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생 26명의 아이들이 이어가는 아름다운 전통 ‘서예’
우강면에 있는 우강초등학교(교장 장동환) 부장분교 교정엔 늙은 느티나무 한 그루가 바람을 견디고 있었다.
조심스레 창문을 힐끔거리다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이들을 봤다. 전교생 26명이 서예를 익히고 있는 교실엔 묵향이 넘실거렸고 화선지에 붓을 놀리는 아이들의 손끝은 먹물이 묻어 하나같이 검었다. ‘샘물처럼 솟아나는’, ‘푸른하늘 흰 구름떼’...짤막한 글들을 조심스럽게 옮겨 쓰는 아이들의 표정은 자못 진지하고 엄숙했다.
부장분교의 전교생들은 매일 방과 후에 곽병진 교사의 지도아래 서예를 연습하고 있다. 여름방학 때도 하루도 거르지 않아 지난 4월부터 26명의 전교생들이 쓴 화선지만 해도 4만장이 넘는다.
“서예를 쓰면서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인내심이 강해졌습니다. 바른 글쓰기가 아이들을 조금씩 변화시켰죠. 무엇보다도 교사로서 아이들의 소질이 개발될 때가 가장 보람있죠.”
14년 동안 붓을 잡아왔지만 말로만 쓸 뿐 손으로는 안 쓴다는 곽병진 교사는 부장분교에 서예의 전통을 뿌리내린 장본인이다. 곽병진 교사는 자신의 작품활동보다도 교육과 지도에 더 열성적인 사람이다.
부장분교가 서예대회에서 입상하는 것은 이제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지난 10월31일 개최된 제6회 배달민족서예대전 한석봉선생숭모회에서도 부장분교 어린이 10명이 출품한 작품들은 모두 입상돼 전국 최우수교로 선정됐으며 곽병진 교사에겐 서예교육공로상이 수여되기도 했다.
종혁, 샛별, 성봉, 지혜, 영빈, 희정, 재훈, 미화, 혁주, 철주 등 10명은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대회만 열리면 입상자 명단에 들기 일쑤다.
그러나 “작은 학교를 살리려고 했으나 신입생이 없어 아쉽다”는 이광영 체육진흥회장과 “교육적·문화적으로 지역의 구심점인 학교가 사라지게 돼 안타깝다”는 김영자 자모회장의 말에선 기쁨 만큼의 씁쓸함이 묻어 나온다.
부장분교는 더 이상 신입생이 없어 내년 학기 시작과 함께 본교와 통합하기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은 부장분교가 본교에 통합되더라도 아름다운 서예의 전통이 계속되길 희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