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찬반 토론은 지방의회가 치열한 토론을 통해 의안 심의를 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전반적인 토론의 수준 역시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평가한다.
조례 심의에 관한 토론임에도 예산 심의에 필요한 사항들이 다수 유입되어 논점이 다소 혼재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당해 조례가 예산 편성과 긴밀하게 연동된 사안임을 고려할 때, 이러한 다각적 토론은 유익했던 것으로 판단한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는 중앙정부의 경우, 경기침체 등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면 별도의 구체적 법령 없이도 추경예산안을 편성하여 제출할 수 있다. 반면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재정법에 따라 공금 지출의 근거를 반드시 조례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본 조례안은 자치법규를 통해 지역의 경기침체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이번 조례안 상정은 매우 유의미한 시도였다.
해당 조례안의 위법성 소지나 재정적 우려는 조례 본문 및 부칙의 수정안 가결을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정 통과가 아닌 조례안 전체 부결이라는 결론에 이름으로써, 당진시가 극심한 경기침체 등에 적시 대응할 수 있는 예산 수립의 법적 근거 자체를 차단하는 결과적 한계를 낳게 되었다.
논점 1] 민생경제 위기의 구체적 기준 부재에 대하여
국가재정법 제89조 제1항 제2호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할 수 있는 사유로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를 규정하고 있다. ‘중대한 변화’라는 규정의 취지는 객관적인 지표의 필요성을 의미한다. 상기 요건이 실제로 발생했다면 추경안의 편성 시기, 재정 규모, 재원 배처 등을 결정하는 것은 정부 고유의 정책적 판단 영역이다. 경기침체 상황을 진단할 때 정부는 일정 수준의 정책적 결정 재량을 가진다. 국회는 정부의 판단이 과장되었거나 법적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예산 심의권을 통해 추경안 자체를 거부하거나 삭감할 수 있다. 즉 중앙정부의 경우 구체적인 수치적 기준이 없더라도 의회의 예산 심의를 통한 사후 통제가 가능하므로 예산안 제출 자체에는 법적 문제가 없다. 따라서 이와 비슷한 급부행정 조례안에 대하여 과도하게 구체적인 위기 기준을 조례에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논점 2] 제5조 제2항의 포괄위임 여부에 대하여
지방재정법 제17조 제1항 단서 제4호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가 권장하는 사업에는 상위 법률의 직접적 근거가 없더라도 공금을 지출할 수 있다. 다만 해당 사업에의 지출 근거가 조례에 직접 규정되어 있는 경우로 한정된다. 대법원 판례(2002추16)에 따르면 조례에 직접 규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지원금의 지급 대상, 금액, 요건, 기준 등 지출의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내용이 조례 본문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어야 함을 뜻한다. 그러나 조례안 제5조 제2항은 "지급 금액, 지급 기준 및 범위, 지급 절차 등의 세부적인 사항은 시장이 따로 정한다"고 규정하여 중요 사항의 결정권을 시장에게 전면 위임하였다. 이는 지방재정법 제17조 제1항 단서 조항에 위배된다. "세부 사항은 단체장이 정한다"고 위임할 수 있는 영역은 오직 실행을 위한 기술적·집행적 행정 절차에 국한된다. 예산의 규모와 지급 대상, 즉 '누구에게, 얼마를, 어떤 방식으로' 지급할 것인가의 문제는 자치법규의 가장 본질적인 사항이므로 단체장에게 포괄 위임할 수 없다.
결론] 위법성 해소의 방향
해당 조례안은 부칙에 명확한 유효기간과 금액을 명시함으로써 포괄위임 및 백지위임 논란을 회피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