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송매교회로 부임했을 때만 해도 당진의 모든 것이 낯설었습니다 . 어느덧 11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니 이제는 당진이 제 고향처럼 느껴집니다 .

송매교회는 시골이지만 교회 부지가 2400 평인데 , 지난 11 년 동안 성도들과 함께 꿈을 품고 땀 흘린 결과 지금은 1000 평의 수국공원과 1000 평 규모의 주차장을 갖추었습니다 .

그 시간 동안 밖으로 나들이를 다니기 보다 작은 수국공원의 그림을 완성하는 데 마음을 모았습니다 . 남들이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여행을 떠날 때 , 틈나는 시간을 모아 삽과 호미 그리고 약통과 예초기 메고 흙을 만졌습니다 . 작은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송매교회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 그래서 요즘 공원을 바라볼 때마다 참 행복합니다 .

부임 당시 교회 옆에는 1000 평의 유휴지가 있었습니다 . 무엇을 만들지 오래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 공원을 만들자는 목사의 한마디에 장로님들과 성도님들이 기꺼이 뜻을 모아 주셨습니다 .

전문가에게 의뢰했더니 1 억 5000 만 원이 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좀 시원찮아도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 2017 년 무더운 6 월부터 예배를 마친 성도들이 쇠스랑과 괭이를 들고 함께 흙을 일구었습니다 . 전문가의 손길은 아니었지만 , 사랑과 정성이 담긴 손길이었습니다 . 그래서 더욱 소중한 공원이 되었습니다 .

지금 공원에는 목수국 ( 아나벨 , 산수국 , 바닐라 프레이즈 , 라임라이트 , 붓들레아 ) 를 비롯한 다양한 수국과 무스카리 , 스토케시아 , 수선화 , 작약 , 백합 , 접시꽃 , 삼잎국화 등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납니다 . 비탈진 둑에는 눈개승마와 부지깽이나물을 심어 봄이면 성도들과 나누고 , 남은 것은 장아찌 담가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송매교회만의 특별한 음식이 되었습니다 .

많은 분들이 공원을 찾아오셔서 " 집 가까이에 이런 좋은 곳이 있는 줄 몰랐다 " 며 주변 친구들을 데리고 다시 오십니다 . 그리고 제게 묻습니다 .

" 목사님 , 언제 이런 일을 다 하세요 ?"

사실 지금은 특별히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습니다 . 저는 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

" 다른 사람보다 하루 한 시간만 더 부지런하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

한 시간이 모이면 하루가 달라지고 , 하루가 모이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

흙을 만지다 보면 작업복에 흙이 묻는 것은 일상입니다 . 힘들면 저도 모르게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일을 합니다 . 그래서인지 교회를 찾아오신 분들이 종종 저를 보고 " 목사님 어디 계시나요 ?" 하고 묻습니다 .

저는 웃으며 말합니다 .

" 누구를 만나러 오셨나요 ?"

" 송매교회 목사님이요 ."

" 제가 송매교회 목사입니다 ."

그러면 대부분 이렇게 웃으며 말씀하십니다 .

" 목사님 목소리는 맞는데 옷은 영락없는 농사꾼이네요 ."

그 말이 저는 참 좋습니다 . 흙 묻은 작업복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 성도들과 함께 꿈을 가꾸는 옷이기 때문입니다 .

저는 은퇴하는 날을 생각합니다 . 지금 그리고 있는 작은 그림이 완성되어 많은 사람들이 그 풍경을 보며 쉼을 얻고 미소 짓는 모습을 상상하면 지금도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 저의 한 시간이 누군가에게 평안이 되고 위로가 된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습니다 .

물론 쉽지만은 않습니다 . 목회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사명입니다 . 그래서 카페에 가거나 식당에서 여유를 보내는 시간도 많지 않습니다 . 지금은 당진지방 감리사로 섬기며 식당을 찾는 일이 종종 있지만 , 감리사 직임을 마치면 남은 시간은 더욱 송매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사용하고 싶습니다 .

저는 목사라서 대접받는 사람이 되기보다 , 먼저 섬기고 대접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목표가 분명하면 과정은 힘들어도 행복합니다 .

오늘도 저는 믿습니다 .

다른 사람보다 하루 한 시간만 더 부지런하면 , 그 한 시간이 모여 누군가의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그림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