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체, ‘객관성·공정성 상실’ 문제 제기

올해초 졸속행정이라는 논란을 빚으며 1년간 유보됐던 고입선발고사제 부활 문제가 도교육청의 여론수렴 결과, 발표를 기점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 12일 ‘2004학년도 일반계고교 전형방법에 대한 여론수렴 결과’를 발표하고 “대다수 학부모 및 교원들이 내신제와 선발고사제의 병행을 희망하고 있다”며 “향후 일반계고교 입학전형 방법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정책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도교육청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월30일부터 3일간 교원 1,306명, 학부모 1,025명, 교육관련인사 115명 등 총 2,446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통해 집계한 통계로 교원의 70.5%, 학부모의 74.5%, 교육관련인사의 89.6%가 내신제와 선발고사제 병행 실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발고사 도입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교원의 50.9%와 교육관련인사의 52.6%가 ‘학생들의 학습의욕이 낮아지기 때문’으로 들었으며 학부모의 36.8%가 ‘학교간의 학력격차가 무시되어 불이익을 받는 학생이 많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도교육청 김광섭 장학담당은 “대다수 교원들과 학부모들이 중학생들의 해이해진 학습태도와 학력저하 현상을 우려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농어촌 학부모들은 학생의 학력신장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여론수렴 결과를 최대한 반영해 고교입시제도 계획안을 여러 단계의 합의를 거쳐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교육청의 여론수렴 결과가 알려지자 전교조당진지회는 “공정성과 객관성이 상실된 설문조사”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교조 당진지회는 ‘선발고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선발고사 성적 반영 비율’, ‘선발고사제 적용에 필요한 대책’ 등 3개항의 질문은 이미 선발고사 도입을 전제로 한 유도성 질문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이번 설문조사에 앞서 지난 6월 도교육청이 실시한 공청회도 참석자 대부분이 교육청에 의해 조직된 인사들로 구성됐다”며 “도교육청이 교육단체들과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하기로 했음에도 일방적으로 공청회와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이미 그 과정에서 공정성과 객관성 및 신뢰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당진지회 이한복 지회장은 “이러한 일방적 설문조사는 고입전형방법에 대해 교육관련단체들과 폭넓은 의견수렴과 합의를 거치겠다는 도교육청의 약속을 스스로가 무시한 것”이라며 “고입선발고사제가 부활될 경우 중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진교육교육청은 이번 여론수렴 결과 발표와 관련, “그 이상은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 함구해 논란을 회피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고입선발고사 도입과 관련, 도교육청과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단체들간에 빚어졌던 치열한 공방이 다시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