 도장을 찍고 투표용지를 접어 투표함에 넣어보는 단순 교육이 아니다.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로 청소년의 의견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청소년은 교육, 교통, 문화, 안전, 환경 등 지역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당사자다. 청소년이 살아가는 학교와 거리, 버스와 공원, 문화공간은 모두 지역정치의 결정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청소년의 목소리는 언젠가 들어야 할 미래의 의견이 아니라, 지금 지역사회가 함께 들어야 할 현재의 요구다.
청소년 모의투표의 의미는 투표함 앞에 서는 순간에만 있지 않다. 청소년들은 후보자의 공약을 살펴보며 우리 지역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생각한다. 청소년과 관련된 정책이 충분한지, 청소년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약속인지 따져보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게 된다. 나아가 청소년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공약을 후보자들에게 직접 건의하고, 정책에 대해 질문하며, 자신의 판단으로 한 표를 행사한다. 그리고 모의투표에서 선택된 당선자에게 당선증을 수여하며, 선거가 투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약속을 확인하고 책임을 묻는 과정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경험한다. 이 과정 전체가 청소년에게는 민주주의를 가장 실제적으로 배우는 시간이 된다.
우리는 흔히 청소년을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청소년은 먼 미래에야 시민이 되는 존재가 아니다. 지금 이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고, 버스를 타고, 거리를 걷고, 문화를 누리며 살아가는 현재의 시민이다. 청소년 또한 자신의 삶과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표현하고, 그 의견이 실제 변화로 이어지도록 요구할 권리가 있다.
청소년 모의투표는 우리에게 묻는다.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로 청소년의 목소리를 미뤄둘 것인가, 아니면 지금 여기에서 함께 민주주의를 만들어갈 것인가. 민주주의가 더 넓고 깊어지려면, 청소년의 생각과 한 표를 가볍게 보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