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열기 속에 지방자치 선거가 끝났다. 투표율은 50%를 밑도는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관심이 줄었다는 해석과 함께 기왕에 지방자치제에 대한 제도적 수정이 불가피 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7월 11일에는 교육위원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교육위원 선출 방식은 그동안 몇 번의 변화를 겪어 왔다. 1991년 지방자치가 30년만에 부활될 당시에는 기초의회 추천으로 선출되었으나 1995년 학교운영위원회 제도가 도입되면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선출한 대표들로 선거인단을 구성하다가 2000년에는 학교운영위원 전원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하도록 되었다. 간선제를 유지하되 직접 선거에 가까운 방향으로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충청남도는 3개 선거구로 나뉘어 각 선거구에서 3명씩 총 9명의 교육위원을 선출하게 된다. 천안·아산·연기가 1선거구, 공주·부여·논산·보령·서천·금산이 2선거구, 홍성·서산·태안·예산·청양·당진이 3선거구이다.
교육위원 선거를 앞두고 몇 가지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게 있다.
첫째로 교육위원의 역할은 하기에 따라서는 대단히 크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물론 도교육청의 고유 권한이 많지 않고 여전히 교육부가 중요한 결정 권한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면을 지적할 수 있으나 현행 권한의 테두리 안에서도 하기에 따라서는 매우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교육위원회는 도교육청의 예산과 결산을 심의할 권한을 가진다. 도교육청의 1년 예산은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천문학적 액수에 달한다. 물론 이 중 상당액은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로 많이 쓰이고 운영비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그 액수는 웬만한 시군 예산을 훨씬 상회한다. 교육위원회는 또 교육청에 대한 행정 감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교육위원회는 교육청이 하는 일에 대한 정책적 조언 등 협력하는 일뿐만 아니라 교육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및 통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교육위원은 지역교육에 관한 한 국회의원보다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교육관련 조례안, 예결산 및 특별부과금, 사용료, 수수료, 가입금 등의 부과 징수에 관한 사항에서부터 공공시설의 설치·관리 및 처분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사항을 심의·의결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처럼 교육위원은 매우 비중있고 중요한 자리임에도 일반에게는 그다지 그 역할이 구체적으로 인식되지 못한 채 명예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두 번째는 바로 그동안의 교육위원회 활동에 대한 평가다. 앞서 지적한 대로 교육위원회는 하기에 따라서 매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과연 그동안의 교육위원회가 그만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일반의 평가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비근한 예로 지난 1월 도교육청이 고입제도 변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육위원회는 사실상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심지어 일부 교육위원이 실토하듯이 교육위원회는 이같은 중대사안이 추진되는 지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고입제도 변경과 같은 사안은 도내 전체 초중고생 및 학부모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단히 중대한 사안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안에 대해 교육위원회가 조정, 통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것은 질타받아 마땅하다고 할 수 있다.
얼마전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교육위원 선거에 적극 나서기로 천명한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존 교육위원회의 구성과 활동 실태를 발표한 적이 있다. 전국 14개 교육위원회 소속 125명의 교육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서 교육장, 교장 등 교육관료 출신이 절반을 차지하고 사학재단 및 사설학원 관계자가 10%가까이 분포하는데 비해 교사 출신은 9명으로 7%에 그쳤고 여성은 단 1명이었다고 밝혔다. 학부모회는 또 교육위원의 노령화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나섰다. 행정 경험과 연륜은 존중할 필요가 있지만 지방의회와 비교했을 때에도 지나치게 노령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회 주장의 요지는 결국 교육자치에 주민들이 적극 참여하자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제 보름 후면 교육위원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교육 역시 일반 시민의 관심과 참여 속에 보다 나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 지연 학연 등 온갖 연고주의와 인맥, 기득권에 의한 줄세우기를 벗어버리고 냉철한 판단으로 교육위원을 뽑을 수 있도록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져야 할 때다. 월드컵을 통해 만든 사회적 에너지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기보다 현실 변화의 에너지로 승화될 때 참다운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