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지칭하는 말은 참으로 많다.

가정의 달, 청소년의 달, 계절의 여왕. 1년 12달 중에 가장 많은 별칭을 가지고 있는 달인 것이다. 게다가 어버이날, 어린이 날, 성인의 날, 스승의 날 등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인생의 날들이 모두 5월에 있다.

이런 좋은 별칭과 좋은 날들이 유독 오월에 많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신록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요즘 어디를 가도 신록이 아름답다. 그 아름다운 색을 오직 ‘초록’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언어의 한계를 한탄할 뿐이다.

각기 다른 언어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5월의 초록은 어느 하나 같은 초록이 없다. 색의 농담을 달리하며 각기 다른 색을 만들어 낸다. 그렇게 서로 다른 초록이 어우러져 5월의 신록은 더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나는 이런 신록을 보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지혜를 깨닫는다. 특히 가정의 달이 오월인 이유는 바로 이런 신록의 지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나도 같지 않지만 서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하나의 색을 만들어 내는 신록의 지혜가, 서로 다른 남남이 만나 하나의 색을 만들어 내야 하는 우리네 가정사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부부 혹은 자녀들이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생각과 개성을 존중하고 배려할 때 평화로운 가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조금씩 다른 초록이 더 아름다운 5월의 신록을 만들어 내듯 조금씩 다른 개성이 더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또 신록은 저만 푸르른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품어서 숲을 이룬다. 벌레도, 짐승도, 들풀도 신록 안에 깃들도록 넉넉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신록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신록 속에 깃든 자연이 있기 때문이다. 가정도 넉넉한 품안에 자기 가족만이 아니라 사회도, 이웃도, 어려운 이들도 보듬고 있을 때 그 의미가 더해지는 것이다. 넉넉함을 배울 수 있도록 나는 물론 자녀들에게도 기회를 줄 때 우리 가정은 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록은 가을의 열매를 위해 뿌리를 살찌우고 잎을 키운다.

가정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5월의 나무가 햇빛과 양분을 골고루 받아 아름다운 신록을 만들어 내듯 자녀들에게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사랑과 관심을 주어 좋은 열매를 맺도록 키우는 일이며, 더 좋은 나무를 키우기 위해 좋은 토양을 만드는 일일 것이다.

가정의 전통과 문화가 곧 토양이다. 부모는 좋은 전통을 만들기 위해 모범을 보이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5월의 신록은 한 그루의 나무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많은 나무들이 저마다 건강하고 싱싱할 때 신록이 아름답듯 한 가정 한 가정이 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가정의 의미는 먹고 자는 단순한 집의 개념만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개성이 존중되는 가정의 풍토 속에서, 미래를 위해 건강한 노력을 기울이며, 그리고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한 넉넉한 마음을 배우는 곳이어야 한다.

특히 우리 어른들이 배려하는 넉넉한 마음으로 자녀들을 키우고, 이웃을 돌볼 때 우리 사회는 5월의 신록처럼 싱그럽고 아름다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