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군이 대규모 개발에 따른 문화재의 무분별한 굴착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고 학술조사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목적으로 최근 발간한 매장문화재 분포조사 책자가 전반적으로 부실하게 작성돼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군이 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 지난 95년 5월 30일부터 96년 9월말일까지 K대학 매장문화연구소에 조사를 의뢰, 7백부 발간된 이 책자에는 매장문화재 분포도, 유물출토지역 및 출토유물사진등이 총 158쪽에 걸쳐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자를 받아본 향토사가들이 한결같이 출토유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데다 이미 다수의 유물이 출토된 지역이 누락되는등 이 책자가 내용이 부실하고 무성의하게 작성돼 사료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 책자에는 가장 관심을 모을만한 출토유물들이 실제크기를 알 수 있는 실측도는 아예 생략된 채 불과 10쪽에 걸쳐 일괄적인 크기의 사진으로 처리됐는가 하면 유물이 출토된 현지 사진에도 출토지점을 표시해 놓지 않아 현지 답사를 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또 유물의 성격이나 가치등을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이 특기사항을 분포도 하단에 도표형식으로 삽입해 놓았고 그나마 연대미상이 많은데다 돌화살촉, 고드렛돌등 일반인들조차 쉽게 알 수 있는 유물들이 토기파편으로 표기되는등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까지 있어 조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더우기 이미 향토사가들에 의해 다량의 유물이 출토된 난지도, 초락도등은 유물이 없는 것으로 조사돼 충분한 현장조사가 이뤄졌는지 의심을 품게하고 있다.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지 수년뒤에 뒤늦게나마 각계의 관심속에 실시된 지표조사가 이처럼 허술하게 마무리된 것은 연구범위에 비해 준비 및 조사기간이 4개월로 짧았음에도 군 유적보존위원회를 비롯 수년간 지역의 문화재를 연구해와 현지실정을 잘 아는 향토사가들과의 교류나 의견교환이 단 한차례도 없었던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울러 전문성 부족으로 무조건 일임하는식의 안일한 문화행정관행도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아니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