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장석남

출판사/솔

값/4,500원

장석남의 시를 읽으면 언제나 마음이 편안해 진다. 그의 시에는 그런 힘이 있다. 이 힘은 아마도 시인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한다.

장석남의 세번째 시집인 『젖은 눈』은 이전의 시들보다 사물에 대한 시선이 더욱 따듯해진 듯한 느낌이다. 시인은 주변에 있는 사물에 대한 그리움을 바탕으로 주위를 관찰한다. 특히 작고 여린 것들, 그늘에 있는 것들에 대해 관심을 보인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연민이 아니다. “환하지 않아도 될 슬픔같은 것까지도 환하게”(素描 1)표현한다.

여성적인 섬세한 시각은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소재들을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만든다.

솔방울 떨어져 구르는 소리.

가만 멈추는 소리.

담 모퉁이 돌아가며 바람들 내쫓는

가랑잎 소리.

새벽달 깨치며 샘에서

숫물 긷는 소리.

풋감이 떨어져 잠든 도야지를 깨우듯

내 발등을 서늘히 만지고 가는

먼,

먼, 머언,

속삭임들.

「속삭임」 전문

시인은 어느 지면에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자장면 주방장과 시인은 등장하면 안되는 것이라고” 자장면 맛 그 자체로, 시 그 자체로 이해되어야지 그것을 만든 사람을 먼저 염두에 두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이 시집에서 배어나오는 울림이 깊은 서정성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과 관련이 없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시인이 이야기하려는 세상, 『젖은 눈』을 펼치면 함께 만나볼 수 있다.

- 편집부 -