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경기도 연천에서 지방의제 위원 20여명이 우리지역에 환경탐사를 왔기에 안내할 기회가 있었다. 안내부탁을 받고 우리 당진에는 특별히 내세울만한 관광자원도 없는데 어느 곳을 안내할까 무척 고민이 됐다.
오후부터 합류하기로 해 일단 용무지를 첫 번째 코스로 잡았다. 그곳에서 해안도로 공사로 곧 사라지게 될 희귀식물 고란초 집단 서식지를 함께 보고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석문 방조제를 건넜다. 때마침 석문호 한가운데에 가창오리 떼 약 30여만 마리가 마치 큰 섬을 이루고 앉아있거나, 기류를 타는 비행연습을 하고 있었다.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손님들의 흥분을 가까스로 가라앉히고 신평면에 있는 오봉지로 안내했다. 오봉지는 몇 년 전부터 고니떼가 계속해서 머무는 곳이기 때문에 당진의 자연환경을 보여주기에 적합하리라 판단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이미 석문호의 가창오리떼에 감동해있던 손님들은 100여 마리의 고니떼를 보고 감동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연천군 조류보호협회장을 맡고 계신 분께서 말씀하시기를 당진은 진정 복 받은 곳이며, 이러한 자연조건을 갖춘 곳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에도 몇 군데 없다면서 아주 기본적인 마인드만 있어도 당진은 철새관광으로 겨울철 소득을 증대할 수 있고 지역을 홍보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추었다고 평가했다.
저수지 주변에 연꽃을 심고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먹이를 주면 일본의 미야기현 와까야나기조 못지않은 관광지가 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철원군 조류보호협회장을 역임한 위원 한 분도 당진이 철원군보다 철새관광의 조건이 좋다고 거들었다.
필자는 이분들의 말씀에 아주 큰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나 자신이 당진에서 태어나 살면서도 우리고장은 관광자원이 거의 없는 지역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았다. 늘 그곳에 있는 갯벌, 자주 눈에 띄는 흔한 철새 등 전혀 관광자원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칠순이 다되신 어른들을 저렇게 감동시킬 줄은 전혀 몰랐다.
그동안 우리지역의 관광상품을 개발함에 있어 정작 관광객의 시각이 아닌 우리 자신의 기준과 시각에서 상품가치를 판단한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았다. 정작 관광은 지역주민이 아닌 외지사람들이 오는 것인데 지역주민과 공무원의 잣대로 관광상품의 가치를 판단했으니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우리지역의 산업화와 개발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하지만 지역의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산업화 및 기업유치와 병행해 비중있게 다루어야 할 부분이 환경보전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관광자원의 개발이다.
지역에 사는 우리만 만족하는 개발보다는 우리의 후손들과, 당진을 찾는 관광객들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눈높이 개발마인드로 당진군을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의 모델지역으로 만들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