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도 햇곡 수확기가 이제 두어 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작년도 추곡수매시 농업인과 정부는 물론 군단위 행정기관 및 농협이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정부에서는 2004년도 WTO재협상을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발표가 없는 상황이다. 이미 금년 7월부터 약 2개월여에 걸쳐 세부협상내용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나라는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에 의거 2004년까지 10년간 쌀의 관세화를 유예받은 바 있다. 그 대신 매년 국내소비량의 일정율(2004년까지 4%)을 수입토록 의무화 되었고, 농업부문에 지급되는 보조금도 감축하여 2004년 1조3천6백억원으로 제한하도록 결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쌀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다시 한번 재고해 보지 않을 수 없다. 2005년부터 시행될 재협상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 농업은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된다. 금차 재협상에서 현행과 같이 최소시장접근물량에 의거 쌀수입을 최소화 할 것인지, 아니면 전면적인 관세화를 함으로써 쌀수입을 완전 개방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쌀은 농업인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업소득중 50% 이상을 점유하는 주된 농가 소득원이다.

이 시점에서 쌀수입을 개방하여 관세화 할 경우 국내산쌀은 외국산의 6~7배에 이르는 가격차이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특히 관세는 최고 400%까지만 부과할 수 있어 국내산 쌀가격과 차별화를 할 수 없고 또한 매년 관세를 낮추어 가야 하는 등 국내 쌀농업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사료된다.

우리는 지난 1980년 농산물 흉작으로 인해 쌀을 수입했던 때의 일을 기억해야 한다. 다국적 곡물기업은 평상시 가격의 3배를 요구했고 그 가격 이하로 살 수 없었다. 또한 1994년 일본의 경우도 흉작으로 인해 쌀을 수입할 때 톤당 220달러이던 쌀값이 650달러로 인상되어 힘든 경험을 한 바 있다.

농업인구가 감소해 농업인구비중이 낮아지더라도 우리 농업의 중요성은 그대로인 것이다. 식량안보와 자연환경을 생각해야 할 때다.

금번 협상에서 쌀의 관세화유예를 계속 인정받는 것이 우리나라 농업을 살리는 길임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물론 관세화 유예기간동안 우리 농업인들도 쌀의 고품질화를 이룩하여 향후 쌀의 수입개방에 대비해 우리 쌀의 단단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