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아늑한 공간에 커피 향이 퍼지고, 손님들은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며 잠시 쉬어간다. ‘커피 호수’는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소박하고 차분한 동네 카페다.

카페의 풍경 좋아해

중학생 때부터 동네 카페를 즐겨찾던 커피 호수의 신영진 대표는 아담한 공간에 사람들이 모여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이 좋았다. 카페를 자주 찾으며 자연스럽게 커피도 즐겨 마시게 됐고, 다양한 커피의 맛과 종류를 알아가는 재미에 빠졌다.

대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했지만 성대를 크게 다치면서 음악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느낀 그는 평소 좋아하던 커피를 제대로 배워보기로 마음먹었다. 졸업 후 서울에서 바리스타 생활을 시작해 핸드드립 커피를 배웠고 이후 대구의 베이커리 카페에서 6년 넘게 일하며 커피와 빵, 디저트를 다루며 경험을 쌓았다.

아버지가 열어준 새로운 시작

대구가 고향인 신 대표는 자신의 가게를 열고 싶었지만 결정을 미루던 중, 당진에 먼저 자리 잡은 아버지의 권유로 지금의 가게를 보게 됐다. 그는 “소담한 크기와 통창, 정사각형 모양의 공간, 정겨운 동네 분위기가 마음에 남아 대구로 돌아간 뒤에도 계속 생각났다”고 말했다.

망설이던 사이 아버지가 신 대표와 상의 없이 계약을 진행했다. 신 대표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해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고여 있던 생각을 깨뜨리고 밖으로 꺼내 준 셈”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대구에서 하던 일을 정리하고 당진으로 온 신영진 대표는 지난 8월 커피 호수의 문을 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커피의 맛”

신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보다 커피의 맛이다. 기본 에스프레소 음료에는 단골 로스터리에서 가져온 부드럽고 고소한 원두를 사용한다.

핸드드립의 원두는 평소 산미가 있는 원두를 좋아하는 신 대표의 취향을 반영해 자신이 좋아하는 로스터리들의 다양한 원두를 바꿔가며 손님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익숙한 커피를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면서도, 새로운 원두를 맛보는 재미를 전하고 싶은 신 대표의 마음이 담겼다.

말차와 피넛버터, 욕망 담긴 ‘호수 라떼’

대표 메뉴인 ‘호수라떼’에는 신 대표가 좋아하는 재료가 한데 모였다. 말차와 피넛버터에 에스프레소를 더하고 아이스크림으로 넣어 마무리한 음료다. 신 대표가 이전에 바리스타로 일할 때부터 만들고 싶었던 메뉴지만 당시에는 선보이지 못했던, 신영진 대표의 욕망이 담긴 음료라고. 신 대표는 “말차와 피넛버터를 조합하다가 맛의 농도가 조금 아쉽게 느껴져 장난스럽게 아이스크림을 넣고 에스프레소를 부어봤는데, 모양도 예뻐지고 피넛버터와 말차의 맛도 잘 어우러졌다”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 정식 시그니처 메뉴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제철 재료로 만드는 샌드위치

‘씨.오.럽 샌드위치’는 ‘시즌 오브 러브(Seasons Of Love)’의 약자로 계절의 변화를 담은 샌드위치다. 첫 메뉴는 무화과에 크림치즈와 얼그레이를 더해 달콤한 디저트처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앞으로는 사과나 고구마 등 계절에 어울리는 재료도 활용할 계획이다.

주식이 빵일 정도로 빵을 좋아한다는 신 대표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샌드위치인 만큼 내 생활이 묻어났으면 좋겠고, 그 메뉴를 손님들과 함께 즐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치즈케이크도 카페를 열면 꼭 선보이고 싶었던 디저트다. 처음에는 자신의 취향을 담아 묵직하고 꾸덕하게 만들었지만, 손님들이 한 조각을 다 먹지 못하고 포장해 가는 모습을 보고 레시피를 바꿨다. 일본 카페에서 맛본 가벼운 치즈케이크를 떠올리며 젤라틴과 크림의 비율을 조정해 푸딩처럼 부드러운 식감으로 다듬었다. 신 대표는 “레시피를 바꾼 뒤에는 일주일에 세 번씩 치즈케이크를 먹으러 오는 손님도 생겼다”고 덧붙였다.

손님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

신 대표에게 커피 호수는 커피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곳인 동시에 손님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특히 가게를 연 첫 주의 기억은 지금도 고마움으로 남아 있다고. 비가 거세게 내리던 날에도 바지가 젖어가면서 매장을 찾아 준 첫 손님들을 잊지 못한단다.

“매장이 좁아 자리가 부족할 때 손님들이 서로 자리를 양보하고 배려하는 모습 보며 이렇게 모두가 다 같이 만들어가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손님들을 보며 늘 초심을 다잡게 돼요. 누구든 편안하게 들러 지친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 운영시간: 평일 오전 10시~오후 7시, 토요일 오전 8시~오후 6시 (수요일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 일요일 정기휴무)

◼ 가격: 아메리카노 4500원, 라테 5000원, 호수라테 6500원, 씨.오.럽 샌드위치 7500원, 고급진 맛 치즈 케이크 7000원테이크 아웃 500원 할인)

◼ 위치: 북문길 69, 1층 우측 커피가게

◼ 문의: 0507-1453-5790

◼ SNS: @hosoo.coff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