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8기 당진시가 ‘문화도시 당진’을 강조하며 문화정책과 관련 사업을 추진해 온 가운데 정작 지역 문화정책의 핵심 수행기관인 당진문화재단의 경영평가는 3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당진문화재단은 2024년 경영평가(2023년 실적)에서 85.65점을 받아 ‘나’ 등급을 기록했다. 당시 당진시 출연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였다.
하지만 2025년 평가(2024년 실적)에서는 77.31점으로 무려 8.34점 떨어지며 ‘다’ 등급으로 내려앉았다. 올해 평가(2025년 실적)에서는 79.42점으로 전년보다 2.11점 올랐지만 여전히 ‘다’ 등급에 머물렀다.
3년 전과 비교하면 6.23점이 낮다.
반면 같은 기간 당진시복지재단은 82.26점에서 84.14점, 84.64점으로 올랐고 당진시청소년재단도 78.14점에서 80.37점, 81.07점으로 상승했다. 2024년 세 기관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던 문화재단이 올해는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최근 3년치 경영평가보고서를 살펴보면 문화재단의 점수 하락은 한두 개 사업의 성과 부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사업 확대에 따른 인력 부족을 시작으로 조직·인사관리, 성과관리와 환류, 관리자 비율 등 내부 경영 문제가 해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점수 뒤에 이미 나타났던 ‘경고음’
문화재단의 2024년 평가점수는 85.65점이었다. 특히 경영성과가 전체 점수를 끌어올렸다.
경영성과 42점 가운데 39.73점을 받았다. 공연용 공간 가동실적과 문화예술 향유, 문화예술 지원에서 만점을 받았으며 문화예술교육 역시 5점 가운데 4.98점을 기록했다. 고객만족도는 10점 가운데 9.86점이었다.
국비 공모사업 19건을 추진해 22억 원을 확보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당시 보고서에서도 조직 내부 문제는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
평가단은 예산과 사업 규모가 증가한 것에 비해 인력 충원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아 업무 과중과 지속적인 퇴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력 충원계획을 세우고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한편 직원 복지와 사기 증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역주민·시민단체와의 협력 실적 역시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자리 창출 관리와 노사관계, 윤리경영, 운영 투명성, 재난·안전관리 등도 개선과제로 제시됐다.
당시에는 높은 사업성과가 이 같은 경영관리의 약점을 상당 부분 상쇄한 셈이다.
1년 만에 8.34점↓…모든 영역에서 하락
결국 다음해 점수가 크게 떨어졌다.
2025년 평가에서 문화재단은 77.31점을 받아 전년보다 8.34점 하락했다.
평가보고서는 문화재단에 대해 “전년 대비 모든 영역에서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영성과에서 정량지표 달성 수준이 미흡해 하락폭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실제 전년도 5점 만점을 받았던 문화예술 향유는 2.71점으로 떨어졌다. 문화예술 지원은 하락폭이 더욱 컸다. 5점 만점에서 0.73점으로 내려갔다. 고객만족도 역시 9.86점에서 9.41점으로 낮아졌다.
사업성과만 떨어진 것도 아니었다. 문화재단은 중장기 경영계획과 재정운용계획을 마련했지만 계획의 실현 가능성과 혁신과제 추진 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전 평가에서 제시된 외부 지적사항 이행률이 25%에 그쳤다.
조직·인사 개선을 위해 관련 용역을 진행했지만 평가단은 용역을 통해 문제를 찾아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개선계획을 세우고 실행한 뒤 성과를 평가해 다시 경영에 반영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리직 비율도 문제로 나타났다. 당시 관리직 비율은 26.92%로 평가기준에 미달했고 자체수입률 51.47%, 일반관리비 충당률 58.36%도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반등했지만…조직구조 지적은 더 구체적으로
올해 문화재단은 79.42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2.11점 올랐다.
문화예술 향유는 다시 5점 만점을 받았으며 문화예술교육 4.70점, 고객만족도 9.53점 등을 기록했다. 자체사업 예산도 전년도 22억5233만 원에서 31억577만 원으로 37.9% 증가했고 국·도비 매칭사업과 협력사업 등을 통한 외부재원 확보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조직에 대한 지적은 오히려 한층 구체화됐다.
올해 평가보고서는 정원 25명 규모의 문화재단에 본부장제를 두고 있는 점을 짚었다.
평가단은 행정안전부 지방출자·출연기관 설립기준을 근거로 정원 50명 이하 기관의 경우 본부장제를 두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문화재단의 본부장제를 없애거나 공석으로 두고 실무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리자 비율 역시 20%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 조직구조 조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직원 간 갈등 요소도 평가보고서에 등장했다. 평가단은 조직 내 갈등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과관리와 보상체계에 대해서도 연공서열 중심에서 벗어나 직무와 성과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공연·전시에 예산 절반…“사업 불균형”
사업구조에 대한 지적도 눈에 띈다. 올해 평가단은 문화재단의 전체 예산 가운데 약 절반이 공연과 전시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며 사업영역 간 불균형을 지적했다.
문화재단이 공연장 운영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문화 분야에서 재단 설립 목적에 맞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가단은 매년 사업평가를 실시해 성과가 낮은 사업은 일몰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한편, 당진시 출연금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자체재원 확보에도 나설 것을 주문했다.
‘문화도시’ 외형만큼 경영 기반 갖췄나
문화재단의 최근 3년 평가는 민선8기 당진시가 강조해온 문화정책과 맞물려 주목된다.
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예술사업을 현장에서 수행하는 당진시의 핵심 출연기관이다. 그러나 최근 평가에서는 인력 부족과 퇴사에서 시작해 성과관리와 환류체계, 관리직 비율과 조직구조, 직원 간 갈등, 사업영역 편중까지 경영 전반에 걸친 문제가 이어졌다.
특히 2024년 높은 사업성과로 85.65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사업성과가 떨어지자 조직·경영관리의 약점까지 겹치면서 70점대로 내려앉았다. 올해 일부 사업지표가 회복됐지만 3년 전 점수에는 미치지 못했다.
현재 문화재단 대표이사 자리도 공석이다. 당진시는 지난 8월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공개모집에 들어갔다.
새로운 수장 선임을 앞두고 문화재단이 최근 경영평가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된 조직·인사와 성과관리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과제로 남았다.
‘문화도시’를 표방하는 것만큼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문화기관의 조직 안정성과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