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진작 처방했으면 간단히 해결될 일을 그냥 방치해 놓아 문제가 커졌을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즈음 농촌에 가면 필시 ‘가래로 막아야 할’ 일이 예견되는 현상을 간혹 볼 수 있다. 바로 바쁜 농번기를 보내고 제대로 씻겨지지 않은 채 내년 영농기를 기다리고 있는 농기계들이다.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채 한 겨울을 나는 농기계는 부품 하나만 갈아주어도 될 것을 몸체 전체를 바꿔줘야 하는 불상사를 낳을 가능성이 많다.
모내기를 끝내고 여름내 노상에서 비를 맞힌 이앙기나 가을걷이후 세척하지 않은 상태에서 엄동설한을 넘긴 콤바인 등에서 그러한 불상사는 얼마든지 일어난다.
실제로 영농기에 농기계 이동수리를 담당하고 있는 농촌지도소의 한 관계자는 “사용후 세척을 철저히 하고 기름칠만 해줬더라면 이듬해 영농기엔 부품 한개만 교체하면 작동할 기계가 녹이 슬어 특정부위 전체를 바꿔줘야 할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농번기엔 수리센타에 맡기기도 어렵고 맡기더라도 수일이 걸려 그해 농사는 남의 기계로 짓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큰 곤혹을 겪게 됨에도 농기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농촌인구가 노령화 된데다 자동차처럼 항상 사용하는 것이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하기 때문.
여기에 콤바인 같이 내부구조가 복잡한 농기계는 관리방법을 잘 몰라 방치해두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려운 살림에 빚까지 내어 구입한 농기계라면 한가한 지금 한번쯤 맘먹고 관리요령에 관심을 가져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