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영화가 지난 10일 열린 제14회 청소년인권영화제에서 작품상과 연기상을 수상했다.
영화제 출품작은 <조용한 집>과 <하얀 봉투> 총 두 편으로 각각 최우수작품상과 장편부문 특별상을 수상했다. 특히 <조용한 집>에서 지우 역으로 출연한 정채원 학생(수청중 3)이 최우수연기상을 함께 수상하며 작품상과 개인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마을기반 진로 체험에서 시작된 여정
출품작들은 당진교육지원청(교육장 정은영)이 주최하고 충남콘텐츠연구소 지음협동조합(대표 안라미)가 주관하는 ‘2026 마을기반 진로체험학교’ 프로그램 ‘AI로 만드는 나의 영화: 가족이라는 이름’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지난달 6일부터 진행한 프로그램은 약 3주간의 제작과정에서 14명의 중·고등학생들이 직접 기획과 연출, 편집을 진행했으며 서로 의견과 역할을 나누고 협력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프로그램은 지역과 연계한 진로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청소년들이 미디어 콘텐츠 제작 과정을 경험하며 관련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또한 가족을 주제로 자신의 정체성과 관계, 일상에서의 고민을 창작 서사로 풀어내며 디지털 창작 역량과 자기 이해를 함께 높일 수 있도록 구성됐다.
“감독부터 배우까지 학생들이 직접 맡아”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AI를 활용한 대본 작성법과 스토리보드 구성법을 배우고 직접 각본과 OST를 제작했다. 또한 한국영상대학교 영상연출과에 재학 중인 백서현 학생과 ‘선배와의 멘토링’을 진행했으며, 연기 지도 강사와 함께 연기 실습도 했다.
백서현 학생은 고등학교 3년 동안 매년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는 “당진에서 이런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 참여했다”며 “대학교에 와서 배운 것들이 이미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배운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이 대학교 진학 과정에 정말 큰 도움이 됐고, 멘티 학생으로 참여하다가 멘토가 돼 학생들 앞에 서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덧붙였다.
이후 영상 편집과 AI 영상 제작 실습을 진행하고 완성된 작품을 상영하며 팀별 피드백을 나눴다. 학생들은 연출, 촬영, 편집, 슬레이트, AI 영상 제작, 연기 등 역할을 나눠 맡았으며,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며 의견을 나누고 협력하는 과정을 경험했다.
프로그램 강사로 참여한 장성화 충남콘텐츠연구소 지음협동조합 PD는 “1인 미디어가 활발한 시대지만 영화는 혼자 만드는 콘텐츠와 달리 친구들과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고 협력해야 완성되는 작업”이라며 “학생들이 함께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고 학창시절의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얻었다”고 말했다.
두 작품 출품해 3관왕 달성
영화제는 법무부 청소년 범죄예방위원 서산지역협의회 주최로 서산시민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13명의 학생이 참석해 수상 소감을 전했다.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정채원 학생은 “최우수연기상이라는 뜻깊은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혼자였다면 절대 해내지 못했을 시간들을 서로 채워주며 끝까지 함께해 준 팀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함께 만들었기에 더욱 값진 상”이라며 “함께한 팀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하얀 봉투>에서 촬영을 맡은 김효림(호서고1) 학생 또한 “전문 장비를 사용해 촬영한 것은 처음이라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며 “팀원들과 단기간에 촬영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강주경 강사는 “2년째 연기 지도를 맡으며 지난해에 이어 다시 참여한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영화 제작에 꾸준히 관심을 갖는 학생들을 보며 보람을 느꼈고 이런 경험이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로 풀어내는 청소년의 권리
출품한 두 작품은 학생들이 가정에서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주제로 청소년 인권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조용한 집>은 입시라는 목표 때문에 청소년의 꿈과 일상, 감정이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 민주(이보민)를 위해 가족들은 집 안의 소리를 줄이며 생활하지만, 이 과정에서 민주와 가족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상과 감정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청소년의 모습을 담아냈다. 시나리오 제작에 참여한 유나예 학생은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이야기를 구성했다”며 “고3을 앞두고 시나리오를 구상하면서 더 와닿았다”고 말했다.
<하얀 봉투>는 청소년을 어른의 기준과 편견으로 판단하지 않고 한 사람으로서 존중 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아버지는 아들 민준(조항준)의 방에서 현금이 든 봉투를 발견한다. 이에 아버지는 민준이 잘못된 방법으로 돈을 마련한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그러나 하얀 봉투에는 민준이 아버지에게 말하지 못했던 사정과 마음이 담겨 있다.
정은영 교육장은 정은영 교육장은 “마을 기반 진로체험학교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교육경비를 확대해 관련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생활에 성실히 임하고 인권영화제에도 관심을 가져준 학생들에게 고맙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콘텐츠연구소 지음협동조합은 앞으로도 지역 청소년들이 생각과 이야기를 직접 기획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영상·영화 제작 활용 진로 체헙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영화제 수상작 <하얀 봉투>와 <조용한 집>은 당진방송 유튜브 채널들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참여자 미니인터뷰]
조항준 : 영화 한편을 제작하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여러 소통들로 탄생한다는걸 직접 몸소 배울수 있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민소영 : 단편영화를 직접 기획하고 제작해보면서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 평소 관심 있던 영화·드라마 연출에 대해 더 알아보고 진로에 대한 흥미도 높아졌습니다.
이승호 : 처음에 영상 만들때는 그냥 만드는거겠지 싶었는데 눈떠보니까 내가 서산시민체육관 시상대 앞에 있어서 깜짝놀랐고 정말 기뻤습니다.
곽현지 : 처음 영화를 만들어보는 거라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친구들과 같이 열심히 준비해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상까지 받게 되어 더 기쁘고 함께 고생한 친구들에게 고맙습니다.
이보민 : 처음에는 부모님 귄유로 하게 됐는데 한 번 해보고 나니 빠져 나올 수 없는 곳이 된거 같습니다. 좋은 선생님, 친구들과 뜻깊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고 배울 점이 많은 수업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욱 좋은 성과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한준 : 이번 영화제작을 하며 결과에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그 과정만큼은 정말 재미있고 뜻깊은 시간이었음을 확신합니다. 돌이켜보면 이번 경험은 마지막 고등학교 생활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 정말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이유정 : 진로를 찾는 좋은 경험이였고, 이렇게 수상까지 하니 신기하고 쉽고도 쉽지 않은 신비로운 경험이였습니다.
<수상자 명단>

최우수작품: <조용한 집>
△연출: 유나예 (당진고2) △촬영: 신민경 (당진고3) △편집: 황나연 (고대중3) △슬레이트: 이승호 (원당중1) △AI영상: 김민찬 (호서중1) △출연: 이보민(원당중2), 정채원(수청중3), 강주경(엄마 역), 신하준(막내 역)

장편부문 특별상: <하얀 봉투>
△연출: 김한준 (신평고3) △촬영: 김효림 (호서고1) △편집: 이재준 (신평중2) △슬레이트, AI영상: 곽현지 (신평중2) △출연: 조항준(원당중1) 이유정(신평중2) 김남훈 (아빠 역)
최우수연기상: 정채원(수청중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