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 권력내 포섭시도 한계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각 자치단체별로 구성됐던 ‘제2의 건국 범군민추진위원회
(이하 제2건국위)’가 그 동안 뚜렷한 활동과 성과를 남기지 못해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존폐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당진군 제2건국위’ 역시 활동실적이 거의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8년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정과제로 추진된 시민의식 및 생활개혁운동을 통
한 기본 바로 세우기를 위해 각 자치단체별로 ‘제2건국위’를 구성함에 따라 당진군도 이
듬해인 1999년 1월 ‘당진군 제2건국위’를 창립했다.
그러나 창립초기부터 위원선정 등의 문제로 인해 ‘신관변단체’라는 지적을 받아온 ‘당
진군 제2건국위’는 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제 역할을 찾지 못한 채 그간의 구체적인 활
동실적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진군이 제출한 ‘2000년·2001년 제2의 건국운동 추진상황 보고서’에는 부정부패 추방
운동과 국민화합운동, 한마음 공동체 운동, 기초질서 지키기 등의 항목에 걸쳐 수십 개의 사
업이 열거돼 있다. 그러나 ‘주민감사 청구제 도입’과 ‘건설공사 실명제’, ‘기지시줄다
리기’, ‘상록문화제’ 등 보고서에 게재된 이들 사업의 대부분은 자치단체와 민간단체의
사업으로 ‘당진군 제2건국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사실상 상하반기 1회씩 위원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것이 지난 4년여 동안 활동의 전부였
다.
‘당진군 제2건국위’ 위원인 손인교 당진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제2건국운동의 말과 뜻
과 행동이 모두 달랐다”며 “만들어지기만 했지 거의 활동이 없었고 군에서도 별로 의지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창립초기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는 이홍근 전 개발위원장은 “보고만 몇 차례 있었을 뿐
별 다른 모임도, 활동도 없었다”며 “결국 실효성 없는 단체로 지역에서 큰 역할을 못했
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당진군 담당 공무원도 “정부의 지시로 위원회는 설치했지만 위원선정과 조직구
성의 한계 등으로 별 다른 활동을 하지 못하고 1년에 두 차례 회의소집에만 그쳤다”고 시
인했다.
사실 이 같은 문제는 처음부터 예견됐었다.
‘제2건국위’ 관련 조례규정에 의하면 위원장은 위원들이 선출하지 않고 군수가 직접 위
촉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당연직 위원 4명은 부군수, 군의회 부의장, 경찰서 경무과장, 교육
청 학무과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관변단체라는 지적을 모면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관
련 조례 제7조 2항에 따르면 군 행정 공무원이 실무적인 역할을 맡도록 되어 있어 주민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의견보다 관 주도로 운영되기 쉽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제2건국위가 이처럼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으로 시민단체와 학계의 전문가들은 각종
시민·사회단체 등 민간기구를 권력 내로 끌어들여 동조자 내지는 지지그룹으로 포섭하려고
했던 김대중 정부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17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시민단체들은 김대중 정부
에 포섭당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며 ‘제2의 건국운동’을 예로 든 바 있다.
따라서 ‘제2의 건국운동’을 교훈삼아 앞으로 진정한 사회개혁을 위해서는 민간기구를 권
력 내로 끌어들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가운데 권력 밖에서 견제하도록 하고
이를 수렴할 수 있는 구조로 행정기구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