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문화생활을 영위함일 것이다. 더욱이 점차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물질적 풍요를 갖게 되면서 인간의 문화에 대한 욕구는 더욱 늘고 있다. 그만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문화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삶 자체가 문화고 문화가 없는 삶은 인간으로서의 삶이라 볼 수 없다.

문화가 이렇게 중요하기에 위정자나 지도자들은 문화욕구충족에 심혈을 기울이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문화를 관장하는 기관이나 기구 및 단체를 만들어 운영한다. 그 방편의 하나가 바로 각 시·군에 있는 문화원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부분의 문화원이 제역할을 못해왔다는 평가가 절대적이다. 당진문화원도 이 비판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10년 전 처음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다른 지역보다 빨리 당진문화원의 문제점이 지적됐고 그 이후로 관계자들이 문제점 개선에 노력한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들을 좌시하였기에 또다시 당진문화원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화원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관료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면이 그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구시대적 사고 속에서는 결코 날로 늘어나는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특히 인적구성이나 운영상 사조직화가 가능한 제도적 결함 속에서 그 어떤 개선이나 발전을 기대한다는 자체가 무리였다.

결국 당진문화원은 지난 10년간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을 배제한 조직과 운영, 전시행정적 사업으로 일관하면서 제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심지어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문화원이 사조직화 되고 군민들의 문화원 동참마저 차단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당사자들의 책임이 우선이겠지만 관계기관과 지역의 문화예술인들도 그 책임을 결코 면할 수 없다. 관계기관은 문화원이 막대한 혈세로 운영됨에도 골치 아프니까 문제점을 도외시하고 방관자적인 입장으로 일관해왔던 게 사실이다.

또한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인적구성이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지역문화의 산실이 돼야 할 문화원까지 경원시해왔다. 소위 문화예술을 사랑한다는 사람들이 자존심만 내세워 편가르기 하면서 지역문화발전에 너무나 중요한 문화원을 절름발이로 만드는 과오를 범한 것이다.

이에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개선책도 모색해 봤지만 서로간의 벽은 너무 높았고 감정의 골만 깊어져 오늘에 이른 것이다.

기왕 이렇게 문화원 문제가 대두됐으니 이 기회에 문화원을 새롭게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기존의 문화원 회원과 지역의 문화예술인,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고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아우르는 그런 사회공기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또한 문화원 운영과 사업도 더욱 알차게 이루어져 지역주민들이 문화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역주민들은 지역의 모든 문화예술행사를 문화원에서 주최하고 지역의 모든 문화예술단체들이 문화원에 함께 둥지를 틀고 지역문화 발전에 함께 하는 모습이 보고 싶을 것이다.

그러려면 서로의 이해와 화해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합리적인 사고전환이 필요하다. 이해 당사자간의 반목과 편견이 가장 큰 문제인데 문화원을 살리자는 대전제하에 대화와 서로간의 배려로 풀어야 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을 꼭 지키고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하고 사적인 욕심이나 감정을 배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당진문화원이 거듭나는 모습을 기대하는 군민들의 많은 눈이 지켜보고 있음을 관계자 모두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