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 티셔츠 입고 한국팀의 선전 기원
뜨거운 붉은 해일이 일고 있는 대한민국. 붉은 악마와 국민들의 응원 물결을 타고 축구국가대표팀은 연일 새로운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폴란드와 포르투칼을 꺾고 16강으로, 다시 로마의 빗장 이탈리아를 꺾고 8강의 문을 위풍당당하게 열었다. 백두대간을 타고 온 겨레가 붉은 물결에 휩싸인 요즘 하늘마저도 붉은 물이 들것만 같다.
직장이라고 예외일 순 없다. 지난 17일 신평에 있는 서해중앙신용협동조합은 군내 직장 중 처음으로 붉은 티셔츠를 입고 출근했다. 축구국가대표팀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자 박창용 이사장은 직원들을 불러놓고 “우리도 가만히 있어서야 되겠느냐?"며 “모두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한국팀의 선전을 응원하자"고 제안 한 것. 박창용 이사장의 번듯이는 아이디어로 모든 직원은 밋밋한 근무복을 벗고 한마음으로 붉은 티셔츠를 입었다. 근무하면서도 한국팀의 선전을 열렬히 응원했기 때문일까? 믿어지지 않는 한국팀의 8강진출, 월드컵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졌다. 박창용 이사장은 “우리 직원들의 응원이 한국팀의 8강진출 염원을 이끌어낸 것 같다”며 “한국팀이 경기를 치르는 동안 전 직원이 붉은 티셔츠를 입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천안종합운동장으로 응원을 갔다가 차가 막혀 어쩔 수 없이 집에서 16강 전을 지켜봤다는 신현식 전무는 “유난히 몸이 무거워 보이는 한국팀의 패색이 짙어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조마조마하게 지켜봤다”며 “설기현 선수가 후반43분에 동점골을 터뜨렸을 때는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신 전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유상철. “올라운드 플레이어 유상철 선수가 있었기 때문에 그날 경기에서 과감히 홍명보 선수를 빼고 차두리 선수를 기용해 승리의 기선을 잡을 수 있었다”며 전문가다운 평을 전했다. 또한 한국팀 특유의 끈기와 정신력이 골든골을 터뜨리게 만들었다며 결승진출까지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축구 얘기라면 빠지지 않는 최태순 과장도 들뜬 목소리로 “그날의 기적적인 승리는 금세기 최고의 명승부”라며 “아마추어가 봐도 감탄을 금치 못할 만큼 뛰어난 작전을 구사한 희동구(히딩크)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동점골이 터져 한국팀이 기사회생했을 때 아내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며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마음속으로 진한 눈물을 흘렸을 것”이라고 말해 그날의 감동을 되새겼다. 김 과장이 가장 감명 깊게 지켜본 경기는 대 폴란드전. 48년만에 전 국민의 염원인 월드컵 첫승을 거둔 경기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김 과장은 한국팀에 선진축구를 도입하고 스피드와 체력을 몰라보게 향상시킨 희동구(히딩크) 감독에게 다시 한번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공제와 신용을 담당하고 있는 윤혜현 씨도 한마디 거들었다. 월드컵 때문에 축구를 좋아하게 됐다는 윤혜현 씨는 “욕심은 결승전에 진출해 우승하는 것이지만 지금까지도 잘 싸웠다”며 죽을 힘을 다해 뛴 선수들을 격려했다. 특히 그녀는 “월드컵 열기가 불고 있지만 직장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전 직원이 이렇게 붉은 티를 입고 응원하게 돼서 기쁘다”며 “전 직원의 한마음이 이탈리아와의 아슬아슬한 경기에 승운을 불어넣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4분기 경영실태분석에서 우수조합으로 평가받기도 한 이들의 이색적인 응원은 조합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어떤 조합원은 직원들의 붉은 티셔츠를 보자마자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을 외치기도 했고 “여기에도 붉은 악마가 있네. 응원하는 마음으로 업무를 보는 직원들의 활력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함께 붉은 티셔츠를 입겠다고 약속한 조합원도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