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신시설, 과학적인 영농기술로 연 3천만원 소득예상
지난해 5월부터 신평면 4개 마을에 시설채소단지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금천 2리를 비롯해 부수리, 한정리, 매산리등 총 28개 농가가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그중 금천 2리가 13개 농가로 가장 많다.
금천 2리를 찾아 간 날은 겨울날씨 답지않게 포근한 주말이었다. 길게 이어진 마을길 양쪽으로 20년전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해바라기 농장과 신평 앞 들판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는 금천 2리. 가을이 되면 마치 황금빛 물결이 이는 바다와 같았다는 금천 2리의 들판에 이 마을 30~40대 젊은 농군들은 쌀개방의 회오리속에서 어떻게든 땅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올 겨울내내 온실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국고보조와 융자로 조성돼
“정부에서 추진하는 농어촌 구조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작년부터 시설채소단지가 조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영농기술이 현대화되고 대규모화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지난해 충남에서 7군데가 선정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이곳 신평면이었어요. 재배작목은 주로 토마토입니다. 20년전부터 쌀농사 외에도 토마토 재배를 해왔기 때문에 축적된 기술이 있고 또 이곳이 바닷가라 토마토 재배에 적합한 토양이죠”
신평면 시설채소단지 대표인 이 마을 문충호(43세) 회장의 설명이다. 단지내 생산시설과 유통시설은 현재 모두 완공되었고, 곧 정식을 마치고 나면 준공식을 할 예정이다.
이 단지를 조성하는 데 들어간 총 공사비는 33억5천만원이다. 이중 50%는 국고보조이고, 30%는 융자, 나머지 20%는 신평단위농협에서 부담해 집하장과 저온창고, 수송차량, 선별기등 유통시설을 설치했다고 한다.
과학적인 생산시설, 토마토 품종 우수해
13농가가 단지조성에 참여한 금천 2리는 총 8천7백평의 부지중 1500평에 철골PC온실을 만들었다. 철골PC온실이란 경질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온실인데 유리온실보다 광선 투과율은 낮지만 토마토 재배엔 적합하며 깨질 위험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환경복합 제어장치가 되어 있어 환기와 온도조절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재배방법은 철골PC온실의 경우 수경재배를 하고 일반 파이프 비닐온실의 경우엔 토경재배를 하게 됩니다. 토마토를 수경으로 재배할 경우엔 연중 출하가 가능하지요. 비닐온실에서는 봄에는 토마토, 가을에는 오이를 재배합니다”
토경재배기술은 오래전부터 토마토를 재배해온 문충호 회장이 직접 지도하고 있으며 수경재배는 농학박사에게 의뢰해 수시로 기술지도를 받고 있다고 한다.
재배하게 될 토마토의 품종도 일반 것과는 다르다. 도대롱 또는 모모다롱이라 불리는 일본산 품종인데 몸이 단단해 저장성이 우수하고 숙성된 후 출하되는 토마토이기 때문에 후숙 토마토보다 맛이 좋고 영양가도 풍부하다고.
농협을 통해 계통출하. 백화점에도 납품할 계획
최신시설로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품종도 우수해 일단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조건은 마련된 셈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판매망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가 이다. 농협을 통해 계통출하를 한다는 것 이외에도 문충호 회장은 판매망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다양한 통로를 통해 직거래 시장을 개척해야죠. 수경재배한 토마토는 직접 백화점이나 과일상점에 납품할 계획이구요. 또한 국내소비가 다 안될 경우엔 일본으로 수출하기 위해 이미 바이어를 연결해 놓았습니다”
일관성 없는 농정, 심각한 유통문제로 농사를 지어도 늘 불안해야 했던 농민들. 이제는 여기저기 직거래 시장을 뚫는등 스스로 활로를 모색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읽을 수 있었다.
“항상 남보다 앞서가야 살 수 있었죠. 기관에서 올해는 이거 해봐라 하면 수입농산물 때문에 농사지을 작목이 마땅치 않았던 농민들이 너도나도 하는 바람에 가격이 폭락하는등 악순환의 연속이었어요. 그래서 특작물 재배에 집중해 왔어요. 시설원예나 무농약 딸기재배, 거봉포도... 한 20여년간 하우스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부농이 된 문충호 회장. 그는 지금 시설채소 외에 또다른 사업을 벌이고 있다. 융자를 받고 일부는 자부담으로 숙박시설과 식당, 놀이시설을 갖춘 관광농원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직접 이곳에서 농사지은 과일들도 손님들에게 판매할 예정이고, 결혼식장이나 야외 행사장으로 쓰일 수 있도록 조경사업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군에서 관광사업으로 지정해준 것이니 성공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이 지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시설채소단지도 마찬가지구요. 더이상 무슨 사업을 시작하기엔 어려운 처지니까요”
술과 도박이 없는 마을
금천 2리는 새마지와 말목이라 불리는 두 자연부락이 있다. 130가구 500여명의 주민들이 주로 논농사를 짓고 있으며 몇몇 아주머니들은 과자를 만드는 인근 동해식품에 다니기도 한다.
“30~40대 젊은 사람들이 100여명 되는데 모두들 열심히 살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술 많이 먹는 사람이나 도박을 하는 사람이 없어요. 금천 2리 향우회가 있는데 고향을 떠난 사람들과 여기 남아 있는 40~50대층들의 모임입니다. 이들은 1년에 한번씩 모여서 경로당 운영자금도 내놓고 마을에 어려운 일이 있으면 솔선해서 해결하곤 하지요”
20년째 이장일을 보고 있는 한병우(56세) 이장의 말이다.
그는 신평면 이장단 대표도 맡고 있는데 신평면이 시설채소단지로 선정된 것도 한이장을 비롯한 각 마을 이장들이 합심한 결과라고 한다.
“젊은 이장들이 부락일에 욕심이 많아요. 그냥 심부름 하는 일에만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지원을 끌어오기 위해 노력하지요”
신평면에서 최장수 이장인 그는 아무쪼록 시설채소재배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랬다.
“농촌을 떠나 다른 곳에서 자릴 잡을 수도 있는 젊은이들을 농촌에서 살라고 나라에서 지원해 준 거니까 앞으로 잘되었으면 합니다. 시세가 떨어져 융자 받은 자금도 못 갚게 되거나 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계속 지원을 해줘야죠”
몇번이고 이 말을 강조하고는 한병우 이장. 이제껏 논 몇마지기를 큰 재산으로 알고 농사지었지만 땀값을 충분히 받지 못한 데서 비롯된 노파심만은 아닐 것이다. 침체된 농촌에 희망을 불어줄 젊은이들이 그와 마을 어른들에겐 더 없이 소중하기 때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