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년 경력의 제과제빵 명인 오세호 대표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위드번6.8’ 이 지난달 10일 수청동에 문을 열었다. 오 대표는 오랜 제빵 경험을 바탕으로 재료 선택에도 신경 쓰며 손님들이 소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빵을 선보이고 있다. 매일 이른 시간부터 빵을 구워 손님을 맞이하는 그는 당진에 자리 잡은 만큼 지역사회와의 나눔도 준비하고 있다.

18세에 시작한 제빵사의 길
오세호 대표는 경상북도 안동시 출신으로 1982년에 나폴레옹 제과에서 근무하던 외사촌 형을 따라 상경하며 제빵을 처음 접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18세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그렇게 사촌 형이 근무하던 나폴레옹 제과에 취업한 오 대표는 취업 초기에 5일 가까이 잠을 거르며 근무하기도 했고, 18시간씩 일하며 코피를 쏟는 일도 있었다.
나폴레옹 제과에서 3년간 제빵 기술을 갈고닦은 오 대표는 1985년 10월 성심당 베이커리의 계장으로 이직하며 대전시에서 지내게 됐다. 당시 서울에만 알려졌던 페스츄리와 파이류 등의 새로운 제빵 기술을 성심당에 전파한 그는 “성심당의 제빵사 수가 24명에서 1년 만에 68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45년 경력 제빵 명인
약 4년간의 근무를 마친 그는 대전에서 ‘오세호 베이커리’를 개업해 14년간 운영했으며 이후 강릉으로 자리를 옮겨 10년간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했다.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과 대외활동도 이어갔다.
그는 우송정보대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각종 세미나와 교육 현장에서 강연하고 여러 제과·제빵 관련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2023년에는 (사)아시아베이커리마스터셰프협회에서 케이크와 하드 계열 빵 7종류를 출품해 제과제빵 명인으로 선정됐다.
세월이 흘러 63세가 된 오 대표는 새로운 사업을 크게 벌이기보다 아들 부부가 사는 당진에 내려와 소박한 일상을 보내기로 했다. 그렇게 이곳에 자리 잡은 그는 그동안의 경력을 살려 ‘위드번6.8’을 열었다.
오 대표가 45년 동안 제빵사로 일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동안 쌓아온 경력과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오 대표는 “그동안 해온 게 있으니 하기 싫다고 해서 포기할 수도 없었다”며 “내가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고,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갓 구운 빵 내드리고 싶어”
오 대표는 매일 새벽 4시에 가장 먼저 출근해 매장 오픈을 준비하며 빵을 굽는다. 이곳은 당일 생산·판매를 원칙으로 하며 “손님들에게 갓 구운 빵을 내드리고 싶다”는 오 대표의 생각에 따라 낮에도 수시로 빵을 구워 매대를 채운다. 그는 “어떨 때는 밤 10시까지 오븐이 켜져 있다”며 “카스테라처럼 크림이 시트에 스며들도록 숙성해야 하는 빵은 숙성 시간을 고려해 전날부터 준비한다”고 말했다.

“속 편한 빵 위한 재료 선택”
빵을 만드는 것만큼 재료를 고르는 데에도 오 대표만의 중요한 원칙이 있다. 그는 “어느 한 가지의 재료만 좋아서는 빵이 맛있어지지 않는다”며 재료 하나하나를 직접 엄선해 사용한다. 이곳의 빵은 전부 이스트 대신 르방을 사용해 천연발효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는 “르방을 사용하면 발효 과정에서 밀가루 성분이 분해돼 다른 빵에 비해 속이 부글거리지 않고 편하다”며 “천연발효라서 이스트보다 발효 시간이 더 오래 걸리지만 몸에 좋으니 르방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시그니처 메뉴인 단팥빵은 앙금부터 직접 만들며 강원도 정선에서 재배한 국산 팥을 농가와 직접 계약해 공급받고 있다. 오 대표는 “가격은 더 비싸지만 맛과 신선도를 생각해 국산 팥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그니처 메뉴인 흥국쌀식빵은 쌀가루를 사용해 담백한 맛을 내고 타피오카 전분을 더해 쫀득한 식감을 살렸다. 이뿐만 아니라 물엿 대신 조청을 사용하고 설탕 대신 트레할로스를 사용하는 등 재료 하나하나 세심하게 선택한다.
좋은 재료를 구하기 위한 오 대표의 노력은 직접 발품을 파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오 대표의 첫째 아들 오승민 씨는 “아버지가 딸기가 필요하다고 하셔서 혼자 무주에 가 딸기농장을 돌아다니며 계약한 적도 있다” 며 “손님들이 기대를 갖고 찾아주시니 아버지도 더 좋은 빵을 만들려고 하신다”고 말했다.

지역과 함께하는 가게로
문을 연 지 한 달여가 지난 만큼 당분간은 새로운 메뉴 개발이나 도전보다 매장 운영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손님들이 왔는데 빵이 없어 실망하고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매장 운영에 더욱 신경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찾아온 손님들이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한다”며 “청결과 정직함을 1순위로 손님들이 안심하고 즐겁게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빵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추후에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도 연구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당진이 고구마가 유명하니 나중에는 고구마를 활용한 메뉴를 연구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 대표와 그의 식구들은 당진에 자리 잡은 만큼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가게 오픈 당시 가족들과 회의를 통해 남은 빵을 복지기관 등에 기부하는 것을 상의했다”며 “기관과 연결되는 대로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 운영시간: 오전 8시~오후 8시(오후 7시 30분 라스트 오더, 수요일 휴무)
◼ 가격: 수제단팥빵 2500원, 소금빵 2500원, 흥국쌀식빵 7000원, 마스카포네 롤케이크 5500원, 아메리카 노 3500원
◼ 위치: 당진시시청2로14, 1층 101호 (당진시청 정문 건너편)
◼ 문의: 041-430-8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